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장군이여! 서울입니다!

동학농민혁명 113주년 기념식, 서울에서 처음 열려

등록 2007.11.09 13:33수정 2007.11.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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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사전 행사 ⓒ 이정환


113년 전, 동학농민혁명군이 그토록 오고 싶어했던 서울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공식 기념식이 열렸다.

9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 113주년 기념식에서 이이화 기념대회 공동대회장(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113년 만에 처음으로 수도 서울에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기리는 기념대회를 갖게 됐다"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자 했던 그 분들의 함성과 의지를 서울에서 되새기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공동대회장은 현 시기를 "통일과 민주질서를 두고 여러 가지 갈등과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정의하고 "화해 상생과 융합 사상이 요구되는 시기에 구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113주년 기념대회를 참으로 뜻깊게 생각하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민중들이 일어선 위대한 궐기"라고 동학농민혁명을 정의하고 "사람이 사람 대접을 받고, 사람이 사람 노릇을 하는 사회, 모든 사람이 자유와 평등, 인권을 보장 받고, 주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동학혁명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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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 이정환


이어 노 대통령은 "그 때 그 때 시류에 따라 이해득실만을 쫓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동학농민혁명이 이루고자 했던 개혁과 자주의 맥을 찾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 농민군과 진압군 후손들이 화해의 장을 마련한 것은 과거사 정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치사했다.

임채정 국회의장도 "동학농민혁명은 민중의 힘으로 한국 근대사의 문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화와 경제 번영의 혜택은 113년 전 이름 없이 스러져간 선조들의 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축사를 전했다.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역시 축사를 통해 "금년 1월,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명예회복특별법 개정으로 증손 및 고손자녀분들까지도 유족으로 인정될 수 있게 되어서 이번 행사를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며 "동학농민군의 정신과 기개는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야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하였고, 국제적으로는 경제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행사 의의를 평가했다.


대통령 축사는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김대곤 상임이사(국회의장),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문화관광부 장관)이 각각 축사를 대독했으며, 윤승용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주 방폐장 기공식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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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사전행사 왕기석 명창 공연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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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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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 이정환


이어진 기념식에서 천도교 원로인 표영삼 선생, 최현식 전 정읍문화원장, 이기화 전 고창문화원장, 최순식 전 김제 새마을 금고 이사장, 강창일·권오을·이광철 국회의원 그리고 특별법을 발의한 윤철상 전 국회의원 등이 각각 감사패를 받았다.

이 날 기념식은 동학군 후손 대표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 회장(언론재단 이사장)의 "우리는 오늘 동학농민혁명 113주년을 맞이해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천명한다"는 '동학농민혁명 113주년 기념대회 선언문'낭독과 함께 끝났다.

한편 이날 행사는 동학농민혁명 농민군 후손과 진압군 후손 그리고 기념사업 관계자들 5백여명이 회의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으며, 식전 행사로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식에서 전봉준 장군 절명가를 불렀던 왕기석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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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언론재단 이사장 ⓒ 이정환


우리는 오늘 동학농민혁명 113주년을 맞이해 다음과 같이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천명합니다.

1. 우리는 국민적 통일의 열망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의 자주 정신을 계승하여 강대국의 패권주의를 배격하고 조국의 평화통일의 한 역군이 되기를 다짐한다.

2. 우리는 동학농민군이 남녀, 지역, 지위, 종교, 인종의 갈등과 차별을 타파하려 한 사회통합 이념을 받들어 평등과 인권이 확립된 미래사회를 이룩하는데 동참한다.

3. 우리는 동학농민군이 추구한 신분차별의 철폐, 경제 불균형의 해소, 부정부패의 척결 등 부조리 일소의 변혁운동을 받들어 농민과 도시빈민과 비정규직 근로자 등 소외 계층의 생존권 보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동학농민혁명 #기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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