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택시 타 보셨나요?

한국 치즈의 본고장 '임실치즈마을'

등록 2007.12.04 11:34수정 2007.12.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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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체험 “늘려 주세요. 잘 늘려줄수록 맛이 살아납니다.” ⓒ 조찬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 임실 치즈마을이다. 지난달 30일, 치즈마을(느티마을)에서 경운기택시를 타고 체험장을 향해 출발했다. 택시 승객들은 동심의 세상으로 돌아간 듯 마치 어린아이처럼 하하하 깔깔깔 떠들고 웃고 웃음꽃이 만발했다. 통통거리는 경운기 소음이 오히려 정겹다. 시골길은 실개천이 흐르고 축사의 분뇨냄새가 폴폴거리며 날아든다.


치즈마을 체험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하얀 억새가 반갑다며 어서 오라 손을 흔들며 반긴다. 경운기 택시를 타고 당도한 치즈마을 체험장.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체험도우미 아주머니가 소개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온다. 사회자는 치즈 속에 ‘사랑해‘를 넣으면 치즈가 쫄깃해지고 맛이 깊어진다며 ’사랑해‘를 많이 넣으라고 주문한다.

“치즈에 ‘사랑해’를 많이 넣으세요!”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보세요. 자~ 두 분이 짝을 지어 상대방의 어깨를 주무르면서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인사를 많이 하세요.”

분위기는 고조되고 체험객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치즈는 생치즈, 숙성치즈, 가공치즈, 3종류가 있다. 체험객들은 피자에 사용하는 모짜렐라 생치즈를 만든다. 치즈는 저온살균우유에 유산균을 접종하여 증식한다. 지방을 뺀 우유에 유산균 배양액을 넣고 어두운 곳에 보관했다. 유산균을 발효 시킨 후 응고효소인 렌넷을 넣어 응고시켰다. 한참 지나서 칼로 잘라보자 우유가 순두부처럼 응고되었다.

우유에 유산균을 접종하면 요구르트가 된다. 유산균은 우리가 즐겨먹는 김치와 청국장, 된장 등의 장류에 많이 들어있다. 응고된 우유의 수분을 제거하고 몰딩 공정을 한 치즈가 실습용으로 주어진다. 그 치즈를 잘게 쪼개어 9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밀가루 반죽하듯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한다.


“늘려 주세요. 잘 늘려줄수록 맛이 살아납니다.”

치즈마을 체험은 신나는 소달구지 대신 경운기 타기 체험과 우리에게 친숙한 피자파이용 생치즈를 직접 만들면서 쭉쭉 늘려보기도 하고 치즈에 대한 퀴즈를 통해 치즈상식도 넓힌다. 또한 송아지젖먹이기, 썰매타기, 치즈마을에서 생산된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넣은 치즈돈가스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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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만들기 “치즈에 ‘사랑해’를 많이 넣으세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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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만들기 실습 응고된 우유의 수분을 제거하고 몰딩 공정을 한 치즈가 실습용으로 주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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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체험 치즈를 잘게 쪼개어 9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밀가루 반죽하듯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한다. ⓒ 조찬현


맑고 깨끗한 자연이 살아있어요

한국치즈의 원조인 임실은 친환경적인 목장형 수제치즈 생산지로 ‘임실치즈’를 제조하는 마을이다. 1967년 국내 최초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임실은 올해로 4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임실치즈는 임실성당의 주임 신부로 부임한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본명 디디에 세르스테반스) 신부가 1967년 임실 성가리에 임실치즈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주민들이 모여 조합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치즈 생산에 들어갔다. 이제 임실은 치즈로만 연간 330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알짜배기 부자동네가 되었다. 그러나 초기에는 지역기반이 취약해 실로 어려움이 많았다.

임실군은 지역특화 산업인 임실치즈클러스터사업을 추진 체험관광객을 적극 유치하여 관광사업 활성화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임실치즈 및 치즈피자의 소비를 촉진시켜 낙농가 소득증대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한 청정임실지역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미래의 치즈 수요처인 어린이와 초·중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각종 치즈축제와 체험이벤트행사 등의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관광산업을 활성화 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치즈마을은 인근 유가공 공장인 ㈜숲골 유가공과 손을 잡고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해에 1만 1천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했으며 올해도 11월초까지 4만2천여 명이 다녀갔다. 당일체험과 1박2일 코스가 있으며 체험 참가비 중 일부는 군 예산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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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장 내부 치즈체험은 당일체험과 1박2일 코스가 있으며 체험 참가비 중 일부는 군 예산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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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택시 경운기타기 체험 ⓒ 조찬현


한국치즈 본고장의 자존심 지킨다

임실은 1967년 국내 최초로 치즈를 만든 ‘한국치즈의 원조’고장이다. 벨기에 출신인 지정환 신부가 64년 임실성당에 부임, 농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농민들과 산양을 기르며 치즈공장을 설립해 생산한 것이 모태가 되었다.

현재 임실에서는 일반 우유를 생산하는 롯데햄 우유 공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유가공 공장이 있다. 특히 ㈜숲골 유가공은 국내 처음으로 집유소를 거치지 않고 목장에서 직접 유기농 발효유를 만들고 있다. 또 임실치즈농협은 국내 피자용 치즈의 30%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역 유가공업체는 연간 10만 톤의 원유를 처리하여  연간 1447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5년 치즈산업지원팀을 설치한 임실군은 치즈산업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임실읍 금성리와 성수면 도인리 일대 4만1천여 평에 ‘치즈밸리’를 조성하기로 하고 2010년까지 361억원을 투입하여 치즈과학연구소와 치즈피아, 낙농클러스터 치즈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치즈산업팀장 김명진씨는 “다른 자자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치즈밸리축제를 열어 임실치즈의 브랜드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내년 초 임실치즈의 새로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학술대회와 치즈박람회를 포함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유명 치즈축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실치즈농협은 외국피자를 넘어서기 위해 한국 고유의 식품인 인삼과 김치를 치즈와 접목시켜 치즈의 한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순수한 국산 농산물을 사용한 우리 입맛에 맞는 임실치즈피자가 벌써부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임실치즈 #경운기택시 #한국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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