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자 오숙희 "홍준표 정도 인식으로 여성문제 해결 못 해"

등록 2009.03.25 15:46수정 2009.03.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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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여성학자인 오숙희씨가 25일 ,런트 고 장자연씨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와 관련, "이번 사건은 보다 근본적으로 자본과 인권과 여성의 세 가지 고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평화방송 시사 프로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오숙희씨는 "이 사건을 연예계 내부의 먹이사슬 차원의 문제라든지 상류층 비리 스캔들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오숙희씨는 "자본의 속성과 연예산업의 건강하지 못한 천박한 문화 이 두 가지 속에서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지고 살아내려 했던 여성이 결국은 이 두 가지 구조 속에서 인권 침해를 당하고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혼 무렵의 고 최진실씨를 직접 상담하기도 했던 오숙희씨는 "여배우들이 직업병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과 언론들이 이런 사건을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 (장자연씨와 최진실씨 사건의) 공통점"이라며 우리 언론의 병주고 약주기식 이중성을 질타했다.

그는 " 방송사라는게 드라마등 연예산업과 연루가 되어있다. 뉴스에서는 연예산업 문제에 대해 비판하지만 사실은 그게 자기네 방송사 내부의 문제이기도 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완전히 분리된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 신문도 마찬가지인데, 스포츠 신문을 통해선 굉장히 저급한 연예 대중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정론지라고 하는 일간신문에서는 점잖게 그런 것을 탓하고 있다"며 "언론의 이중성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오숙희씨는 특히, 이명박 정부 하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나 정치적 영향력 변화에 대해 "여성부도 축소되고 인권위도 축소될 전망"이라며 " 급전직하됐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어디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죽어가게 될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오숙희씨는 우리 정치권의 낮은 여성 인권의식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했다.

그는 " 어제 홍준표 원내대표가 인터뷰한 내용을 얼핏 인터넷에서 봤더니 '장자연 리스트 와 박연차 리스트는 상류층의 비리스캔들이다' 이렇게 표현했던데 이런 정도의 문제의식을 갖고는 한국의 여성 문제 해결 못 한다. 좀 더 깊이 있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력 여성 정치인인 박근혜 전 대표가 장자연씨 죽음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저는 그 분을 잘 알지 못하는데 지금까지 그 분의 행보를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보다는 관망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그 분에 대해선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숙희씨는 "이번 장자연씨 사건은 여성과 노동의 문제로 봐야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결국 노동문제로 접근하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홍준표 #오숙희 #장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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