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분담, 말은 '동참' 실천은 '글쎄'

등록 2009.03.17 19:11수정 2009.03.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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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직사회의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지방의회에서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양산시의회는 이러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양산시공무원노조는 22여억원의 성과금 가운데 4억원을 반납, 서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 분담 대열에 나섰다. 양산시 역시 소모성 예산과 경상비를 줄이고 이를 사회적 일자리 창출, 경기 부양 등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추경예산을 편성, 양산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직사회의 분위기와 달리 양산시의회는 동참 방안에 대한 논의조차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울산광역시의회는 월정수당 일부를 반납해 지역 결식아동 급식비에 지원키로 결의했으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모색하기 위한 '지역경제 살리기 현장방문 의정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경북 울진군의회 역시 2009년 당초예산을 심의하면서 군의원들의 해외 연수비, 관용차 구입비, 의장·부의장 업무추진비 등을 삭감,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전환해 정부로부터 일자리 나누기 우수지자체로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도 경기 시흥시의회, 경북 울릉군의회, 서울 종로구의회 등 역시 고통 분담을 위해 해외연수비, 업무추진비 등을 반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공무원에 국한되던 고통 분담 분위기가 지방의회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양산시의회는 당초예산 편성 과정에서 낭비성 예산 논란을 겪었던 20개 시·군 체육대회 사업비 1천만원조차 삭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정재환 시의회 의장이 지난 10일 양산시가 개최한 비상경제대책 간담회에 참석, 민간사회단체의 행사성 경비나 보조금을 줄여 일자리 창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과도 다른 입장이다.

 

일부 동료 의원조차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는 체육대회 개최에 대해 정재환 의장은 "이미 대회 진행을 경남 시·군 의장단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체육대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추경에서도 의회사무국 공무원들에게 해당되는 경상비만 일부 삭감되었을 뿐 의원들이 사용하는 각종 경상비는 대부분 변동이 없다. 특히 다른 지방의회에서 삭감을 결의한 업무추진비, 해외연수비 등은 추경예산 삭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

 

양산시의회는 올해 당초예산에 의정운영공통업무추진비 7천440만원, 기관운영업무추진비 7천227만원(의장 2천772만원, 부의장 1천380만원, 상임위원장 2천700만원, 예결위원장 375만원), 해외연수비 3천224만원을 반영해 놓고 있다.

 

한편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정 의장은 "아직 의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의회에서 논의를 시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앞으로 양산시의회의 경제 위기 극복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이루어질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17 19:1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양산 #의회 #경제위기 #고통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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