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석류 좋다는 거 다 알죠?”

전남 고흥 이길만·이경희씨 부부... 외국산과 경쟁력 충분

등록 2008.10.20 18:52수정 2008.10.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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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석류가 남녘에서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며 익어가고 있다. ⓒ 이돈삼

새콤달콤 석류가 남녘에서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며 익어가고 있다. ⓒ 이돈삼

석류 좋다는 거 요즘 초등학생들도 다 안다. 광고의 영향이 크지만 석류를 많이 먹으면 예뻐진다는 건 사실이다. 성분검사 결과 석류에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피부미용이나 노화방지에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발암 등 질병발생 억제효과도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석류 소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덩달아 재배면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 고흥에서는 몇 년 사이 군(郡)이 틈새작목으로 석류를 보급하면서 재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포두면 평촌리에서 10년째 석류를 재배하며 ‘빨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길만(61)·이경희(56)씨 부부는 석류재배의 선구자에 속한다.

 

"석류는 꺾꽂이를 해 묘목을 심은 뒤 3년이면 수확이 가능합니다. 병해충도 많지 않고요. 물빠짐이 좋은 곳이 석류재배의 적지죠. 고흥이 그런 곳이에요. 게다가 난대성 기후여서 겨울철에 따뜻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까지 맞고 자라 맛과 향이 뛰어나거든요."

 

이길만씨의 고흥석류 자랑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씨는 본디 농사꾼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사업을 위해 명예퇴직을 했었다. 그러나 곧바로 IMF위기를 만나 주저앉고 말았다. 부인 이씨가 여러해 전부터 재배해 온 유자에 관심을 가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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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경제성을 보고 재배를 시작했다는 이경희씨가 자신의 석류밭에서 포즈를 따다가 포즈를 취했다. ⓒ 이돈삼

석류의 경제성을 보고 재배를 시작했다는 이경희씨가 자신의 석류밭에서 포즈를 따다가 포즈를 취했다. ⓒ 이돈삼

그것도 잠시. 유자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 작목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재래시장에 자주 갔었어요. 할머니들이 시골에서 딴 석류를 가지고 나와서 파는데, 비싸게 팔리더라고요."

 

부인 이씨의 말이다. 재래시장에서 석류의 경제성을 확인한 이씨 부부는 석류묘목 수집에 나섰다. 충남 이남지역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묘목 20여 종을 가져다가 심어놓고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에 맞는 품종을 골라내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갔다.

 

석류재배가 일반화되기 전이어서 재배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자 하나 없던 때였다. 재배방법을 직접 터득해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었다. 유자재배의 경험을 떠올리며 날마다 시험해 보고 또 연구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몸소 터득한 재배기술은 지금까지 큰 밑천이 되고 있다. 묘목도 만들어 분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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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가 주렁주렁 열렸다. 가지가 부러지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 이돈삼

석류가 주렁주렁 열렸다. 가지가 부러지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 이돈삼

이씨 부부의 석류재배 면적은 3만3000㎡(3000그루). 지난해 45톤을 땄다. 올해는 11월 중순까지 수확을 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지난해 수준은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날씨가 좋았을 뿐만 아니라 가지치기, 풀매기, 퇴비 살포, 퇴비작물 재배 등 농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판로도 걱정 없다. 일부만 전화와 인터넷 주문을 받아 생과일로 팔뿐 생산량 대부분은 직접 가공을 한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을 통해 납품하라는 대기업의 제안도 있었지만 마다하고 자체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제품의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석류는 주로 생과일로 소비되고 있는데요. 가공식품으로써의 전망이 아주 밝습니다. 그래서 직접 석류원액과 파우치 제품을 개발했죠."

 

이들이 개발해 브랜드화한 제품은 원액과 파우치 등 2종. 청정지역 고흥에서 생산한 석류의 씨앗까지 통째로 즙을 내 최적의 상태에서 숙성시켜 새콤달콤한 맛과 풍부한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

 

이길만 씨는 "석류의 경우 현재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외국산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면서 "앞으로 가공시설을 확대해 석류차, 석류주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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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만·이경희씨가 운영하는 석류밭. 새콤달콤 석류가 탐스럽게 익고 있다. ⓒ 이돈삼

이길만·이경희씨가 운영하는 석류밭. 새콤달콤 석류가 탐스럽게 익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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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씨가 풀이 적당히 자란 석류밭을 걷고 있다. ⓒ 이돈삼

이경희 씨가 풀이 적당히 자란 석류밭을 걷고 있다. ⓒ 이돈삼
#석류 #빨간농장 #이길만 #이경희 #고흥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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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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