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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이 2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은 불법 정치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민주노총이 2일 촛불집회 탄압에 항의하는 하루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정치파업'의 정당성을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보수단체들이 이날 총파업을 "정치파업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공격하자,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의 삶이 정치와 무관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정부는 "민주노총의 파업이 절차적 정당성이 있다 해도, 그 목적인 근로조건과 관련이 없는 불법파업"이라며 엄단 방침을 내놓았다. 보수언론과 경제단체들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 역시 2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은 촛불 뒤에 숨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비겁한 행동을 중단하라"고 공격했다.

조준근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광화문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종교인들의 시국미사까지 벌어져 정치·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으로 사회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사무총장은 "지도부의 정치적인 파업에 언제까지나 노동조합원들이 선봉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총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는 관계없는 정치파업으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에 파업 엄단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파업 강행에 정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불법 정치파업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여줘 더 이상 불법 파업이 이 땅에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각인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국제노동기구 노동자그룹 의장 "민주노총 파업 불법 아니다"

이어 그는 "노동자의 삶 중에 정치와 무관한 것이 어디 있느냐"며 "파업을 정치파업과 생계파업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미 2년 전 비정규직법 투쟁 때도 정부는 이를 정치파업이라 깎아내렸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 진영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정치파업으로 규정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번 총파업은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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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 트로트만 국제노동기구(ILO) 노동자그룹 의장의 모습. ⓒ <노동과 세계> 이기태

이런 상황에서 로이 트로트만 국제노동기구(ILO) 노동자그룹 의장이 "민주노총의 파업은 정당하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는 '노동탄압 감시국' 지정 권한이 있는 국제노동기구 이사회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부터 4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트로트만 의장은 1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노동자들은 단체 교섭만을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며 "불공정한 무역조건이나 세계은행·유럽연합·WTO 등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파업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로트만 의장은 "정부는 인권 중에 정부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그에 저항할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한국민의 결사의 자유 등 모든 권리가 존중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