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회의 활동 1년... "광우병 위험은 현재 진행형"

6일 기독교회관 '1년맞이 대표자회의'열려... '집회시위 자유 촉구' 긴급성명도

등록 2009.05.06 20:27수정 2009.05.06 20:27
0
원고료로 응원
a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촛불운동 1년, 광우병 위험 국민대책회의 활동 1년 맞이' 대표자회의와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 대표자들 모습. ⓒ 오마이뉴스 전관석


지난해 4월 17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쇠고기 협상이 전격 타결되자 5월 2일 청계광장에서 중고등학생들 중심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첫 촛불이 타올랐다. 5월 4일 한나라당이 "촛불집회는 반미 반정부 세력"이라고 비난했고, 7일에는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촛불집회 중고등학생들 참여에는 전교조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촛불'을 막아낼 순 없었다.

결국 5월 8일, 1700여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모여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전면수입반대국민대책회의'(광우병대책회의)가 탄생했고 이튿날인 9일부터는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전국 각지로 확산됐다. 서울시교육청 지시로 교사들이 학생을 단속하러 청계광장 근처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15일 전주에서는 수업중인 고등학생이 경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는 사건도 일어났지만 촛불은 이미 멀리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1년 후인 5월 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5가 기독교회관 2층에서는 '광우병대책회의' 참가단체 관계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촛불 1년, 광우병 대책회의 활동 1년 맞이' 대표자회의와 기자회견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촛불탄압'은 계속돼,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바로 한 시간 전인 낮 1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경찰 강제진압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곳으로 왔다.

박원석 상황실장 등 '촛불 배후'라며 구속됐던 이들과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등 지난해 각종 토론회에서 활약했던 이들도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 국민과 한 약속 지키지 않았다"

대책회의는 지난 1년을 돌아본 자료집을 냈는데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체포, 구속, 불구속 등 이명박 정권의 '촛불' 탄압상황이다. 2008년 12월까지 체포된 사람만 1600여 명, 이중 71명이 구속됐고 13명이 아직 수감중이다. 620여 명이 약식 기소됐으며 대부분 벌금 200만 원 안팎의 기소를 당했다.


촛불집회와 관련 광우병 대책회의가 당한 인적 물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소송 및 변상금은 모두 42억 5420만원이다.

a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이 6일 열린 '광우병대책회의 활동 1년 맞이'기자회견에 참석해 "광우병 위험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촛불 이후 1년, 한국의 광우병 위험 예방정책 평가'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 사항 가운데 두 가지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첫째, "일본, 대만 등도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맞춰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완화할 것이며 한국 수입조건이 이들 국가들의 쇠고기 협상결과와 비교해 형평성 차이가 있을 경우 재협상도 할 수 있다"는 지난해 정부 입장에 대한 반박이다.

자문위원들은 "미국 주요 쇠고기 수입국 중에서 수입조건을 완화한 국가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여전히 20개월 미만만 수입하고 있으며 대만 및 홍콩 역시 3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와 모든 연령에서 SRM 제거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명박 정부가 공언하던 미국의 강화된 사료규제 조치가 올해 4월 또 다시 이행이 연기됐다는 것이다. 대책회의는 "이는 지난해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시점을 미국이 실제 사료 규제 조치를 이행하는 때가 아닌, 단지 계획을 공포한 시점(2008년 4월)으로 협상한 것이 얼마나 졸속이었는지 확실히 증명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미국 작업장 현장점검 실패... 한국 검역기능 무력화

자문위원회는 "미국 작업장 현장 점검에서 한국 검역당국이 미 작업장들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한국 수출금지 프로그램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데 실패했으며, 사실상 한국정부의 검역기능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하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4일 라디오 주례연설은 통해 발표한 "다우너 소에 대한 도축과 유통 전면금지 선언"내용도 소개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캐나다가 한국을 WTO에 제소한 원인은 한미 쇠고기 졸속협상 때문"이라면서 "캐나다 정부의 주권침해와 내정간섭에 맞서 검역주권과 가축전염병예방법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WTO 분쟁패널까지 가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참석자들은 '미친교육', 의료민영화, 방송장악, 4대강 정비사업, 공공부문 구조조정, 한미 FTA, 민주주의 후퇴 등에 반대하는 의제발표를 했다. 대책회의는 활동 1년에 즈음한 특별성명과 함께 '집회-시위의 자유 말살 조치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함께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광우병 위험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온 국민의 눈물겨운 노력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의 기만과 무능력, 무책임에 의해 광우병 위험은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국민들 마음속에 흐르는 평화와 저항의 촛불,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촛불은 언제 어디서나 타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촛불은 권력을 악용하는 자들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의 총체적 역주행에 맞선 타협없는 투쟁이다. 동시에 내 안의 관성과 우리 안의 구태를 벗고 시민사회운동 내부의 혁신을 촉구하는 치열한 계기였다. 그리고 촛불은, 미래를 향한 준비다!"

a

6일 오후 1시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활동 1년맞이 기자회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특별성명을 읽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민생희망, 민주·인권, 한반도 평화를 향해 오늘도 촛불은 타 오른다
촛불운동 1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활동 1년에 즈음한 특별 성명
2008년 4월,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 위험 때문에 다른 나라는 수입을 금지하는 뼈, 내장, 30개월 이상 쇠고기 등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 물질을 무제한 전면 개방하는 '묻지마 협상'에 합의하고도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게 하는 것"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조롱하였다. 이에 그 전부터 '어린지 정권' '강부자 정권' '미친 교육 정권'에 실망해오던 국민들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장해야할 정부가, 미국과 미 쇠고기 업자들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을 보며, 불안과 분노의 촛불을 높이 들게 됐다. 그것이 바로 국민주권, 다중지성, 참여민주주의와 직접행동 민주주의의 신화를 만들어낸 2008년의 촛불운동의 시작이다.

이명박 정권은 평화적인 촛불문화제에 물대포를 쏘고, 방패를 휘두르고, 여학생의 머리를 군화로 짓밟는 '불법적 경찰폭력'을 자행함으로써 타오르는 촛불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하여 열여섯 떨리는 소녀가 지펴 올린 촛불은 10만이 되고, 100만이 되고, 마침내 온 국민의 가슴 속에서 뜨겁고도 환하게 타올랐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서울의 한 가운데를 육중한 컨테이너로 단호히 갈라서 반 소통의 '명박산성'을 쌓고 그 너머 외로운 섬에 깊숙이 스스로를 갇힌 채로 만들어, 온 국민과 확고하게 단절되었다.

기만적인 추가협상과 광기어린 폭력으로 촛불을 누른 이명박 정권은, 수천여명을 체포하여 그 중 1.000여 명을 넘게 기소하고, 100여명 가까이를 구속하면서 집요하게 촛불운동에 대한 보복을 진행했다. 글을 올리고 문자를 주고받은 이유로 고등학생이 강제 연행되었으며, 아이의 건강을 염려하여 민주주의에 동참한 이유로 유모차 어머니들이 경찰서에 끌려갔다. 젊은 여성들은 유치장에서 강제로 속옷이 벗겨졌으며, 미네르바는 철창에 갇혔고, 현직 기자도 구속되는 수난을 당해야 했다.

방송사 책임자들은 강제로 자리에서 내몰렸으며 국민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한 이유로 진실 보도에 앞장선 방송 작가와 피디들은 연거푸 체포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소통하고 창조할 수 없다. 이제 언론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말을 할 수 없다. 이제 판사들은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할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더욱 강화하고, 끝없이 유지하기 위한 이른바 MB악법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근현대사 100년을 통하여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참혹하게 짓밟히는 그 아래에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통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경제를 불태운 화인은 간단하다. 99% 서민의 일자리와 수입이 한계 이하까지 추락하여 소비축소, 투자위축, 경기침체의 악순환에 갇힌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태어나고 번창한 영국과 미국에서 조차 연봉 3억 이상에게 대폭 증세하고, 서민들을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99% 서민의 일자리와 수입을 보장해야 경제가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정반대로 "99%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1% 부자에게 몰아주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 정책으로 중소기업과 일반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2012년까지 무려 100조에 달하는 부자감세를 강행하면서, 삽질예산을 매우 늘려 재벌에게 국민 혈세를 마구 퍼주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1% 특권층-부자 편향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는 더욱 가라앉고 서민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야 말 것이다. 일자리를 지키고, 나누고, 만들어가도 모자랄 판에 경제위기를 틈타 해고의 광풍이 몰려오고 있고, 비정규직의 기간연장과 최저임금 삭감, 한미FTA 비준, 농업 보조금 철폐, 금산분리 완화 등의 반 민생정책,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정책들을 강행하고 있다. 또 마스크 첫벌법, 인터넷이용자처벌법 등 온갖 반민주 악법들도 지금 몰려오고 있다. 이로서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민생은 엉망이 되는 시대를 힘겹게 살게 됐다.

민주, 민생과 더불어 평화와 통일의 꿈도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그 이행을 철저히 거부함으로써 "남북 간의 모든 정치군사적 합의를 무효로 한다." "전쟁직전의 엄중한 사태를 선포한다."는 북측의 대답을 들어야 했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전쟁 직후로 돌아갔다. 남북 간의 모든 소통수단은 말끔히 단절되었으며 사소한 충돌도 전쟁으로 확대되는 길이 화끈하게 열렸다. 이산가족은 슬픈 여생을 한탄하고 있으며, 개성공단은 생사의 기로에서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PSI전면참여를 유혹하는 안팎의 수구, 전쟁세력에게 여전히 경도되어 위험천만한 대결정책을 억척스럽게 고집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온 국민의 눈물겨운 노력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의 기만과 무능력, 무책임에 의해 광우병 위험은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다. 일본, 대만, 홍콩 등이 우리와 같은 조건의 협상을 조만간 미국과 맺지 않는다면 우리도 재협상을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일본이 여전히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허용하고, 대만, 홍콩 등도 뼈, 내장 등 광우병위험물질을 계속 수입금지하는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가 그토록 공언한 미국 현지 도축시설 점검은 지난 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이 협상의 조건으로 올 4월까지 실시하기로 공약한 '강화된 사료조치'를 위반했는데도 정부는 대응책은커녕 항의조차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캐나다가 한미쇠고기 협상을 근거로 똑같은 조건을 강압해도, 미국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마저 공개적으로 강요해도 정부는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던 '한반도대운하'는 15조에 이르는 국민혈세를 갉아먹고 아름다운 환경을 파괴하는 '녹슨 삽질'을 이미 시작했으며, 또 다른 괴담이라던 의료민영화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식 발표만 남긴 채 사실상 추진되고 있으며, "돈 많은 순서대로 좋은 대학 가는 교육"은 영어몰입 교육,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학입시의 완전 자율화, 일제고사, 사교육비 폭증 정책, 초고액등록금 방조 정책 등을 통해 전면적으로 강행되고 있다.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주요 공공서비스와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기업 선진화'로 이름만 바꾼 후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폭압은 촛불을 잠시 누를 수 있을 뿐, 꺼지지 않았다. 국민들 마음속에 흐르는 평화와 저항의 촛불,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촛불을 언제, 어디서나 타오르고 있다. 지역에서, 부문에서, 기층에서 타오르는 촛불, 그리고 촛불과 같은 염원이불이 마침내 폭발하는 순간, 위대한 국민촛불은 평화를 통하여 정권의 기만과 폭력을 제압할 것이다.

촛불은 권력을 악용하는 자들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의 총체적 역주행에 맞선 타협 없는 투쟁이다. 동시에, 내 안의 관성과 우리 안의 구태를 벗고, 시민사회운동 내부의 혁신과 활성화할 것을 촉구하는 치열한 계기였다. 그리고 촛불은 미래를 향한 준비다. 남녀노소, 직업과 지역, 사상과 정견을 넘어 사람이 가장 귀한 것이고, 공동체가 가장 아름다운 것이며, 연대와 소통이야말로 사람과 공동체를 지키고 가꾸는 무기라는 것, 이 모든 것을 모아 사회와 국가를 새롭게 단장하여 민생과 민주, 평화로 나아가자는 각성과 공유와 축제의 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우리들 가슴에서 타는 촛불을 꺼내 역사와 민족 앞에 자랑스럽게 들어 올리며, 새로운 전진을 다짐한다.

2009년 5월 6일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전면수입반대국민대책회의/민생민주국민회의(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광우병 #민생민주국민회의 #촛불1주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5. 5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