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당 지지도 10%대 고착 설명해야"

[인터뷰] 2일 발족 '민주연대' 첫 제안자 이목희 전 의원

등록 2008.12.01 17:18수정 2008.12.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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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0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 내 진보개혁성향 전·현직 의원 모임인 (가칭)‘민주연대’ 발기인대회에서 지도위원을 맡은 김근태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9월 30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 내 진보개혁성향 전·현직 의원 모임인 (가칭)‘민주연대’ 발기인대회에서 지도위원을 맡은 김근태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민주당의  대안이 될 것인가, 이미 흘러간 인물들의 세력 유지 수단으로 그칠 것인가.

 

민주당 속 야당을 자임하는 '민주연대'가 2일 발족한다.

 

민주당 내 개혁적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는 평가와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등이 지도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당내 야당'의 참신함은 떨어진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민주연대 정책위원장을 맡게 된 이목희 전 의원은 지난 4월 9일 총선 직후 조직 결성을 처음 제안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 당선자 면면을 볼 때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서 민주당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가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세균 체제에 대해서도 "지도부가 출범한 지 5개월 됐는데, 10%대 지지도가 고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며 "자꾸 '책임 있는 야당'만 강조하다가 국민에게는 무책임한 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민주당이 조건 없이 은행 대외채무 보증에 동의한 것을 꼽았다.

 

"지도부와 일부러 각 세울 생각 없다"

 

그는 "지도부와 일부러 각을 세울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그동안 당내의 조직적인 반대그룹이 없었던 정세균 체제 민주당에 긴장감을 불어넣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민주당의 부진을 극복할 대안을 갖고 있을까.

 

그는 "상대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고, 서민과 노동자들 위해 애써온 사람들이 (민주연대의) 다수이다. 스펙트럼이 넓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을 견인해 낼 수 있는 선명한 목소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음은 30일 이목희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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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전 국회의원 ⓒ 유성호

이목희 전 국회의원 ⓒ 유성호

- 민주연대를 만드는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4월 9일 총선이 끝난 뒤 바로 바로 제안했다. 18대 국회 민주당 당선자 면면을 볼 때 민주당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가기가 어렵다고 봤다. 야당다운 야당, 서민과 중산층의 당이라는 모토를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민주당의 현실과 구성, 국민에게 보여 온 모습을 볼 때 현 상태의 민주당으로는 이후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다시 담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 위주 정책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공권력의 전면적 등장, 남북관계 후퇴문제 등에 대해 지금의 민주당보다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당 지지도가 15% 안팎에서 고착돼 있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 아닌가."

 

- 당내 조직으로서 어떤 지향을 갖고 어떻게 활동하겠다는 것인가.

"민주연대 창립토론회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정치조직이다. 그래서 당은 아니지만, 당이 하는 역할을 축소된 형태로 하게 될 것이다. 정책·조직·정치 활동 다한다. 시민사회단체나 다른 당들과 연대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민주당을 대신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민생국민회의 참여 등은 당연히 민주당이 하는 것이고, 혹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메울 수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이고, 나아가서 진보개혁세력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 민주당이 현재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네 가지다. 첫째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 촛불시위와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판결에 대응하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야당은 국민의 요구와 생각을 한 템포 앞서 말해야 한다.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국민들은 바로 아니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한 달 이상 방관했다. 그래서 나중에 민주당 의원들이 촛불현장에서 민망한 상황을 당한 것 아닌가. 

 

은행대외채무에 대한 1천억불 지급보증문제도 덜렁덜렁 동의해 줬다. 금융위기 책임문제, 정부의 부자감세와 금융감독완화 반대, 강만수 장관 등 퇴진 등의 조건을 걸었어야 한다.

 

예산안 문제도 그렇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으니 수정해 오라는 게 아니라, 서민 생존권 확보를 위한 예산을 만들어 와라, 예를 들어 예산 5%를 확보하라 이렇게 했어야 한다.

 

두 번째로  강령과 기본정책은 비교적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 로 보이게 잘 돼 있지만, 그 강령과 기본정책에 맞지 않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이 명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셋째, 당의 전략, 전술이 기대에 못 미친다. 촛불정국에 대한 대응도 그렇고 또, 이명박 대통령이 정연주 사장 해임에 서명한 날에 국회 등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종부세 판결 때도 헌재 판결은 어차피 그대로 가는 것이지만, 처음부터 문제 있다고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당에서 처음 나온 논평은 유감이나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대선후보가 마땅치 않다. 이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아직 3년 반 가까운 시간이 있다."

 

- 민주당도 예산안에 대해, 부자감세 비판하면서 사회안전망 확보에 대해 강조해 왔는데.

"선명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후 닥칠 상황에 대해 둔감한 것 같다. 내년 봄은 대단히 우울한 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안전망이 대단히 취약하다. 오바마 당선자 봐라, 대단히 신속하고 과감하게 움직이지 않나."

 

- 민주당이 부진한 이유에 대한 민주연대의 극복대안은 뭔가.

"야당답지 못하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사안에 따라 지도부에 말하고, 서면으로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원과 토론도 할 것이다. 분파가 아니라 하나의 정파로서 정치조직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당이 지금의 무관심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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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천정배, 우원식, 김희선, 노웅래 등 민주당 내 진보개혁성향 전·현직 의원 모임인 '민주연대' 창립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10월 8일 저녁 서울 남대문로 YTN사옥앞에서 대량징계 사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김근태, 천정배, 우원식, 김희선, 노웅래 등 민주당 내 진보개혁성향 전·현직 의원 모임인 '민주연대' 창립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10월 8일 저녁 서울 남대문로 YTN사옥앞에서 대량징계 사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민주연대 통해 계파의 벽 허물었다"

 

- 공동대표 세 명을 보면 이전 계파의 대리인들 같다. 이들을 포함해 민주연대 구성 면면을 볼 때 어떤 새로움이 있느냐는 비판도 있다.

"이종걸·최규성·최규식 의원이 대표를 맡은 것은 과도기적이다. 천정배 의원,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 등이 대표를 사양한 것은 100%는 아니지만, 지금 질문과 같은 국민의 지적과 연결돼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활동하면서 새로운 지도자가 나올 수 있고, 기존 지도자가 국민 신뢰를 얻을 수도 있다. 이번 활동의 큰 의미는 계파의 벽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친노' 쪽도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는 못했지만,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다. 워낙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없다."

 

- 민주연대에는 전·현직 의원 수십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권 잡고 있을 때도 못했는데, 지금 별다른 대안이 있는 건가.

"지금 이 조직은 앞으로 있을 현안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모였다. 내가 처음 제안서를 돌릴 때 한미FTA, 조세정책, 재벌정책, 실질적 민주주의 등 10가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상대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고, 서민과 노동자들 위해 애써온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스펙트럼이 넓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을 견인해낼 수 있는 선명한 목소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정책에서 정세균 지도부와 어떤 차이가 있나.

"조금 있을 수 있다. 한미FTA에 대한 당론은 '선대책-후비준'이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이고 있다. '선비준 반대-재협상 대비'가 우리의 입장이다."

 

- 현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지도부이므로, 당연히 임기를 채워야 한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자주 바뀐 것은 재보선 참패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지도부도 우리도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자꾸 '책임있는 야당' 강조하다 국민에게는 무책임하게 돼"

 

- 만약, 4월 재보선 참패하는 상황이 된다면.

"지금 우리가 뭐라고 말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정세균 지도부가 들어선 지 5개월 정도 됐다. 10%대 지지도가 고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당이 간단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다 인정하고 있지 않나."

 

- 민주연대 결성선언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예산상의 조치와 강만수 장관 등 경제팀 경질 등을 주장할 것이다. 또 민주당이 야당다운 야당,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도부가 당원과 토론하면서 발전방향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꾸 책임 있는 야당을 강조하다가 국민에게는 무책임한 야당이 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 대표적인 예가 은행대외채무를 바로 보증해준 것이다.

 

지금은 정기국회 성적표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성적표를 잘 받기 위해 민주당이 왜 지지 못 받는지부터 시작해서 불철주야 노력해야 한다. 민주연대 등 당의 민주개혁적인 사람들부터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당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일부러 지도부와 각 세울 생각이 전혀 없다. 직접 공개할 때도 있겠지만, 우리 생각을 바로 공개하는 것보다는 지도부와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 생각이 지도부를 통해 나타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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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1 17:18 ⓒ 2008 OhmyNews
#민주연대 #이목희 #김근태 #정동영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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