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년 동안 감춰져 있던 신비의 섬 '팔미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세워진 곳 인천 팔미도

등록 2009.02.02 10:05수정 2009.02.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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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고깃배 사이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와 함께 붉은 노을이 더욱더 빛을 발한다. ⓒ 조정숙


106년 동안 세상 사람들에게 미지의 세계 신비의 섬으로 기억되었던 작은 섬 팔미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세상과 손을 잡고 사람들과 깊은 포옹을 한다. 해발고도 58m의 산꼭대기 근처에 1903년 6월 1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대 불빛을 밝힌 팔미도 등대는 지난 100년간의 임무를 수행하고 인천시 지방문화재(제40호)로 지정되어 등대로서의 업무를 완수했다.

현재는 새로 지은 최첨단등대가 빛을 비추고 있다. 팔미도는 군사통제구역으로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었지만 2009년 1월 1일부터 일반인들도 입도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들어갈 수 있도록 뱃길을 열어 놓았다. 106년 만에 바닷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km 떨어진 팔미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설치되었던 곳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등대가 인천항을 드나드는 외항선을 안내했으며, 1950년 9월 15일 연합군이 이 등대를 장악하면서 인천상륙작전을 시작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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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한참 공사 중이다. 총길이 2만 1270m이며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고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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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교각 사이로 바다물살을 가르며 팔미도를 향해 배가 떠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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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도로 가는 배에서 펼쳐지는 아크로바틱 공연. 이 배에는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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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도는 모래톱에 의하여 연결된 두 섬이 마치 여덟팔자처럼 생겼다고 하여 팔미도(八尾島) 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조정숙


인천항에서 팔미도까지는 유람선을 타고 약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팔미도는 모래톱에 의하여 연결된 두 섬이 마치 여덟팔자처럼 생겼다고 하여 팔미도(八尾島) 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오랫동안 무인도였던 팔미도는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아 천해의 아름다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울창한 산림과 해안절벽, 백사장 등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팔미도를 106년 만에 개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신비의 섬을 찾아가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기상사정으로 몇 번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포근한 날씨가 봄을 알리는 주말 오후 드디어 팔미도를 향하는 유람선에 탈 수가 있었다.

힘겹게 신비의 섬을 방문하게 된 것을 아는 듯 갈매기가 끼륵끼륵 함께 따라오며 바닷길을 안내한다. 다양한 선상 공연이 잠깐 동안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넓고 푸른 바다는 언제나 똑같은 바다일 것 같지만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어부에게는 치열한 삶의 터전이 되고 텃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팔미도를 향해 가는 바다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한참 공사 중이다.


총길이 2만 1270m이며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고 한다. 주 탑의 높이는 63빌딩(249m)보다 약 10m 낮은 238.5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높게 솟아 있는 교각을 보니 웅장하기 그지없다. 과연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대교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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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수행한 임무를 마감한 등대와 최첨단 등대가 나란히 바라보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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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도 등대 100주년 기념 상징인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천년의 광장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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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동안 팔미도에서 뱃길을 안내했던 등대가 이제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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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는 산책로. 바다 바람이 상쾌하다. ⓒ 조정숙


드디어 신비의 섬 팔미도에 첫발을 딛게 되었다. 자연의 숨소리와 파도소리가 나지막하게, 때론 거세게 몰아치는 억 겹의 시간을 지나 세월의 이러저러한 사연과 흔적들을 보듬었을 팔미도 등대가 외로이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바다 길잡이었던 팔미도 등대, 바다를 항해하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 길잡이가 되었던 신비의 섬 팔미도가 오랫동안 세상사와 떨어져 때 묻지 않은 보드라운 속살을 보여주기 위해 완벽한 채비를 갖추고 기다린다.

바람과 벗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신비의 섬이 올곧은 자태를 수줍게 드러낸다. 오랜 세월동안 무채색이었던 신비의 섬 팔미도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미지의 세계를 향한 희망과 꿈을 안고 찾아오는 이들을 넓은 가슴을 활짝 열고 안아준다. 이곳은 군사보호지역이어서 안내자를 따라 섬을 돌아보아야 한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천년의 광장이 나온다. 광장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세찬 파도에 부딪혀 멍든 푸르디푸른 색깔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한참을 바라보도록 유혹을 한다. 100년 동안 바다를 지켜온 등대를 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다는 '해군팔미교회'가 나온다. 1960년대에 등대 사무실로 사용했던 이곳에 해군들을 위해 군인교회를 지었다고 한다.

100년 동안 임무를 마감한 등대와 최첨단 등대가 나란히 바라보고 있다. 팔미도에서 등탑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장소인 홍보관 4층은 하늘정원전망대로 수평선 위로는 하늘이, 아래로는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홍보관을 들러 산책로를 걸으며 내려오는 길에 해안 산지에서 자란다는 소사나무군락지가 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팔미도에는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없다. 주의해야할 점은 군사보호구역에는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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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도를 보고 돌아오는 길. 바다에는 고깃배, 하늘에는 비행기, 산 위에는 붉은 노을이 있다. ⓒ 조정숙


50여분동안 섬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바다에는 삶의 애환들이 서려있는 고깃배와 화물배, 백령도를 오가는 쾌속선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간다. 하루 동안 삶의 현장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냈을 그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기위해 뉘엿뉘엿 해가 진다. 붉은 노을 사이로 한척의 배가 포말을 일으키며 느린 속도로 지나간다. 하늘에는 비행기와 바람을 가르며 나는 갈매기가 깊은 숨을 들이키며 나와함께 한다.
#팔미도등대 #노을 #인천대교 #이크로바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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