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바란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않기

등록 2009.01.01 20:00수정 2009.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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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고 했거늘, 모임자리에 나가 보면 늘 조그만 것에 얼굴을 붉히고, 하찮은 일에 경황없어 하며 마음을 졸일 때가 많습니다. 조금 덜 가지고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채워지는 법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도 자꾸만 꼬장꼬장한 일에 쏠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이 많은 걸 보면 당초 큰 그릇으로 사는 게 어렵나 봅니다.


어제오늘 종일토록 문자메일이 날아듭니다. 세밑에, 신년에 걸쳐 서로 안부를 여쭙자는 조그만 성의표현입니다. 예전 같으면 직접 찾아뵙거나 일일이 편지로 문안 인사를 올려야 했음에도 요즘은 참 편한 세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취지는 좋으나, 별 성의 없이 문자하나 달랑 보내는 것은 차라리 아니함만 못한 것 같습니다. 뻔한 문구만 되풀이됩니다. 그렇잖아도 손전화기가 오래된 구닥다리여서 무차별적으로 날아드는 문자를 감당해내지 못합니다. 이내 용량을 비우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좋은 날 괜히 속상한 일 하나 늡니다. 

"2009년은 소의 힘찬 기운만큼이나 희망찬 일들이 가득하시고 건강하시길 소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웃음 가득한 한해 보내시기 바래요."
"2009년은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축년 한해에도 사업이 번창되어 신명나고 건강한 한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날, 황소걸음으로, 그대곁에 가고픈, 햇살한줌 거기로, 복 많이 지으시고, 사랑합니다."
"2009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감기조심하시구요.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지난 한해 도와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보람차고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금년은 선생님의 꿈이 모두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계획한 일 다 이루시기 바랍니다."
"부족한 저를 많이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항상 행복만 가득하게 빌게요."
"동무들! 건강하면서 행복하고 바쁜 중에도 여유 있는 2009년이면 좋겠습니다."
"근하신년, 사랑, 소망, 행복, 건강"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열심히 달려온 당신의 땀방울이 새해에 진흙속의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길 바랍니다."
"한 해 동안 신경 써 주심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년 더욱 건강하고 좋은 날 보내세요."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좋은 글 많이 생산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쌤, 좋은 꿈 꾸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건강한 웃음 많이 보여주세요."
"기축년 새해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끊임없이 답지하는 문제메일 중 순서대로 열여덟 꼭지만 챙겨본 내용입니다. 아마 누구에게나 날아들었을 법한 비슷한 내용일 겁니다. 그렇지만 찬찬히 챙겨보면 간혹 무척이나 신경을 써서 보낸 글들도 많습니다. 아무리 최신형 휴대폰이라 하더라도 실제 담아낼 수 있는 양은 그리 많지 않은 테지요. 그래서 그런지 전하고픈 내용들이 고만고만한 길입니다. 

사랑을 하려면 자기만의 섬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애써 챙긴다고 하지만, 무턱대고 보내는 사랑은 한없는 구속입니다. 사람을 늘 곁에 두고 살아야한다는 끈덕지기 같은 마음 때문에 즐겁기는커녕 되레 답답해집니다. 세상은 누구나 다 다른 생각가지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오직 자기한테만 잘해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치명적인 집착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옭아매는 일만큼 고약한 일이 도 있습니까. 단지 자기만의 행복만을 추구하려는 것은 올바른 사랑법이 아닙니다. 그런 사랑도 차라리 아니함만 못합니다. 사랑을 하려면 자기만의 섬을 만들지 않아야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랑하는 일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만큼 에너지가 생겨납니다. 삶의 의욕이 넘쳐납니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이 넓어집니다. 사물을 관조하는 안목이 부드러워집니다. 모든 게 감사하고 베풂이 커집니다. 생각이 너그러워집니다.

일전에 텔레비전을 보니까 세계 백세클럽 가입자들의 인터뷰가 진행 되더군요. 그런데 대담자들이 내놓은 장수의 비결은 그렇게 새롭거나 특이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장수비결을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는 것과, 욕심을 적게 갖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무병장수하는 것을 바랍니다.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문명이기들에 쉽게 붙잡히고, 잡다한 가공식품에 주저함이 없이 먹혀듭니다. 급기야 웰빙(Well-Being)을 테마로 하는 삶의 방식이 날개 돋친 듯 선풍을 일으켰고, 그러한 것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장수의 비결이 적게 먹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는 데 있다는데, 날마다 과식을 하는 것도 모자라 포식까지 해야만 마음이 느긋해지는 우리는, 그에 반해서 몸을 움직이거나 운동하는 데는 너무나 인색합니다. 스스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에 열중합니다. 그것도 막대한 돈을 물 쓰듯 펑펑 바치면서까지.

오래 살자고, 편하게 살자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떠한 것이든지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는 탐욕스런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물건뿐만 아니라 지위나 명예를 더 높이려고 바동대는 일도 마찬가집니다. 때문에 아름답게 오래 살려면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의 허황됨을 버릴 수 있어야합니다.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애틋한 정을 나누며 살고 있음에 감사할 줄 알아야합니다.

아름답게 오래 살려면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진정으로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매주 로또복권을 사서 일등 당첨되는 것으로 일확천금을 얻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까닭 없는 일에 목을 매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더 적게 갖고, 더 낮은 곳을 향하면 행복은 그만큼 크게 나타납니다. 행복한 삶은 언제나 자신의 생활 주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것은 크고 값진 것에 있다기보다는 차라리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에 있게 마련입니다. 가장 에너지를 많이 쏟는 곳에 있습니다. 애써 사랑하며 사는 데 있고,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데 있습니다.

이제 장수의 비결을 아시겠지요. 그 비결은 덜 성급하고, 덜 미워하고, 덜 욕심내며, 덜 망각하는 데 있습니다. 남의 거울만 보고 강박관념에 쫓겨 가는 것보다 느긋하게 자신의 거울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목표와 상충하지 않도록 여유를 갖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문제를 바르게 보고, 수 없는 삶의 모순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해집니다.

행복한 삶은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데 있습니다

인생길이 너무 쉬우면 진정한 성숙을 이룰 기회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인생은 전투라기보다는 춤에 더 가깝습니다. 그런 까닭에 무턱대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듯이 요란스러울 까닭이 없습니다. 좋게 생각하고, 욕심을 덜 가지며, 고통과 슬픔을 이겨내고, 성공과 환희, 삶과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더 사랑하고, 더 자비롭고, 더 겸손하며, 참고 견디는 힘이 생겨납니다. 아름다운 향기를 가지고 오래 사는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자기모순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삶의 흐름에 모든 삶의 뿌리를 두어야합니다.

새해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짬을 내어 숲 속의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윌든>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시민의 불복종>을 일독해 보세요. 넉넉한 깨우침이 있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보냅니다.
#비결 #욕심 #욕망 #무병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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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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