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벙 텀벙!" 바닷물을 건너 진달래 꽃섬에 가다

[동영상]진달래꽃이 뒤덮인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

등록 2008.04.16 20:03수정 2008.04.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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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이 뒤덮인 묏섬 안산시 대부도에서 멀지 않은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은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진달래꽃 명소였다. 그리 크지 않은 이 섬은 한쪽면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연분홍물감을 칠해 놓은 것 같았다 ⓒ 이승철

▲ 진달래꽃이 뒤덮인 묏섬 안산시 대부도에서 멀지 않은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은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진달래꽃 명소였다. 그리 크지 않은 이 섬은 한쪽면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연분홍물감을 칠해 놓은 것 같았다 ⓒ 이승철

"저기 바다 가운데 보이는 저 섬이 진달래꽃 섬이라고요?"

"그럼은요, 한 번 가보세요? 얼마나 예쁜지."

 

그 섬 이름은 '묏섬'이라고 했다.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탄도 포구 오른편 바다 속에 떠있는 작은 섬은 지금 한창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지난 14일 안산시 대부도에 있는 탄도포구에서 점심을 먹은 후였다. 우리 일행들 모두 진달래꽃이 한창이라는 그 섬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썰물이어서 그런지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 앞쪽이 아직 바닷물에 잠겨 있었다. 그래도 곧 길이 열리겠거니 하며 바다 물속 좁은 길을 따라 섬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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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이 가득한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 ⓒ 이승철

진달래꽃이 가득한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 ⓒ 이승철

그런데 길이 생각만큼 빨리 열리지 않았다. 대부도 쪽 길은 갯벌이 높아서 길이 드러나 있었지만 문제의 묏섬 쪽 300여 미터는 아직 물에 잠겨 있었다. 사람들은 좁은 길에 서서 길이 완전히 드러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20여분쯤 기다리자 길 위로 찰랑거리던 바닷물이 줄어 신발이 젖을 만큼 낮아졌다. 그러자 성질 급한 사람들이 그 물길 위로 텀벙 텀벙 뛰어들었다. 발이 빠지는 물길 10여 미터를 뛰어가니 그 앞쪽에는 물이 없었다.

 

"여보! 우리도 뛰어 건너가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부는 남편이 망설이자 부인이 건너가자고 재촉을 한다. 망설이던 남편이 물길로 뛰어들었다. 그 부부가 뛰어 건너가자 다른 사람들도 너도나도 물길을 건너 묏섬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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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속에 숨은 여심 ⓒ 이승철

꽃속에 숨은 여심 ⓒ 이승철

우리 일행도 물길을 건너 묏섬으로 향했다. 섬은 한쪽 면을 제외한 삼면이 온통 연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날씨는 따뜻했지만 바람은 상당히 거셌다. 그리고 섬 주변은 아직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었다.

 

바위와 콘크리트 길에 부딪혀 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갈매기들은 갑자기 몰려든 사람들을 피하여 끼룩 끼룩 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지막하고 길쭉한 모양의 섬에는 전망대가 세워져 있었지만 평일이어서인지 올라가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이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섬으로 올라간 사람들은 전망대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썰물로 물이 줄어 섬 주변의 갯벌이 드러나고 있었다. 약간 길쭉한 모양의 섬은 온통 진달래 꽃밭이었다. 산 아래 쪽에서부터 거의 위쪽까지 피어난 진달래꽃은 섬 대부분을 연분홍색칠을 한 것처럼 문들여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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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절개지에도 진달래꽃이 흐드러졌다 ⓒ 이승철

섬 절개지에도 진달래꽃이 흐드러졌다 ⓒ 이승철

몇몇 여성은 산 중턱으로 올라가 진달래꽃 속에 파고들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같이 간 아내도 꽃무리에 얼굴을 묻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섬은 그리 크지 않아 한 바퀴 돌아나오는 데 2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육지에서 가까운 섬이 이렇게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 참으로 멋있네요. 작은 무인도여서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멀지 않아 진달래꽃명소가 될 것 같은데요."

"정말 그럴 것 같네요, 육지 반대쪽에 진달래가 많아서 육지 쪽에서는 알아볼 수 없지만 이만하면 진달래 명소로 손색없는 섬인 걸요."

 

섬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뒤돌아보며 일행 한 사람이 섬을 칭찬하자 다른 일행도 맞장구를 친다. 육지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서해의 작은 무인도 묏섬은 진달래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섬이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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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을 뒤덮은 진달래꽃 ⓒ 이승철

산자락을 뒤덮은 진달래꽃 ⓒ 이승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4.16 20:0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승철 #진달래꽃섬 #대부도 #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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