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6억대 '김앤장 고문료' 대가는?

월 5천만원 'A급' 대우... "김앤장에서 어떤 역할했기에"

등록 2009.02.03 21:13수정 2009.02.03 21:13
0
원고료로 응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권우성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권우성

오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법률사무소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고문료'가 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총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매달 5000만원의 거액 고문료를 받아온 것.

 

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됐던 윤 후보자는 지난 2007년 8월 금융감독위원장에서 물러나 지난해 1월부터 기획재정부장관으로 내정되기 직전까지 김앤장 고문으로 일해왔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대략 9000만원대의 연봉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김앤장 고문료는 그보다 6배 이상이나 높은 셈이다. 이는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황재성 김앤장 고문이 받은 6억 9000만원(2005년)에 육박하는 규모다.

 

김앤장에서 'A급' 대우... 한덕수·한승수도 수억원씩 받아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로 내정되기 전까지 김앤장 고문으로 일했던 한승수 현 총리도 4억∼6억원대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월 주미대사로 내정된 한덕수 전 총리는 지난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8개월간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1억5000여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억2500만원 수준이다.

 

이런 사실을 헤아릴 때 윤 후보자는 김앤장으로부터 'A급' 대우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후보자가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소득세 등으로 납부한 세금은 총 1억 8667만원에 이른다.

 

"김앤장이 관리차원으로 거액의 고문료를 투자한 것"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저자인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집행위원장은 "윤증현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 금산분리 완화, 생명보험사 상장 등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와 코드가 맞다"며 "김앤장이 윤 후보자에게 투자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장 위원장은 "윤 후보자가 한덕수 전 총리보다 금융관련 분야에서 더 쓰임새가 있었거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계속 하마평에 오르내리니까 관리차원에서 거액의 고문료를 준 것"이라며 "어떤 역할을 해서 거액의 고문료를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월 5000만원 받고 그냥 있을 수 있겠나, 금융관련 인사들을 만나는 등 밥값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마디로 로비스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막대한 고문료를 받고 다시 현직에 갔을 때 관련부처가 김앤장에 불리한 제도나 정책을 만들 수 있겠냐"라며 "관료들이 김앤장이 추구하는 입법활동이나 정부상대 소송 등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산 21억여원 신고... 경남 함안군 땅 농지법 위반 의혹

 

한편 윤 후보자는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8억 8000만원), 예금(3억 7225만원), 경남 함안군 전답(7057만원), 배우자 골프 회원권(8350만원) 등을 포함 21억 716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3일자 <경향신문>은 윤 내정자가 경남 함안군 전답 취득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남 함안군 논 4필지는 토지등기부상 1985년 선친으로부터 산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 내정자가 농지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당시 그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농지로부터 4km 이내에 6개월 이상 살아야만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 내정자측은 "매매가 아니라 상속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90년부터 18년 지나도록 서류상 오류를 고치지 않는 점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는다.

#윤증현 #김앤장 #고문료 #기획재정부장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딸이 바꿔 놓은 우리 가족의 운명... 이보다 좋을 수 없다
  2. 2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헌법 84조' 띄운 한동훈, 오판했다
  5. 5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