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총체적 외교부실, 국운이 염려스럽다

등록 2008.07.28 18:22수정 2008.07.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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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 방성대곡이라도 읆어야 할 모양이다. 이명박 정권의 외교적 실패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말이 실패지 사실상 완벽한 자충수에 가깝다. 뭐 하나도 나아지는 일을 찾아볼 수조차 없다. 이제 그 중요하다던 한미동맹의 상대국인 미국이 독도를 일본의 의도대로 주인없는 암석으로 표기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권의 외교적 실패사례

 

첫째, 한미동맹을 복원한다며 굴욕적인 쇠고기 협상을 했다.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을 강조한다고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에 거의 맹목적 집착을 보였다. 그러니 미국의 요구는 당연히 봇물처럼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예가 바로 쇠고기 협상의 결과이다. 검역주권을 미국에 내줬다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둘째,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한미동맹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니 당연히 중국 측의 속내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중국이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일은 바로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한미동맹에 집착하는 것이 중국에게 상대적으로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 우리의 제 1교역 상대국인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셋째, 일본과의 외교관계 실패다. 한일간의 관계는 역사속에서 문제가 생기고 역사속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거사를 문제삼지 않겠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독도의 영유권도 역시 역사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일왕에게 깎듯이 고개를 숙인 한국의 대통령, 일본수상에게 깎듯이 고개를 숙인 한국의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이 스스로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깨끗히 청산하기 전까지는 적어도 그렇다. 과거를 덮고 미래를 지향할 수는 없다. 결국 사회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를 자국영토라고 우기는 일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넷째, 대북관계의 악화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경우 분명 북한의 과잉대응은 문제가 있다. 그 점에 있어서 북한을 지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명박 정권에게도 있다. 이미 대한민국의 정상들이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 서명한 6·15정상회담, 10·4정상회담의 결과를 모두 부정하는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다면 금강산 사건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혹시 발생한 후에라도 남북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 조금씩 진전시켜 온 남북관계를 일거에 무위로 돌려버려선 안되는 일이었다.

 

다섯째, 6자회담에서의 입지축소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되는 동안 한국정부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남북관계의 단절로 인한 입지축소가 문제였다. 더 이상 한국의 도움이 없이도 미국과 북한은 자기들끼리 대화가 잘 되고 있다. 북한이 다시 틈새를 비집고 '통미봉남'을 노골화하고 있는 지경이다. 지난 10년의 성과를 일시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미국에 더욱 매달려서 사정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금강산 문제와 독도영유권 문제가 과연 6자회담에 들고갈 일인지는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여섯째, ARF(아시안 지역 안보포럼)에서는 망신을 당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문제를 남북간의 직접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으려다 실패했다. 북한이10·4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었기 때문이다. 기껏 양측의 주장을 모두 담았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에게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측이 우겨서 양측의 문구를 모두 빼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외교적으로 이런 망신살을 자초한 것은 우리 외교부다.

 

일곱째, 미국의 국립지리원이 독도를 '영유권 미지정 암석'으로 기록한 것이다. 이미 미국회 도서관의 분류검색에서 그러한 움직임을 감지하여 잠정적 보류를 이끌어낸 것도 우리교포들이다. 정부는 한 일이 없었다. 그렇다면 사후에라도 그러한 일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여 사전에 막았어야 옳다. 그런데 미국의 정부기관인 국립지리원에서 리앙쿠르 암석이 영유권 미지정 상태로 표시변경되는 것을 사전에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여덟째, 이미 대선 전부터 추진하던 4강외교가 자초한 일이 있었다. 사실 의욕만 앞서고 준비가 부실했을 뿐 아니라 전략도 전술도 없었다. 그저 일이 닥치는 대로 욕심만 부리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였다. 4대국을 방문하는 일도 실패하였다. 이미 대선을 치르기도 전부터 외교적 실패를 양산하기 시작하였다. 취임후에도 4강외교에서 성과가 나타난 것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4강외교를 그렇게 열심히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명박 정권의 외교는 무원칙, 무철학, 무비젼, 무전략, 무성과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가만히 둬야 할 일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을 뿐이다. 총체적으로 외교에서 완벽한 실패를 거듭 거듭 저지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운명을 좌우할 외교에 있어서 실패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의 국권조차 위험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왜 이럴까?

 

이명박 정권의 외교적 실책은 크게 두가지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하나는 외교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원인은 지난 정권을 실패로 몰아서 집권에 성공한 한계에 기인한다.

 

'실용외교'란 말은 그럴 듯하다. 겉치레나 허례가 실용적인 성과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교도 그렇다. 허례적 꾸밈이 중요한 것은 아니며 실질적 내용과 실리가 중요한 일이다. 성과가 없는 외교적 노력은 물거품에 불과하다. 노력을 많이 했다고 외교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성과를 좋게 만들려는 방향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명박 정권은 외교에 있어서 너무 순진무구한 정권이다. 집권 전부터 늘상 입에 달고 다닌 한미동맹의 복원이란 말과 비핵개방 3000 같은 것이 그런 예이다. 정권이 한미동맹에 목을 메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에 아주 편하게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미리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로 시작한 것도 문제이다. 미리 배제된다는 것을 아는 상대와 무슨 대화가 진지하게 이루어 지겠는가?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갖은 술수를 다 부리는 것이 외교전이다. 그런 외교전쟁터에 나가면서 미리 모든 전략을 노출한 이명박 정권은 외교를 잘할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었다.

 

또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지난 정권과 반대로 하기 프레임에 스스로 빠졌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는 항상 주눅이 들어 할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언제나 그냥 들어주는 것이 상례였다. 그나마 약간 전략적 접근을 시도한 것이 참여정부이다. 여전히 대미굴욕적 태도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그 이전의 정권에 비하여 할 말을 조금 더 했다. 그것을 반대로 하려고 이명박 정권은 미국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들어줄 것처럼 굴종적 태도를 취했다.

 

대북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권들이 나름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 판을 뒤엎고 싶어했다. 마치 철저한 상호주의를 들먹이던 시절로 돌아가야 대북관계가 정상인 것처럼 주장했다. 6·15공동선언도, 10·4공동선언도 모두가 부정의 대상이었다. 지난 정부들이 했던 치적을 허무는 것이 급선무였던 모양이다. 상대가 있는 관계에서 이렇게 하면 악화되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과연 이렇게 외교관계가 모두 꼬여가는 것이 실용의 정체인가? 본래 실용이란 성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게 마련인데 이 정권의 실용은 도무지 성과가 없다. 오히려 성과를 철저히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것은 실용(實用)이 아니다. 실용(失用)일 뿐이다. 무슨 실용이 이렇게도 성과를 처절히 짖밟는 실용이 있는가? 근원적으로 외교가 무엇인지 모르고, 누구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집착이 강했기에 지금의 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노무현 콤플렉스를 벗어나야...

 

이미 상당히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비단 외교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도 그렇고, 교육도 그렇고 모든 것이 그렇다. 모든 것을 노무현과 반대로 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도 노무현을 공격하여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노무현은 이미 지나간 권력이다. 이제 이명박 정권이 상대할 대상은 전 정권이 아니다. 국민이고 세계열강이다.

 

한미동맹 강화하는 것에 그리 찬성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고 싶다면 말리고 싶은 일도 아니다. 과연 동맹이란 무엇인가? 서로의 이익이 되는 상대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희생하여 미국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동맹은 아니지 않은가? 미국에게 반드시 해야할 말을 그것도 일부만 했던 지난 정권이 동맹을 해친 것은 없다. 오히려 한미동맹에 목메는 지금 한미동맹은 더욱 심각히 균열되고 있다. 지난 정권을 반대하는 데 외교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과의 관계는 우리에게 뜨거운 감자다. 멀리하면 한반도의 지역 리스크는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 아무런 원칙없이 마구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줄 수도 없고, 우리에게 그럴 능력도 없다. 전 정권이 남북대화를 진행했으니 그 자체로 옳지 않다는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인기가 없는 정권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수용하여 따르는 것이 좋다. 인기없는 정권이 하는 일이라 부정된다면 현 정권은 벌써 물러났어야 옳다.

 

참여정부 초기에 일본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계속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 일이 있다. 그 것은 결정적 실수다. 일본은 그 후 독도도발을 감행하였다. 여기서 참여정부는 깨닫고 대일 외교에 있어서 태도를 바꿨다. 이미 그런 일을 여러차례 반복한 것이 우리의 현대사다. 그렇다면 지난 정권의 실패에서도 벌써 배우고 참고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대일강경태도를 보고 반대로 하다 더욱 심각한 도발행위를 유발하고 말았다. 타산지석으로 삼았어야 옳다.

 

오로지 참여정부와 반대로 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처럼 생각하는 주변인물들부터 모두 잘라야 한다. 그들이 지금 국정을 망치는 주범이다. 그것은 노무현 컴플렉스에 가깝다. 모든 일을 노무현과 반대면 옳고, 비슷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풀리는 일이 없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이미 모든 권력을 잃은 지난 정권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국민을 상대로 진지하게 대화하고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세계열강을 상대로 국익을 얻고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무작정 열심히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차라리 게으른 전략가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속마음을 읽고, 우리가 어디까지 양보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우리에게 유리한지를 꼼꼼히 파악하여 치밀한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교라인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해야 한다. 각 상대국들에게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외교부장관, 통일부 장관, 주미대사, 주일대사, 주중대사를 모두 갈아치워야 한다. 경제정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장관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기대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외교라인은 전적으로 철저한 실패자들이다. 모두 짐싸서 집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그리고 지혜롭고 전략에 능통한 자들을 기용하라. 그들의 전략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라. 그런 후 설득력이 충분하면 그들에게 맡겨라.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대통령이 외교에 문외한임은 대체로 밝혀진 셈이다. 자신이 전혀 모르는 것을 모두 챙기려 들지 말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라.

 

혹시라도 노무현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자들이 있다면 부처를 불문하고 모두 잘라라. 그 들은 뭔가 특별히 경도된 의식을 갖고 있거나 콤플렉스에 지배당한 자들이다. 그들이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한 국정의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누구의 반대방향이 아니라 정권이 스스로 수립한 각분야의 로드맵을 따라 국정을 운영하라. 로드맵이 하나도 없다면 지금이라도 만들어라.

 

누구를 반대하는 방향이어서 옳은 일은 이세상에 하나도 없다. 좋은 길을 찾다보니 우연히 누구의 반대방향으로 갈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반대방향을 고집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일 뿐이다. 부디 새하얀 백지에 판을 다시 짜는 노력이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2008.07.28 18:22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MB 외교 실책 #한미동맹 #독도문제 #대북관계 #노무현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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