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상위 5%위한 이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

'3불 정책의 폐지'는 교육의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

등록 2007.10.17 14:25수정 2007.10.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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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는 교육문제의 근본을 모르는 그릇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의 문제점과 대학교육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잘못 되었다는 말이다. 교육학자들이나 교육정책입안자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생각이나 방안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정책의 지향점이다.

 

이명박 후보는 대학입시 단계별 자율화 조치를 위한 첫 단계로 대학이 학과의 특성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나 대학수학능력고사를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 단계로 수능과목을 대폭 줄여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덜며, 마지막으로 대학의 자체 선발능력이 충분해지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대학입시를 완전히 대학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가 ‘이명박 후보 교육정책 공약’에 대한 평가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이 후보의 교육공약은 학벌서열체제의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결없이 대학입시정책을 입시전형요소로만 다루고 있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입시제도는 교육제도와 노동시장의 수요공급과 사회적 정의실현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의 ‘이기적인 학생선발’과 관련이 있다.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사회적 정의실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단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자칭 ‘명문대학’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입시전형을 하다보니 각종 입시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와 서울 소재 대학들의 내신 무력화를 통한 특목고 학생 선발이라든지 대학내부의 고교등급제를 통한 신입생 선발 등은 대학들의 이기적인 학생선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의 공약대로 대학입시의 자율화가 실현된다면 고등학교교육과 중학교 교육은 70년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본고사가 부활되고 고교입시가 부활되어 고교 평준화제도의 폐지와 고교등급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대학들이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거나, 고교등급제를 반영하거나, 본고사를 부활시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후보는 대입자율화가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근간인 '3불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 손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입자율화가 되면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나머지 2불(본고사 부활과 고교등급제)은 자연스레 없어질 걸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 제도와 상충되는 정책으로 교육현장에 많은 갈등과 문제점을 야기시킬 것이다. 게다가 기여금 입학제까지 도입된다면 부의 대물림이 교육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른바 ‘교육의 3불 정책’은 경제적 약자의 보호이자 사회적 정의 실현의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보의 교육공약은 ‘3불 정책’의 폐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가진자를 위한 교육공약은 사회적 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 게다가 대학입시의 자율화는 경쟁과 배타적 이익추구를 강화하여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구별하고 분리하는‘신 인종분리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입시현실에서 서울에 사는 강남사람들이 명문대학의 입학률이 매우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대학입시의 자율화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고착화시킬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지역간 교육 불평등과 교육기회의 불균형은 더욱 확대되어 사회적 갈등과 사회적 소외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미래의 교육과 우리 사회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대학과 고등학교까지 서열화가 이루어져 상위 몇몇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육의 공동화가 심해질 것이다. 또한, 경제적·사회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결과가 연쇄적으로 발생하여 지방과 수도권과의 갈등과 소외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이명박 후보의 대학입시 자율화는 가진자를 위한 교육정책이고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3불정책의 폐지’가 우리 교육을 얼마나 황폐화 시키고 교육의 경쟁을 심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고민이 결여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에 이러한 부작용을 예상한 정책이라면 ‘이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은 공교육을 완전히 붕괴시켜 학교에서 완전히 시장처럼 경제적인 원리가 작용하는 정글의 법칙이 일상화되는 자유시장이 될 것이다.

 

상위 4%를 위한 교육정책을 제시한 이명박 후보의 자신감(?)이 놀라울 뿐이고, 소외된 95%의 눈물과 고통을 무시한 이명박 후보의 자만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2007.10.17 14:2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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