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이명박 후보의 텃밭?

이종윤 목사 등 이명박 후보에 진한 애정 표현...이 후보 발언 극히 조심

등록 2007.10.30 08:56수정 2007.10.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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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교회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텃밭(?)이었다. 이 후보는 10월 29일 교회갱신목회연구원(원장 이종윤 목사)이 주최하고, 서울교회(이종윤 목사)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40여 분 강의하는 동안 무려 10여 차례 이상 박수를 받았다. 바로 전 시간에 강의를 한 이인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이인제 후보는 강의 도중 청중을 향해, "박수 좀 쳐 달라"고 부탁까지 했지만, 박수는 한두 차례에 그쳤다.

 

사회를 본 이종윤 목사 역시 "강의는 이인제 후보가 훨씬 논리적이었는데도, 이명박 후보를 향한 박수가 더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200여 명의 목사와 장로가 보여준 이명박 후보 사랑은 지대했다. 이 후보는 강연 시작 시간인 3시 50분보다 30여 분이나 늦었다. 하지만 사회를 본 이종윤 목사는 이 후보에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말라"고 호의를 베풀었고, 대답하기 좋은 질문만 했다.

 

이명박 후보, 박수만 10여 차례

 

이명박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던 것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 강의에서는 말조심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후보 쪽도 교회에서 강의를 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했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취재 중인 기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디 소속인지를 물었다.

 

이런 이 후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오히려 주최 쪽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 이어진 질문은 이인제 후보와는 그것과는 달라 보였다. 

 

이종윤 목사는 이 후보에게 "12월 19일이 생일이면서 결혼기념일이 맞느냐"고 확인한 뒤 "그날 대통령 당선 감사일까지 겹치길 원할 텐데, 그 일은 누가 이루어주느냐"고 물었다. 이 목사는 "1번 하나님, 2번 국민 3번 한나라당"이라고 친절하게 보기까지 제시했다.

 

이 후보는 "어떤 대답이 나올 지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고,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언론 보도로 불거진 이 후보 부인의 법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종윤 목사는 "이 후보의 부인이 법회에 참석해, '연화심'이라는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사실을 보면 이 후보는 종교다원주의자가 아니냐"고 캐물었다. 이 목사는 이 질문 앞에도 "이 후보가 교회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마음을 의심할 사람은 없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절에서 하는 법회에 참석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고, 스님이 부인에게 얼굴이 연꽃 같다고 말한 것이 와전이 돼 그렇게 알려졌다"며 "우리 부인이 저보다 더 앞서 가는 기도꾼이다. 그런 점은 걱정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후보는 주로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다.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와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대학교 등록금을 낼 수 있었던 일 등의 일화를 얘기했다. 이 후보는 "장로가 괜히 정치에 뛰어들어 주변 사람한테 에워 싸임을 당하고 있다"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비도덕적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 부인이 나보다 더 기도꾼이다"


 또 최근 BBK주가조작 사건 등 언론의 검증 보도를 의식한 듯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일이 있다. 선거를 며칠 남겨두지 않고, 갑자기 눈 작은 아이를 데리고 나와 '이 아이가 이명박 아이다'고 말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만약 그렇게 되면 해명할 기회도 없고, 선거 끝난 다음에 '(이명박 아이가) 아니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가난이 대물림하는 현상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옛날 같으면 개천에서 용도 나고 그러는데 지금은 (돈이)없는 사람은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 살도록 길을 터주고, 가난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걷어 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시대의 정신은 '경제성장'과 '화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와 국민이 서로 으르렁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며 "국민이 지도자를 따르고, 지도자가 국민을 섬기는 그런 지도자가 21세기가 원하는 리더십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예수님의 리더십이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이다"고 말을 꺼낸 뒤 "여기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어느 자동차 회사 노조는 연봉을 6000만 원이나 받는데, 미국 철수하라고 하고, 평택기지 물러가라고 말한다"며 "그렇게 하면 외국인이 투자를 하지 않고, 대기업도 불안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판을 치고 다녀도 정부가 가만히 놔둔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하면 기자들이 노조 탄압한다고 쓴다"며 "탄압이 아니라, 노사가 서로 상생하자는 얘기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0.30 08:5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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