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정부? 과연 강만수 교체할까

'4대강 정비'로 경제살리기 가능할지 의문

등록 2009.01.02 15:31수정 2009.01.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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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경제성장율 7%를 장담하고 당선됐던 탓일까?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의식은 강했다. 새해 둘째날, 대통령이 나서서 "비상경제정부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 자체가 위기의식의 정도를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그런 인식 때문인지 이 대통령은 "국정쇄신도 단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물론 구체적 인적 쇄신 등은 언급하지 않아 여전히 궁금증을 낳고 있다.    

 

국회만 협조하면 경제살리기는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새해를 맞아 1월 2일 신정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새해를 맞아 1월 2일 신정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일단 이 대통령이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가장 중요한 국정방향으로 잡은 것에 토를 달 이유는 없겠다. "매일매일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1분 1초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심도 적절해 보인다.

 

이러한 방향과 태도는 올해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불가피한 대응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경제살리기가 건설족 부양에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은 심각하다. 이는 '녹색뉴딜정책'의 하나라는 '4대강 살리기'를 보는 그의 시각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를 통해 약 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같은 돈을 투자했을 때 제조업보다 두 배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와 '제조업'에서 각각 만들어지는 일자리의 질은 전혀 다르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망치소리가 멈춤과 동시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산업정책적 고려를 통한 제조업 육성이 질높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경제실정으로 고용의 안정성을 파괴해놓고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해 2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며 "이명박 정부의 고용대책은 시멘트 없이는 해결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이제 국회만 도와주면 국민 여러분의 여망인 경제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회적으로 경제살리기의 걸림돌로 국회, 특히 야당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여당에 신문·방송법 등 쟁점법안들의 연내 처리를 강하게 주문하는 바람에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루어진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신년연설 제일 앞쪽에 배치한 그의 발언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셈이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경제위기를 국회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오늘날 국회 파행을 빚어낸 원인은 청와대발 국회 무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청와대 연출, 한나라당 주연의 MB악법 날치기 시도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년연설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각각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환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사라졌다" "대한민국은 이제 외환위기 당시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처지도 아니다"라고 언급한 대목에 이르면 사실 그가 느끼는 위기의식이 일반 국민의 그것과 같은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경제 살린다는 MB, 강만수 등 경제팀 교체할까?

 

그런 가운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비상경제정부 체제에 걸맞는 국정쇄신도 계속 단행해 나가겠다"고 말한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이 발언은 연초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등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이와 관련 '국정쇄신'의 핵심인 연초 개각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의 교체가 이루어질지 최대 관심사다. 청와대 측은 지난해 연말까지 "내각 개편을 검토하거나 논의한 적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경제팀의 수장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으로부터 가장 강한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교체 여부가 경제살리기에 나선 대통령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경제실책을 초래한 경제팀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청와대 진용도 대폭 바꿔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여망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와대의 개편문제도 국정쇄신의 한축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대표적 사례가 집권 초기 이명박 정부를 흔들어놓았던 '촛불정국'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작은정부만 생각하고 국정홍보처를 없앴는데 나중에서야 정책의 성공이 홍보에 있다는 걸 깨달아 청와대에 홍보기획관실을 만들었다"며 "하지만 현재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의 역할이 중첩되어 있어 비서실 통폐합을 포함해 내부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청와대 개편과 관련된 내부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관계자는 "출범 1주년도 다가오니까 청와대도 내부평가를 했다"며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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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2 15:31 ⓒ 2009 OhmyNews
#이명박 #신년연설 #국정쇄신 #4대강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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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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