의욕과 성취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아름다워

등록 2007.10.16 18:38수정 2007.10.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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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자습을 왜 안했니?”
  “----.”
  “답답하다. 말을 해야 알지? 시간이 부족하였니?”
  “-----.”

 

  환희는 말이 없다. 묵묵부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이가 답답하다. 입을 굳게 다물고 있으니, 난감한 일이다. 여러 방법을 강구해 보았지만, 별 효용이 없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선 내성적이어서 내면의 생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가슴 속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발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하여 자신감을 심어주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의욕이 없어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마음으로는 다양한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지만 수줍어서 단지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와는 차이가 있다. 내면의 활동마저도 소극적이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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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의욕 ⓒ 정기상

▲ 억새 의욕 ⓒ 정기상

 

  환희가 의욕이 없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의욕은 하고 싶은 욕심이다. 호기심이 왕성해야 가능한 일이고 성취해내고 싶은 강한 동기가 작용하였을 때 발생하는 힘이다. 이런 욕구가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다.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활기도 없다. 하고 싶은 욕심이 없으니, 아무런 재미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분명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린이들은 필연적으로 의욕이 넘치는 존재다. 본능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하고 새로운 것을 보면 흥미를 느끼게 되어 있다. 이런 욕구는 자극함으로서 동기유발이 되고 그 것을 통해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욕구가 부족하다는 것은 의욕상실을 의미한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학습도 의욕이 전제되었을 때 비로소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하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의욕은 열정이다. 열정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열정이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열정이 넘치게 되면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눈으로 볼 수가 있다. 그만큼 열정은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열정은 개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의욕의 열정으로 열심히 학습하게 되면 그 것은 그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기를 높여주는 동기 유발이 된다. 열정이 넘쳐서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에게까지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것이다. 의욕의 열정은 전염이 되는 것이다.

 

  환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다각적으로 분석하였다. 4남매의 셋째로서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었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심히 관찰 분석하였다. 함께 어울리고 신나게 웃고 하는 모습을 통해 의욕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친구끼리는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소극적인 성품으로 자신감이 부족한 결과였다. 내면에서는 활발한 사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니, 대안도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작은 학습량을 부과하였다. 어린이 스스로 해낼 수 있을 만큼의 양을 제시하고 확인하였다. 과제를 다 해왔을 때에는 넘치도록 칭찬하였다. 칭찬의 홍수였다. 어린이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 것은 자신감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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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의지 ⓒ 정기상

▲ 자신감 의지 ⓒ 정기상

 

  “선생님. 아침 자습 다 했어요.”
  “그래? 어디 보자. 음, 아주 잘 했구나.”
 
  환희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수줍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소리를 내고 웃지는 못하였다. 아직도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게 되면 크게 웃을 수 있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그만큼 어린이의 불안한 마음이 극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환희가 해온 아침 자습을 보면 아직은 미완성이다. 보완해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그러나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아름다운 것이다. 전에는 아예 하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다 했다고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린이의 얼굴이 그렇게 돋보일 수가 없다. 가을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억새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금은 미완성이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있지만 노력하면 크게 개성할 수 있을 것이다. 눈부시게 우뚝한 억새처럼 빛날 수 있으리라.<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충남 부여에서 촬영

2007.10.16 18:38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충남 부여에서 촬영
#의욕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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