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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명물 강화풍물시장 ⓒ 김혜원
"이번 주에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강의하러 간다고? 그럼 너 따라 가서 꽃게랑 병어랑 좀 사와야겠다. 요즘 꽃게랑 병어가 한창 맛있다더라."
강의를 하러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갈 때면 가능하면 부모님과 외할머니를 모시고 갑니다. 세 노인분들이 언젠가 한 번 저와 함께 강화에 다녀오시곤 강화의 멋과 맛 그리고 인심에 푹 빠지셨기 때문이죠.
강의를 끝내고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간 곳은 강화풍물시장입니다. 몇 번의 강화기행으로 강화일주도로와 몇 군데 유적은 보셨으니 이번엔 강화시장을 구경하시겠단 뜻입니다.
"예전에 강화대교 하나만 있을 때는 길 건너에 재래시장이 크게 있었는데. 지금은 재래시장은 없어지고 신식건물이 들어섰구나. 예전부터 여기 물건이 뭐든 맛있고 품질이 좋아."
나는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수십 년 전부터 강화인삼을 사기위해 가끔 오셨다는 엄마는 마치 고향에 오신 듯 자신감 있게 시장거리를 누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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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싱한 암꽃게가 1kg에 3만원 ⓒ 김혜원
"요즘 꽃게가 한창이라더니 역시 싱싱하구나. 1kg에 3만원이면 조금 비싸긴 해도 지금이 알이 꼭 차서 먹을 만하거든. 이거 사다가 게장담자."
"아이구, 병어 싱싱한 것 좀 봐. 이런 건 회로 먹어도 좋고 조려도 비린맛이 없고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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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논에서 직접 잡아오신 논우렁 ⓒ 김혜원
"어머나~ 우렁이가 다 있네. 이건 수입이 아니고 우리 논에서 난거야. 우렁 쌈장을 만들어서 밥을 비며먹으면 좋겠다. 이것도 좀 사자."
"파도 좋고 마늘도 좋고…."
시장을 몇 바퀴 돌며 꽃게에 병어에 우렁이까지 잔뜩 사신 엄마는 시장기가 도시는지 시장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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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병어는 회로도 먹어도 좋다. ⓒ 김혜원
강화풍물시장 2층은 전체가 식당가입니다. 식당마다 제철을 맞은 밴댕이과 병어를 먹기위한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여기 밴댕이회랑 병어회 좀 주세요. 식사는 나중에 바지락칼국수로 해 주고요."
손님이 들어서자마자 내오는 반찬이 맛깔스럽습니다. 하루 전에 담근다는 간장 게장은 짜지도 않고 맛있어 사오고 싶을 정도고, 함께 나온 조개탕 역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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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댕이회 한접시에 따라나온 반찬들이 푸짐하다 ⓒ 김혜원
병어회 한접시 1만5천원, 밴댕이 한접시 1만3천원 거기에 식사로 4천원짜리 칼국수를 두그릇 시켜서 나누어 먹으니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이 이렇게 저렴하기 까지 하니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여기 너무 좋다. 물건 좋고 밥값도 싸고…. 우리 다음주에 또 오자."
"그러세요. 할머니. 또 오시자구요."
집에 돌아와 그때까지 살아서 벌벌거리는 꽃게를 잘 씻어 간장게장을 담그고 우렁이는 양파와 파마늘, 풋고추를 듬뿍 썰어넣고 볶는 듯 끓여 강된장으로 끓여 놓았습니다. 다듬어 둔 병어는 양념장을 얹어 조리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병어조림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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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씹는 맛이 고소한 밴댕이 회 ⓒ 김혜원
강화도에서 가져온 맛있는 밥도둑들로 풍성한 식사를 하게 될 가족을 생각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강화풍물시장은 5일장으로 2일과 7일에 가시면 더 풍성하고 싱싱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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