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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하늘과 손에잡힐듯한 구름으로 표현되는 샹그릴라의 풍경 ⓒ 변훈석
바쁜 삶의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 때면 어딘지는 모르지만 모두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단어가 있다. '샹그릴라'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3년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장하는 샹그릴라. 소설 속에서 저자는 샹그릴라를 이렇게 묘사한다.
"샹그릴라는 동양에서 흔히 말하는 도화꽃 피는 신비한 곳이란 의미이다. 설산안에 푸른 초원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300살씩 먹어도 젊은 모습 그대로이며, 금이나 곡식이 풍성하게 나오는 곳이다."
알려지지 않은 중국 서남부의 산야를 방황한 지도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형적 고립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던 이 곳에서 나는 우연한 기회에 그 절대매력을 가진 가진 표고차 3000~5000m의 웅장한 고산협곡, 하늘과 맞닿아 세상의 모든 빛을 머금은 채 영롱한 빛을 발하는 순백색의 만년설산과 그 설산을 감싸고 있는 빙하, 계절마다 아름다운 색으로 표현되는 광활한 고산초원, 터키빛 고산호수들이 빚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들속에 정착하며 대자연과의 교감을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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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벳 샹그릴라에서는 초원의 강인한 유목문화를 쉽게 볼 수 있다. ⓒ 변훈석
히말라야 조산운동을 거치며 솟아오른 청장고원(靑藏高原)속엔 그렇게 쉽게 접하기 힘든 절대매력을 가진 풍경과, 비록 척박하지만 그 속에서 여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이 있었다.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아니 시간이 필요없을 듯한 우리가 그려낸 파라다이스는 그리 멀지 않은 중국서남부 고원지대에서 마음속으로 상상한 자연의 모습을 실제로 마주함과 동시에 그 존재감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을 느낄 수 있다.
동티벳 샹그릴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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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협곡은 물줄기마저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다. ⓒ 변훈석
중국 서남부의 매력적인 산수는 대부분이 티벳의 영토였던 사천성 서·북부의 깐즈(甘子), 아바(阿坝)주와 운남성 북부 디칭(迪庆)주, 청해성 남부의 궈뤄(果洛)주, 감숙성 남부 일부분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바꿔 말하면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우는 티벳고원 동쪽 자락에 위치한 이 곳은 히말라야에서 뻗어나오는 횡단(橫斷)산맥과 청장고원(靑藏高原)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사루리(沙?里)산맥, 청장고원과 청두(成都)분지의 경계를 만들어내는 대설(大雪)산맥. 이 세 개의 大산맥들이 만들어 내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표고차 3000~5000m의 웅장한 고산협곡과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한 세상의 모든 빛을 머금은 순백색의 만년설산과 그 설산을 감싸고 있는 빙하,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으며 아름다운 색으로 표현되는 수평선과 맞닿은 광활한 고산초원, 터키빛 고산호수들이 빚어내는 그림같은 풍경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더군다나 이 지역은 티벳 불교권으로 지형적인 고립이 현대문명의 손길을 거부한 곳이기에 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티베탄들의 신앙과 삶을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즉, 자연과 인문적인 요소가 함께 모여 있는 여행 자원의 보고이기에 고산 트레킹&등반, 촬영, 탐험등 다양한 여행의 테마로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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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벳 샹그릴라 지형 및 설산분포 ⓒ 변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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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백색의 설산을 향해 들어가는 길. 그 끝엔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이상향 '샹그릴라'가 존재하지 않을까? ⓒ 변훈석
위의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서남부의 고원은 사천성(四川省) 서부의 사루리 산맥과 스꾸냥산-공가산으로 이어지는 대설산맥. 이 두 개의 축으로 나눠볼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대설산맥의 여러 산좌들에 비해 사루리 산맥이 관통하는 빠탕-리탕-야딩으로 이어지는 험준산령은 접근이 어렵고 정보가 부족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 생소하지만, 매끄럽고 부드러운 곡선의 산맥이 넓은 초원과 함께 수천m 표고차의 협곡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는 만년설을 인 설산이 간직한 태곳적 자연 그대로의 색과 그림을 마주할 수 있는 거부할 수 없는 절대매력을 지니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중국서남부의 광범위한 고원지대를 통틀어 ‘동티벳 샹그릴라’라고 칭하는데 서쪽으로 티벳(시짱:西藏)의 린즈(林芝)부터 동쪽으론 사천(四川)의 루딩(泸定)까지, 북쪽으로 사천의 루얼까이(若尔盖), 청해 및 감숙성 남부부터 남쪽으로 운남(云南)의 리장(丽江)까지 동경94도~102도, 북위 26도~34도 사이 36.6만 평방Km의 광활한 지역이며, 전체 면적중 92%가 해발 3,000m이상의 청장고원(靑藏高原)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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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준한 산맥위로 굽이굽이 돌아가는 험준한 산악도로 ⓒ 변훈석
이 청장고원 위론 운남/사천-티벳을 연결하는 험준한 산악도로가 동티벳 샹그릴라를 관통하며 뻗어 있는데 위의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4000~5000m사이의 무수한 고갯길을 굽이굽이 오르내리며, 거침없는 급류속 험준협곡 사이의 절벽을 깍아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험준하고 길기로 유명하다.
고도와 지형에 따라 변화무쌍한 자연풍경, 고원의 황량함과 풍요로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으며 탐험의 스릴은 보너스로 제공되는 어드벤쳐 도로로서 동티벳 샹그릴라 지역의 다양한 여행요소와 더불어 이 곳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이다.
2000ｍ 아래 낭떠러지 협곡을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절벽길 비포장 도로를 통과해야 할때도 있고, 때론 산사태로 인해 무너진 길이 뚫리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4000ｍ가 넘는 산길을 올라야 하고, 심지어 힘겹게 오른 고갯길의 정취를 만끽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해발 2000~3000ｍ를 차로 내려가는 아찔한 경험도 할 수 있는 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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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곡속 차마고도 ⓒ 변훈석
최근 들어 이 곳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나누어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히말라야 조산운동이 만들어낸 끝도 없이 이어지는 험준 산맥과 협곡의 웅장한 풍경이 존재한다. 이 경이로운 풍경속은 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둘째. 이러한 고원지대의 지형적 고립이 가져온 티벳 불교 문화의 원시성과 고유성이 우리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셋째. 고원지대의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금과 차가 말에 의해 거래되던 차마고도가 험준협곡속으로 모세혈관 처럼 퍼져 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마방(??)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이 존재한다.
넷째. 여인국이라 불리던 동여국의 중심이였던 곳엔 여전히 여성중심 문화의 모계사회와, 동부 티벳(이전 티벳의 행정구역중 하나로 ‘캄‘이라 부름)의 풍부한 초원의 유목문화를 잘 보여주는 용맹하고 부유한 캉바(康巴)문화를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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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벳불교의 원시성과 고유성을 잘 볼 수 있다. 순례중인 티베산들 ⓒ 변훈석
척박한 환경속에 원시적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 개발의 바람이 험준협곡에 막혀 교통과 숙박같은 여행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하기에 더욱 매력적인 곳. 하늘과 맞닿을 듯한 설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지평선과 맞닿아 있는 푸른 초원엔 소와 양,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모든 것이 자연과 닮은 티벳 동부고원의 끝자락에 샹그릴라는 자리잡고 있다.
샹그릴라의 어원인 '마음속의 해와 달'을 찾아 두근거리는 마음을 앉고 함께 그 곳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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