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여? 내 눈에 넌 안보이는 놈이여...

자살, 누구라도 한번은 생각 안 해봤을까

등록 2009.03.12 19:03수정 2009.03.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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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수치는 모른다.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살율도 무지 높다는 정도는 알고있다. 지금도 막 인터넷 기사를 보다니 트로트가수 어느분이 과다한 채무로 인해 자살을 했단다. 며칠전에는 한창 잘나가는 TV프로의 여자 연예인이 자살 했었다. 물론 이순간에도 기사에 는 나오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의 자살소식도 적지 않아 있을 것이다.

 

오후부터 내린다던 예보가 맞으려라 창밖의 하늘이 우중충하다. 평상시에는 잘 피우지 않던 담배생각이 간절하다. 서랍 저 구석 언제적꺼였나 한모금 깊게 빨아보니 상처난 곳에 소금을 뿌린듯 혀바닥이 따갑고 쓰리다. 죽음...하늘의 뜻에 따라 내 생을 마감하든 어쩔수 없는 이유로 자살을 하든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를,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20년 잘다니던 회사를 퇴직하면서 남모른 방황과 우울증으로 인해 사실 나역시 "까짓것 죽으면 그만이지" 자학도 해보았다. 핸들만 '확' 꺽어 버리면 김포대교  열두번은 더 뛰어 들었을 것이다. 퇴직금이야 중간정산하여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희망퇴직금 조차도 이리저리 삼베바지 방귀새 나가듯 없어졌다. 그러나 대출금 이자날만큼은 조상제사날처럼 어김없이 잘도 온다. 미치 버리겠네라는 소리가 쓴물처럼 꾹꾹 올라오던 5년전이였다.

 

노름을 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람을 피워 아줌마 치마 밑에 불당을 차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답답한 마음에 도사(?)님을 찾았다. 지난 과거야 도사보다 내가 더 잘알지만 앞으로 일이 궁굼해서 갔건만 이 양반 말은 안하고 내 면상만 귀가 막히다는듯 쳐다본다. 띁어 먹을것도 없는 내 얼굴 뭐그리 유심히 보시냐 물었더니,

 

"너 누구여?"

"뭔 말씀인지?"

"아니 니가 누구냐니까"

 

이런 된장, 니가 누구라니 없는 복채 5만원 내놓고 개 풀 띁어먹는 질문을 다듣는다. 내가 나지 니가 누구냐는 소리는 뭔 견소리냐 이거였다. 에이~ 괜히 왔네 싶어 일어 나려는데 이양반이 또 선답하듯 이런다.

 

"내 눈에 니가 안보여..."

 

아니 그럼 이 인간이 봉사였나. 봉사면 점말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하든지 왠 생눈 뜨고 봉사행세를 하고 자빠졌지... 말인즉 이렇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내 사주를 보니 나라는 인간형상이 안보인다나 뭐래라. 그게 무슨 소리냐 알아듣게 말씀을 하시랬더니, 그때 내가 죽었단다. 그런데 죽은놈이 지 앞에 앉아서 뭐먹고 살꺼나 눈을 꺼벅꺼벅 거리고 있으니 귀신이 곡 할 일 아니냐며 또 쳐다본다.

 

"희안하네...죽은놈이 여기 있으니..."

 

그랬다. 그랬을 지도 모른다. 김포대교로 핸들 틀기전에 그때 이미 난 소나무에 새끼줄을 몇번 걸었을 것이다. 새끼줄에 목을 매면 얼마만한 고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의 고통이 영원한 안식을 줄것도 같았고 숨이 멈추면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것들 또한 멈추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고 힘들어 하지 않겠지 도리어 그들을 걱정하는 모순속에 빠져 들기도 했다.

 

난 지금 살아 있다. 저간의 사정까지야 다 말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만은 내 목숨이 나혼자인 것만은 아니기에 난 아직 살아 있으며 앞으로도 "자살"이라는 선택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죽음 앞에 오죽하면 그랬을까 안타까워들 하신다. 혹여 내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떠난후 안타까워 말고 미리 찾아보고 미리 보다듬어 주자. 또한 지금 "자살"이라는 선택 앞에 서있는 분이 있다면 다시한번 생각해 보자.

 

자살이라는 죽음이 정녕 나 자신을 구원하고 용서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인지를...고통속의 삶조차도 이겨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자신만큼은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이순간 난 너무나 경멸스럽다.

2009.03.12 19:03 ⓒ 2009 OhmyNews
#그냥얼떨결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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