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선거보도에서 '금지된 표현' 이젠 그만 사용하라

2008총선미디어연대 방송보도에 대한 2차 주간모니터보고서

등록 2008.03.19 08:33수정 2008.03.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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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총선미디어연대’는 방송 선거보도에 대한 2차 주간모니터보고서를 발표했다. 2008년 3월 10일부터 1일까지의 KBS, MBC, SBS 메인뉴스 선거보도를 모니터한 결과, 총선보도는 경마식 보도가 극성을 부렸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심각했다.

 

또한 1차 보고서에서 지적했던 정당 따라다니기 식 공천보도의 홍수 및 정책보도의 실종은 여전했다. 한나라당이 한반도 대운하 및 교육정책을 공식 공약으로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보도됨에도 불구하고, 총선과 전혀 연계시키지도 않는 보도태도가 지속되었다.

 

구 정권 인사 퇴진론에 대해 적극적 비판 부족해

 

‘2008총선미디어연대’는 헌법에 보장하고 있는 임기제를 구 정권 인사라는 이유로 퇴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행태라고 본다. 이를 총선과 연계시켜 언급한 보도는 KBS 3건, MBC 2건, SBS 3건이었다.

 

이번 사안은 새 정부 인사의 오만과 독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비판적 분석을 해야겠지만, 총선과 연관시켜 ‘제 2의 노무현 심판론’으로 부각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안정론’을 강화해보려는 정부여당과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지적했어야 한다.

 

그러나 방송3사 모두 이에 대해서 적극적인 분석과 비판을 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야당의 주장이라면서 관련 내용을 전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SBS는 어떤 의미에서 총선과 연계되었다는 것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을 정도로 지나치게 간단히 언급했다.

 

MBC는 <총선용 공세>(3/11)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의 자극적인 발언은 무엇보다 이른바 좌파정권 심판론이 총선에서 먹힐 거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내각 인선 파동 이후 수세국면을 반전시켜보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라고 앵커 멘트했으며, 기자도 “야당은 지난 대선에서 재미를 본 노무현 정부 심판론을 다시 등장시켜 내각 인선파동으로 깎인 점수를 만회해보려는 술수라고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참석말라 통보”>(3/13)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구 정권 추종세력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호소를 통해 여론조성을 하려는 전략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언급했다.

 

KBS도 <사퇴압박 공방>(3/13)에서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의 “총선용 색깔론이다. 공천탈락자들을 위한 자리마련용이다”라는 인터뷰를 실었으며, <“정치안정”…발발>(3/16)에서는 “통합민주당은 대통령이 총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발언을 한다며 비난했습니다”라고 멘트하고 “선거에 개입하려는 발언을 연이어 하고 있습니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최재성 통합민주당 대변인의 인터뷰를 실었다.

 

한편 SBS는 선거와 연결하여 언급했지만, MBC와 KBS에 비해 구체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국정파탄 독재본색>(3/11)에서 “민주당이 이번 발언을 총선을 겨냥한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정부들의 사퇴문제가 총선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라고 언급했으며, <“코드인사 사퇴”논란>(3/12)에서는 “이 문제가 총선 쟁점으로도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라고 간단하게 연계시켰다. <‘코드인사 물러가라’>(3/13)에서는 “통합민주당은 “총선을 겨냥한 색깔공세”라며 “대선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여권이 비겁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반격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텃밭’ 등 지역감정 조장단어, 전쟁용어, 게임용어,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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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 민언련

2주차 선거보도 모니터에서는 선정적인 경마식 보도 유형이 유난히 많이 지적되었다. 총선미디어연대는 경마식 보도는 선거를 대립과 갈등 구도로 만들고 후보들의 우열과 서열을 부각시켜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전쟁과 게임의 프레임과 용어의 선정적인 남발로 유권자의 선거 참여 의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번 모니터 기간에는 유난히 전쟁용어, 게임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1차 모니터 기간 중에 KBS가 텃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더니, 이번 주에는 MBC와 SBS가 또 다시 이 단어를 사용했다.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하나라도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킬 수 있는 단어라면 선거보도에서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앞으로 이와 같은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경마 저널리즘 여전한 SBS 여론조사 보도 

 

방송3사 중에서 2차 모니터 기간 중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한 방송사는 SBS뿐이었다. SBS는 관련내용을 3월 16일 <정몽준 49.3% 정동영 37.4%>와 <현역 신인 초박빙>라는 2꼭지로 보도했는데, 두 보도 모두 각 지역 후보의 지지율을 중심으로 한 경마식 보도였으며, 정책관련 내용은 전혀 없었다.

 

특히 <정몽준 49.3% 정동영 37.4%>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맞붙은 은평 을에서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건, 내지 않건 간에 문 대표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등 오차범위 안의 수치라서 의미도 없는 것을 굳이 밝히면서 기사화하고 있다. 한편 1차 보고서에 이어 이번에도 SBS는 여론조사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았다. 다음 여론조사 보도부터는 상세한 내용을 게재하기를 바란다. 

 

2008총선미디어연대는 마지막으로 현재와 같이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제공을 하지 않는 언론의 총선보도가 계속된다면 유권자는 지역주의에 의존에 투표하거나, 될 사람을 찍어주거나, 아니면 아예 투표에 무관심하거나 혐오감을 느껴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총선미디어연대에서 발표한 보고서 전문은 www.vote2008.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08.03.19 08:3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총선미디어연대에서 발표한 보고서 전문은 www.vote2008.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총선미디어연대 #방송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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