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을 바라보면서 고운 향에 젖어들었다

작지만 큰 꽃... 제비꽃과 부귀

등록 2008.04.08 18:35수정 2008.04.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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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제비꽃이 피었다.”

 

앙증맞은 모습으로 피어난 꽃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시선을 높은 곳에 맞추게 되면 볼 수 없을 만큼 낮은 곳에 피어 있다. 마음을 담은 따뜻한 눈으로 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곳에 피어 있다. 작고 소담스러워 더욱더 정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라 색깔로 피어 있는 제비꽃에서 품격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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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 정기상

▲ 꽃 제비 ⓒ 정기상

보라색은 옛날부터 품계가 높음을 의미하였다. 그만큼 고귀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색인 것이다. 옛날의 관복을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귀족들의 관복은 모두 다 자색으로 이루어졌다. 색깔만 보아도 모두가 다 알아보고 존경한 것이다. 그만큼 보라색은 품격과 고귀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제비꽃이 그래서 고고하게 보이는 것일까? 꽃봉오리는 말할 것도 없고 활짝 피어나 있는 꽃에서는 부귀의 향이 배어나고 있다. 한적한 곳, 구석에 자리하고 피어나 있어도 무시할 수가 없다.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꽃에서 배어나오는 고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그것은 꽃의 품격이 높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부귀는 부와 귀를 뜻한다. 부는 경제적으로 풍족한 것을 의미하고 귀는 품격이 유지하고 있음을 말한다. 돈이 많다고 하여 모두가 다 귀하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가졌기에 천박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부와 귀를 모두 다 원하지만, 둘 다 가지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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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 품격 ⓒ 정기상

▲ 부귀 품격 ⓒ 정기상

누구나 일을 해서 돈을 번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도 또 쉽지도 않다. 다른 사람보다 더욱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돈을 관리하고 늘려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다. 부자가 쉽게 될 수 없기 때문에 돈에 대한 집착이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이다.

 

노력하면 누구나 돈을 모을 수는 있다. 비록 큰 부자는 아니지만 부를 축적할 수는 있다. 그렇게 모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귀와 천이 나눠진다. 피눈물 나게 모았으니,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믿고 행동하는 사람은 천박한 것이다. 내 돈을 내 마음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행각하는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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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 정기상

▲ 향 고운 ⓒ 정기상

열심히 번 돈이니, 그 돈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 사용해야 아름다워질 수 있다. 어찌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죽음을 생각한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가 있다. 죽음은 모든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실감나게 해준다. 나 아닌 우리를 위해서 돈을 사용하게 된다면 내 안생이 풍요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그렇게 가지게 되면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고귀한 품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품격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격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되면 세상이 구족되어 있다는 것을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 세상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실천할 수 있게 된다. 공자가 말하는 이순의 경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절로 격이 올라가고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서 고운 향이 배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절로 존경하게 되고 우러러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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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꽃 작지만 ⓒ 정기상

▲ 큰 꽃 작지만 ⓒ 정기상

제비꽃에서는 그런 품격이 배어난다. 고운 향은 말할 것도 없고 보랏빛 색깔까지도 고개를 숙여지게 한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자세가 그러하고 한적한 곳에서 피어낸 꽃이 그러하다. 작지만 큰 꽃이란 바로 이런 꽃을 말하는 것이란 것을 생각하게 된다. 4월의 햇살에 빛나고 있는 제비꽃을 바라보면서 고운 향에 젖어들었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경남 하동에서

2008.04.08 18:35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경남 하동에서
#제비꽃 #앙증 #큰꽃 #품격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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