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라는 옛말이 딱 들어 맞았던 하루

동생의 입대를 따라가며 생겼던 일들, 옛말을 떠올리게 하다

등록 2008.06.25 12:05수정 2008.06.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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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흔히 안 좋게 생각했던 일이 계기가 되어 좋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좋은 일이 있은 후, 바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보고 한다. 사람들은 그런 경우를 일컬어 '새옹지마(馬)'라고 말하곤 한다. 인생은 물의 흐름처럼 변하기 마련이기에 좋은 일에는 경계하고 나쁜 일에는 낙담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내게 그런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일이 있었다. 엊그제 23일, 동생의 입대를 위해 진주훈련소에 다녀오며 발생한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일은 동생의 입대와 관련된 일이었다. 

 

여기서 조금 특이할 만한 사실을 말하자면 동생은 이번이 첫 입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 달 전 입대했다가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회로 나왔었다. 그렇기에 당시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족 모두가 크게 걱정을 했다.

 

동생의 건강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야? 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신체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고, 그 다행스러운 결과로 동생은 다시금 재입대를 하게 되었다. 동생은 군대를 두 번 입대한다는 사실이 별로 달갑지 않는 눈치지만 부모님이나 나나 '그래도 걱정 없이 다시 가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처음 훈련소에서 되돌아왔을 때의 걱정을 딛고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옹지마'를 깨닫게 해준 두 번째 일은 진주훈련소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했다. 사실 그날 내게는 서울에서 약속 하나가 있었다. 그런데 동생의 입대가 먼저였기에 진주훈련소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갈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기에는 무척이나 빠듯한 일정이라는 점이었다.

 

또 내 성격 자체가 되도록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가는 성격이라, 모임 시간에 늦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약속 시간에 늦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되는 대로 일찍 대전으로 돌아가려고 애썼다. 진주훈련소에서 승용차를 타고 얼른 대전에 도착해 기차를 타고 서울 약속 모임에 가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진주에서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또 차가 고장 날 것 같아 휴게소에서 쉬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늦장 덕분에 결국 모임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으로 퉁퉁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속이 많이 상했는데, 잠시 후 예상 밖 일이 발생했다.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기차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문자 하나가 온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니, 세상에, 모일 사람들이 사정이 생겨 모임이 취소됐다는 것이 아닌가?

 

'윽, 서울 가는 기차 일찍 탔으면 큰일 날 뻔했다'

 

갑작스런 문자, 속으로 마음을 쓸어 내린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날 모든 일이 척척 진행되었다면 분명히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중첩되어 약속에 늦은 것이 도리어 좋은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그렇기에 생각하게 된다.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때로는 작은 실수나 좌절이 도리어 좋은 경우가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갑작스럽게 내 마음에 각인된 '새옹지마'는 그렇기에 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그 생각을, 괜한 실패에 힘들어하는 사람들, 또 작은 좌절로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실패, 혹은 좌절 그것이 계기가 되어 더 큰 좋은 일이 일어나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힘을 내라고, 더욱 용기 내어 달려가라고 응원하고 싶다. 인생이란 항상 어둠만 존재하지 않으니까, 항상 힘든 일만 일어나지 않으니까.

2008.06.25 12:05 ⓒ 2008 OhmyNews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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