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박물관에서 나를 들여다 본다

삶을 풍요롭고 넉넉하게

등록 2008.05.06 19:01수정 2008.05.0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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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눈부신 ⓒ 정기상

▲ 철쭉 눈부신 ⓒ 정기상

“야!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진다. 그 색깔이 어찌나 눈부신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을 정도다. 철쭉이 이렇게 우뚝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였다. 바래봉의 철쭉도 이렇게 돋보이지는 않았다. 선명한 색깔로 마음을 흡입하듯 빛나고 있는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였던가?

 

철쭉은 전주 국립박물관에 피어 있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꽃들의 웃음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세상이 얼마나 구족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완벽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 년 중 가장 빼어난 오월에 철쭉을 바라보는 기쁨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였다.

 

계절의 여왕 5월에 박물관을 찾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과거와 오늘을 이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보람 있는 내일을 열어갈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가면 내일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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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향 ⓒ 정기상

▲ 넉넉한 향 ⓒ 정기상

박물관에 상시 전시하고 있는 유물을 관람하는 일도 즐거운 일이고 박물관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기쁜 일이다. 특히 전주 박물관에서는 시민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여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언제라도 박물관을 찾게 되면 알차고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를 기념하여 박물관에서는 고창군 무장면(茂長面)의 효자 진규인(陳奎寅:1902~1966)의 효행 관련 자료를 소개하는 작은 전시 “효자 진씨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오월에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었다. 효의 아름다움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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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창문 효자 ⓒ 정기상

▲ 포창문 효자 ⓒ 정기상

진규인은 전북 고창군 무장면 무장리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은 것으로 이름이 났다. 15세쯤에 어머니가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피를 내어 어머니께 드렸다. 또 20세에는 아버지가 등창을 앓자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등창에 붙여 아버님을 살려 내었다

 

박물관에는 오월의 초록바람이 불고 있다.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휩쓸리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다. 오월의 초록 바람이 꽃을 흔들 때마다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걸어온 길을 생각하게 하고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된다. 그 길은 정녕 끝나지 않은 길이기에 더욱 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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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여유 ⓒ 정기상

▲ 박물관 여유 ⓒ 정기상

철쭉의 향에 취해 인생의 길을 생각한다.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길로 들어서는 갈림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나를 낮추고 겸손해져야 이유를 알 수 있다. 박물관에는 수많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그분들의 삶을 통해서 어떻게 걸어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오월의 박물관에서 나를 들여다 본다.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철쭉 향에 취하여 거울을 들여다본다.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을 통해서 자기 반사 대상으로 삼는다. 나의 긍정적인 면을 비춰보고 삶의 힘을 얻는다. 박물관이 있어서 참으로 좋다. 삶을 풍요롭고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어서 참으로 좋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주 국립박물관에서

2008.05.06 19:01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주 국립박물관에서
#철쭉 #박물관 #여유 #넉넉한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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