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風水)의 선가(仙家)적인 의미와 현실적인 응용

陰陽 雲雨 山水 水火 龍虎 天地 등은 모두 기 흐름을 나타내는 말

등록 2008.02.08 15:05수정 2008.02.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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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풍수라고 하면 묘자리나 집터를 정할 때 재수있는 곳을 찾아내는 이치로 알고 있습니다. 크게보면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원 뜻은 아닙니다.

풍수를 쉬운 말로 하면 바람과 물입니다. 풍수라는 말을 들으면  집터가 생각나도 바람과 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풍경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본질적인 개념을 정리하지 않고 단어를 외운 탓입니다.


바람과 물은 서로 다른 물질이지만 기의 흐름에서 보면 서로 다른 물질이 아닙니다. 그냥 기의 흐름이 빠른 것과 느린 것의 차이입니다. 기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을 양(陽)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느린 것을 음(陰) 라고 이름을 붙여 부릅니다. 그러니까 풍수는 양과 음을 가리키는 또 다른 말입니다.

풍수와 같은 용어는 많습니다. 운우(雲雨)는 구름과 비인데 운은 양이고 우는 음을 나타냅니다. 용호나 수화(水火)도 역시 음양을 말하는 것입니다. 천지 역시 양과 음을 나타내고 주야 산수 역시 양과 음을 나타냅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사람들의 문맥에 따라 이야기하지만 그 깊은 의식 속에는 음양의 상징이 들어 있는데 우리는 보통 그냥 편한 대로 생각합니다.

한편 바람에도 물이 섞여 있고 물에도 바람이 섞여 있습니다. 운우도 그렇고 심지어 하늘과 땅, 물과 불도 서로 섞여 있습니다. 공기중에는 땅에서 나온 것들이 들어 있고 땅속에는 하늘에 떠있는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렇듯 만물은 음양으로 나누어 인식할 수는 있지만 음과 양이 서로 떨어져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 풍수의 본래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풍수란 음양인데 음과 양은 서로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듯이 끊임 없이 돌고 돕니다. 기가 흘러가는 것의 변화를 음양이라고 하니 당연한 논리입니다. 그런데 음양이란 말대신에 풍수라는 말을 쓸 때는 논리적인 전개보다는 생활과 관계되는 이치를 말할 때 어울릴 것입니다.

외부환경을 이야기할 때는 기후와 날씨 그리고 지형과 강과 들이 서로 주고받는 환경을 풍수라고 하고 내 몸을 말할 때는 오장의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말합니다. 자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즉 외부환경과 바로 내 몸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바로 선가에서 말하는 풍수입니다.


외부환경은 무생물이고 나는 생물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선가의 풍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역시 위에서 바람과 물을 이야기한 바와 같이 외부환경과 나를 본질이 같은 기의 흐름으로 이해할 때에 비로소 풍수가 하나의 세상으로 들어옵니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기와 천지를 이루는 기의 순환은 서로 다르지만 그 가운데는 바람과 물이 서로 섞이는 것들이 있듯이 몸의 기와 천지의 기는 서로 순환을 같이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옛 조상들은 몸의 기운을 천지와 하나로 돌리면 현재의 몸을 가지고도 영원히 살게 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살아가면서 천지의 기운을 늘 새로이 하여 기 흐름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삶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내 몸은 늘 천지의 기운을 숨과 음식의 형태로 받아 들이고 내보고 있으므로 내 몸의 기를 올바르게 돌리기 위해 천지간의 기운이 맑고 또한 강한 곳에서 자리하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운이 맑아지려면 바람이 불어오되 내 숨을 가쁘게 하지 않아야 하고 물이 흐르되 내 몸을 무겁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천지의 기흐름이 너무 약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 수 없으므로 마치 여울목과 같은 곳이 좋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자리를 혈(穴)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기의 형태는 바람과 물이 적절히 조화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의 흐름은 하늘과 땅 사이에 마치 여울목 같은 자리가 혈자리입니다. 옛 선가의 수련자들은 이런 곳을 찾아서 공부터로 삼았습니다. 명산대천을 찾아다닌다는 말이 바로 수련을 위한 공부터를 찾아 다닌다는 말입니다.

이 나라에는 이런 혈자리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기회가 오면 혈자리에 대하여 상세히 이야기할 것입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하여 예를 든다면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신선을 찾으러 단혈에 머므를까?"라는 표현이나 윤선도가 보길도에 동천석굴을 찾아낸 것은 모두 이렇게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선가의 유습이자 자연적인 유물입니다.

이런한 생각의 틀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생활에서도 당연히 혈자리를 찾았을 것입니다. 삶의 터를 정할 때 혹은 쉴자리를 정할 때 혹은 일터를 정할 때 이와 같이 기 흐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집터와 묘자리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만 대표적으로 서울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중부지방의 지형을 보면 백두대간을 안산으로 하여 뒤를 보하고 우로는 백두대간에서 내려오는 해서정맥과 죄로는 소백산에서 금북정맥이 감싸고 있고 백두대간에서 나오는 땅기운은 한북정맥과 한남정맥 두 곳에서 나오는 기운이 북한산 도봉산과 관악산 청계산으로 매듭을 짓고 다시 한번 내려가 강화도 마니산에서는 이 두 기운이 합쳐집니다. 마니산을 감싸는 앞 울타리는 서해의 섬들을 이어 보시면 보일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은 좌청룡우백호 지형으로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한강으로 물이 마르지 않아 몸이 무거워지는 일이 없습니다. 여기에 천지간의 기운이 서로 주고 받는 흐름이 여느 지역보다도 강한 곳이라서 사람들의 삶의 변화가 심한 곳입니다. 그만큼 활기기 넘칩니다.

강화도 마니산은 혈자리 중에 혈자리이지만 사람이 살 곳이 못되고 다만 개인의 공부자리로서는 매우 강한 곳입니다. 그러나 강한 것이 반드시 사람들에게 이로운 것은 아닙니다. 바다 바람과 너무 넓은 기흐름은 오히려 수련자한테는 감기 몸살 이외에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람과 물은 가볍운 비가 지나간 오월의 오후처럼 상쾌하고 촉촉한 느낌이 있어야 내 몸에 좋은 것입니다.

풍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너무 많습니다. 방금 서울을 한 예로 들었지만 건물이 들어서고 길이 나면 그에 따라 풍수의 흐름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한 자리가 항상 같은 풍수의 기운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람이나 기계가 많아지면 풍수의 질이 바뀌게 되므로 역시 기운도 달라집니다. 나아가 내 몸의 기운이 달라지면 이 또한 좋았던 풍수가 독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자연스럽게 나에게 맞는 풍수를 알아보는 방법은 주의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나를 편하게 해주는 것과 불편하게 해주는 것이 쉽게 가려집니다.
#풍수 #혈 #선가 #명산대천 #윤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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