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그리움의 계절!

등록 2008.03.21 12:19수정 2008.03.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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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위용을 부리던 꽃샘추위도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소식에 꼬리를 감추고 우리 집 베란다에도 겨우내 잠을 자던 수선화 알뿌리에 파란 싹이 돋더니 쑥쑥 자라 어느 날 병아리처럼 작고 귀여운 노란색의 꽃을 피웠다. 뒤이어 경쟁이라도 하듯 사랑초, 군자란, 칼랑코에 제라늄 그리고 이름모를 꽃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색깔과 모양의 꽃을 피워 한껏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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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초 ⓒ 김정애

사랑초 ⓒ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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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 김정애

수선화 ⓒ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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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꽃 ⓒ 김정애

이름모를 꽃 ⓒ 김정애

작년 모습 그대로 다시 피어난 꽃들을 보니 먼 여행에서 돌아온 그리운 이 같아 반가움에 바짝 다가가 눈맞춤을 해 본다. 인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자신의 이름 자리에서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거짓 없는 자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잎을 다 떨어뜨린 채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우내 살을 에는 혹한 속에서 죽은 듯 미동도 않던 것들이 가지 끝에서, 땅 속에서, 약속이나 한 듯 때를 맞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광경을 보노라면 신비함에 절로 감탄사가 새어나온다.  

 

봄이란 계절은 세상 경험이 많은 어른에게도 무한한 상상력을 불어 넣어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감성을 풍부하게 해준다. 나돌아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뭣에 홀린 듯 자꾸만 들로 산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몸도 마음도 여유로운 지난 토요일(15일)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봄을 맞으러 집을 나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었는데 오늘은 완연한 봄기운에 덧옷을 벗어들어야 할 정도다. 저만치 앞서걸으며 나풀거리는 아가씨의 얇은 치마끝에서도 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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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강아지 ⓒ 김정애

버들강아지 ⓒ 김정애

 

도심 속 개천가에도 이미 봄은 와 있었다. 늘어진 버들가지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버들강아지가 여린 속살을 드러내고 졸고 있는 듯 바람결에 흔들거린다.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봄볕을 즐기는 사람들,  엄마 아빠를 따라 나온 꼬마들은 모든 게 신기하고 즐거워 소리를 지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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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정취에 취한 꼬마 ⓒ 김정애

봄 정취에 취한 꼬마 ⓒ 김정애

 

대여섯 살 가량의 여자 아이는 무엇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봄 정취에 취한 듯 얼마 동안 꼼짝을 않고 서 있다. 봄은 미물들의 가슴에도 찾아드는가 보다. 비둘기도 종종걸음으로 꽃밭주변을 돌며 봄나들이에 여념이 없다.

 

봄은 그리움의 계절이라더니 돌담 밑 양지바른 곳에서 소꼽놀이 하던 동무들이 그리워진다. 재개발로 인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집들은 모두 헐리고 지금은 어디가 어딘지 분간조차 어려울 정도로 낯선 동네가 되어버린 어릴 적 뛰어놀던 그곳이 오늘따라 몹시 그리워 고향의 봄을 흥얼거려 본다. 

 

1.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2.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원수 : 작사

홍난파 : 작곡

2008.03.21 12:19 ⓒ 2008 OhmyNews
#수선화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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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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