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반대자, 제 강의 한번이면 돌아섭니다"

박석순 교수 "홍보 안 돼서 오해"... 국토 해양부 사건은 "전혀 모르는 일"

등록 2008.04.02 13:07수정 2008.04.02 13:07
0
원고료로 응원
a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 ⓒ 송주민


“제가 어디가서 운하 설명을 하면 말입니다. 처음에는 반대를 하고 있다가도 설명이 끝나면 대부분이 이래서 필요하구나, 이런 것을 다 이해합니다.”

확신에 찬 어조였다. 총선에서 ‘대운하’ 공약을 배제해버린 한나라당과는 정반대였다. 방송인 백운기씨의 “왜 반대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고 보나”는 질문에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전 한나라당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는 “홍보가 잘 안 돼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며 “한 번의 설명이면 이해한다”고 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인 백운기씨는 재차 확인하고 싶었는지 “아 그렇습니까? 한 번 강의를 들으면 그렇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박석순 교수의 답변은 짧고 간결했다.

“네, 그렇습니다.”

강의 한 번이면 되는 쉬운 공약인데 왜 총선에는 없지?

2일 오전 방송된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한 박 교수는 학계의 ‘운하 전도사’답게 다시 한번 ‘이명박 운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교수의 말대로라면 대운하는 ‘한 번 강의’로 납득시킬 수 있는 ‘쉬운 정책’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여권에서는 숨기고 싶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이 의아했는지 백씨는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강의 한 번 들어서 그렇게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질 정도라고 한다면 대선 전에도 논란이 있었고, 대선 이후에도 총선까지 기간이 석 달 정도 있었는데 그 안에 쭉 그런 노력했으면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 가지고 쟁점을 삼아서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텐데 왜 안했을까요?”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대선 기간 중에는 정치적인 문제가 돼서 설명이 쉽지 않았다”며 “인수위 기간에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이런 문제를 게을리 했던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백씨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진작에 설명을 해서 이번에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봤으면 추진하려고 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할 텐데 계속 그것을 감추듯이 해 놓고 말이죠. 나중에 총선 끝나고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의혹을 가진단 말이죠.”

그러자 박 교수는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 배제’ 방침에 대해 두 가지 논리를 들어 여당 입장을 해명했다.

“지금의 야당은 자신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남의 당 공약이 안 된다는 것에만 매달리는 속성이 있습니다. 또한 당 내에서도 아직 반대하는 분들이 있고요.”

답변을 들은 백씨는 “당에 있는 어느 누구 보다고 논리 정연한 설명”이라며 박 교수를 추켜세웠다.

국토해양부도 문제... "박 교수 같은 전문가 의견도 안 듣고 만드나요?"

한편 박 교수는 국토해양부에서 비밀리에 작성한 '운하 계획' 내부 문건이 폭로된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인수위 자문위원도 했고, 한나라당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도 했는데 국토해양부 실무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냐는 백씨의 질문에 “인수위 때 자문회의 몇 번 한 정도 이후로는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며 "자체적으로 조금 검토해 본 정도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답을 들은 백씨는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그러면 국토해양부도 좀 그렇네요. 그런 것을 준비하려면 박 교수 같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봐야지... 그런 의견도 안 들어보고 만드나요?”
#경부운하 #백운기 #대운하 #박석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