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일터 일일체험 "정말 힘드네요"

사회 공부는 물론 가정 화목까지 얻을 수 있어

등록 2007.11.29 10:00수정 2007.11.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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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치솟는 대학 등록금. 1년에 1000만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자녀를 위해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부모님은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버지의 직장에서 일일노동을 해보았다.

 

2007년 11월 24일 토요일, 아침 7시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버지의 일터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에는 대규모 공업단지인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아버지의 일터는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시화공단이다. 아버지는 그 곳에서 현관문을 생산하는 일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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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옮겼던 문의 본체들 약 200여개의 문의 본체들 ⓒ 윤정환

▲ 내가 옮겼던 문의 본체들 약 200여개의 문의 본체들 ⓒ 윤정환

아침 9시, 공장에 도착하여 아버지의 땀이 서려 있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인 일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처음 일해보는 나에게는 단순한 운반작업을 맡기셨다.

 

90% 정도 완성된 문의 몸체를 옮기는 작업이었는데, 무게도 무거울 뿐 아니라 크기도 커서 혼자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일을 하시는 한 분과 함께 작업을 했다.

 

오후 4시까지 계속된 작업으로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토요일이라서 평일보다는 짧은 시간 일을 했지만 처음 일을 해보는 나에게는 무척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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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시는 직원 분들 용접 작업을 하고 계신 직원 분 ⓒ 윤정환

▲ 열심히 일하시는 직원 분들 용접 작업을 하고 계신 직원 분 ⓒ 윤정환
공장 일을 많은 사람들은 '3D(Difficult, Dangerous, Dirty)'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피하게 되는데, 이런 직업들이야말로 실생활에 필요한 많은 재화들을 제작·생산하는 직업이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하고, '3D' 업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2004년 6월을 기준으로 전체 실업률은 3.2%, 그 중 청년실업률은 7.8%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공장에서는 인력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인력의 공급과 수요가 제대로 평행을 이루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부모님의 일터를 체험한다는 것은 많은 의의를 가진다.

 

▶ 부모님의 노고를 알 수 있다


부모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떻게 일을 하시는지, 또 그 일이 얼마나 힘든지 부모님의 얘기만 간접적으로 듣고서는 잘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하시는 일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부모님의 노고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도 더욱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사회에 아직 발을 내딛지 않은 혹은 사회 초년생의 경우, 사회에서의 산업에 대한 제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 돈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돈을 벌기가 힘든 청소년의 경우 사회에서 돈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르기 때문에 돈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르고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하지 않는 편이다. 이를 위해 부모님의 일터를 체험함으로써 올바른 소비의식을 갖게 된다.

 

하지만 부모님의 일터가 꼭 외부의 직업일터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가정이라는 공간도 충분한 일터이다. 자신이 가정 내에서 집안일을 얼마나 했었는지, 얼마나 부모님을 도와드렸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루종일 집안일을 다 하라’ 는 말이 아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씩 자주 하는 것을 습관화 하다 보면 그만큼 부모님의 노고를 덜어드릴 수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보편화와 발전에 따라 가족간의 대화시간이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족간의 교류와 상호이해 그리고 가족간의 사랑. 이 모든 것들을 부모님의 일터를 체험하며 더욱 돈독하게 강화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07.11.29 10:00 ⓒ 2007 OhmyNews
#부모님 #일터 #가족 #가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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