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대중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이젠 믿는다

비폭력 시위백서 촛불문화제, 현명한 대중들에 매일 놀란다를 읽고

등록 2008.06.02 18:09수정 2008.06.02 18:09
0
원고료로 응원

거리가 멀어 직접 참가는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입니다. 매일 밤 잠을 설치고 동영상을 보며 리플을 달고 온라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처음에 저렇게 느려서 어떻게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느냐며 냉소했습니다. 막말로 1987년 6월처럼 누구 하나 죽어나가야 좀 더 확실한 도화선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안타깝고 답답해 하며 하는 말이란 걸 알지만, 저는 열심히 반박하며 저 방식이 맞다고, 옳다고 주장 하였지요.

 

남편은 맞고 옳다고 모두 승리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 말에 대응할 마땅한 말을 못 찾았습니다.

 

저 또한 너무 순수하고 즉흥적이기까지한 대중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마음 깊이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달을 훌쩍 넘기는 수십차례의 집회를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비폭력 저항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폭력적인 모습이 나오려고 하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폭력을 외치며 스스로 자중하게 하는 힘.

 

저는 보았습니다. 전경 한 명이 버스에서 떨어져 다리가 골절된 와중에서 시민들에게 둘러싸이자 이 전경은 시민들이 구타를 할까 무서워 패닉상태에 빠졌지만 시민들은 그 전경을 안심시키고 현장치료를 하여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저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비도덕적인 후보가 무능한 후보보다 낫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대통령을 뽑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대통령 뽑아 한참을 호되게 고생해보아야 한다며 절망했었습니다. 그런 악담을 하면서도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각성한 시민들의 현명함을 믿습니다.

 

그 현명함은 낡은 운동권적인 논리와 방식으로도 빨갱이로 칠해서 매도하려는 조중동문과 수구세력의 뻔한 논리로도 이길 수 없는 힘일 것입니다.

 

저는 눈물만 흘리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어떠한 방식이든지 찾아서 실천할 겁니다. 가능하다면 상경시위도 할 것입니다.

 

2008년 6월은 현대사 속에서 또다른 시민혁명의 모습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 기록의 주역은 바로 우리가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임재성 기자의 [비폭력 시위백서] 촛불문화제, 현명한 대중들에 매일 놀란다 를 읽고

2008.06.02 18:09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임재성 기자의 [비폭력 시위백서] 촛불문화제, 현명한 대중들에 매일 놀란다 를 읽고
#이명박하야 #촛불문화제 #비폭력저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