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자는 정말 인간광우병에 취약한가?

브릭 사이트에서 논쟁 눈길... "가설 불과" VS "과학적 근거 있어"

등록 2008.05.07 08:53수정 2008.05.07 08:53
0
원고료로 응원
a

황우석 신화 해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광우병 논란,과학적으로 논의해보자'라는 집중 토론방을 개설하고 '광우병 논란에 대한 개입'을 선언했다. ⓒ 생물학연구정보센터 홈페이지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 대부분이 MM형(메티오닌 동질접합체)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MM형이 많은 한국인은 광우병에 취약하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앞둔 가운데, '인간광우병과 한국인 유전자형의 상관관계'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형을 갖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김용선 한림대 의대 교수팀의 논문(2004년)과 관련, 6일 질병관리본부가 "김 교수팀은 인간광우병과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의 연관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황우석 신화'를 해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브릭)에서도 '한국인 인간광우병 취약설'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가설에 불과할 뿐 임상적 근거 없다"

먼저 아이디 '피터'가 '정설'처럼 유포되고 있는 '한국인 인간광우병 취약설'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김용선 교수의 논문을 비롯해 MM형 유전자가 광우병에 특별히 취약한 것이라는 주장들은 2003년∼2004년도에 영국과 미국에서 관심을 끌었던 논제였다"며 "그러나 이는 가설에 불과할 뿐 어떠한 임상적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도 Lancet Neurology지에 기고된 여러 논문을 살펴보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MM형이 특별히 인간광우병(vCJD,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에 취약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VV형이 가장 전염성이 높고 그다음은 MV형, 그리고 그다음이 MM형으로 조사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피터'는 "다른 연구논문에 따르면 vCJD의 잠복기는 MM형이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으로 판단된 166명의 환자들이 모두 MM형인 이유는 이 잠복기가 짧아서이지 VV형이나 MV형이 특별히 vCJD에 저항성이 강해서가 아니다"라고 거듭 취약설에 반론을 폈다.

그는 "프리온 유전자형 하나가 vCJD의 전염성을 결정하는 인자인지 아직 어떠한 임상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확실한 것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vCJD에 관한 한 프리온 유전자형이 결정적인 인자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디 'depo'도 "MM형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이 vCJD에 취약하다는 이론이 맞았다면 같은 한국인 유전자를 가진 미국 내 재미교포들은 수년 전에 전멸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간광우병 100% MM형... 한국인 취약설 과학적 근거 있다"

하지만 '한국인 인간광우병 취약설'을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국에서 인간광우병에 걸린 환자들이 100% 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김용선 교수팀이 한국인 5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4.33%가 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아이디 '주강호'는 "'MM형 형질이 대다수인 한국인에게 인간광우병 감염 위험성이 더 높다'는 전문가의 의견은 과장된 게 아니다"라며 "인간광우병 환자 100%가 MM형 형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MM형 형질과 광우병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아르키'도 "한국인들은 95%, 미국인들은 약 50%가 광우병에 가장 취약한 유전자형인 MM 유전자형을 갖고 있다"며 "이는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하면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생활 패턴이 서양인들과 다르고 유전형도 광우병에 취약할지 모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 '피카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전형이 광우병에 취약한 것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왜 우리는 그렇게 취약한데 광우병이 창궐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고 의미 있는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이것은 왜 영국에서 그 무서운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식용으로 대량 유통되었는데 겨우 166명밖에 안 죽었는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는 왜 광우병이 창궐하지 않는지,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들은 왜 이렇게도 다들 멀쩡한지와 연관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브릭은 지난달 30일부터 '광우병 논란, 과학적으로 논의해보자'라는 제목으로 집중토론방을 개설하고 '광우병 논란에 대한 개입'을 선언했다. 6일 오후 5시 현재 373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브릭 #인간광우병 #MM형 유전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나이 들면 친구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
  2. 2 맨발 걷기 길이라니... 다음에 또 오고 싶다
  3. 3 눈썹 문신한 사람들 보십시오... 이게 말이 됩니까
  4. 4 [단독] 민생토론회 한 번에 1억 4천... 벼락치기 수의계약
  5. 5 [단독] '대통령 민생토론회' 수의계약 업체, 사무실 없거나 유령회사 의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