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양귀비가 '촛불'을 닮았네

영산강변 나주 다야뜰 10만평에 꽃양귀비 활짝

등록 2009.06.03 10:13수정 2009.06.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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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양귀비 하나하나가 '촛불' 같다. 꽃 무리가 흡사 '촛불의 바다' 같다. 타오르는 불길 같기도 하다. ⓒ 이돈삼


'서민대통령'으로 우리들 가슴 속에 각인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하얀 국화와 노란 장미가 전국을 뒤덮었다. 민초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촛불도 다시 밝혀졌다. 님을 떠나보낸 지금, 우리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인물을 떠올려본다. 그들을 통해 힘겨운 오늘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지혜를 얻기 위해서 남도땅 나주로 가본다.

나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추진했던 지역 균형발전의 의지가 담긴 혁신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곳이다. 이와 상관은 없지만 고구려의 시조가 된 주몽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들이 외침을 당하거나 나라가 어지러운 시기를 어떤 지혜를 짜서 극복해 나갔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곳이다. 영산강변에는 또 수많은 촛불처럼, 수만 송이의 꽃양귀비가 활짝 피어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어 삶의 열정까지 얻을 수 있다.


역사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나주영상테마파크로 먼저 가본다. 최근 다시 개장한 이 테마파크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역사성과 현재성이 적절히 섞인 곳이기 때문이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역사 속 인물이지만 드라마를 통해 우리와 친숙해진 인물. 게다가 드라마에 등장했던 다양한 인물상과 시대상이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점은 우리가 역사에 길을 묻는 또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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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나주영상테마파크. 실내세트장까지도 갖추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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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내려다 본 다야뜰. 그 옆으로 영산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 이돈삼


역사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없는 욕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상도 나온다. 주몽과 함께 했던 마리와 협보, 오이가 전자에 속한다면, 금와왕과 대소는 후자의 부류에 속할 것이다. 또 지나치게 권력에 집착하거나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남을 짓밟는 모습도 존재한다. 역사 속의 여러 인물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나주영상테마파크다.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송일국, 한혜진, 오윤아 등 주연배우의 핸드 프린팅과 사진을 전시한 '스타거리'도 볼거리다. 누각과 망루도 새로 세워 웅장함을 더한다. 동부여궁 지하엔 실내세트장도 설치됐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테마파크를 돌아보며 또 영산강 줄기를 내려다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상테마파크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은 신녀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신단과 성곽 곳곳에 세워진 성루다. 이곳에 서면 탁 트인 시야가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또 굽이굽이 영산강 물줄기가 길게 이어지는데 그 물길에 오늘의 모든 근심을 풀어놓을 수도 있다. 영산강 물길을 가르는 황포돛배와 다야뜰의 풍광도 수려하다. 다야뜰은 영산강이 오랜 세월동안 퇴적층을 형성하면서 이뤄진 곳으로 면적이 33만여㎡(10만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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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다야뜰에 활짝 핀 꽃양귀비. 화려한 붉은 색에 눈이 부실 정도다. 색깔도 모양도 볼수록 요염하게 생겼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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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양귀비. 요염하게 생긴 미인 같다. 말 그대로 절세가인이 따로 없다. ⓒ 이돈삼


그 다야뜰엔 지금 꽃양귀비가 활짝 피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꽃축제도 열리고 있다. 양귀비는 본디 마약성분인 아편을 추출하는 식물. 익지 않은 열매에 상처를 내 받은 유즙을 건조한 것이 마약. 아헨양귀비, 목단양귀비 두 품종에서 아편을 추출한다. 하여 이 품종을 재배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꽃양귀비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의 자태를 보기 위해 화초로 길러지는 식물. 꽃이 서러워 보이지만 사랑과 소망을 이뤄주고 위로와 위안을 주는 꽃이다. 양귀비는 당나라 최고의 미인이었던 양귀비에 버금갈 만큼 아름다운 꽃이라 해서 이름 붙은 꽃이다. 당 현종의 왕비였던 양귀비가 얼마나 예뻤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지만 이곳에 핀 꽃양귀비의 화사함은 절세가인(絶世佳人)을 닮았다.

붉은 색이 화려하고 고고하고 또 눈이 부실 정도다. 색깔도 다양하고 모양도 요염하게 생겼다. 꽃 중의 꽃이다. 봄햇살을 받은 꽃양귀비들이 영산강 실바람에 군무를 할 때면 마치 아찔한 유혹의 몸짓 같다. 여기에는 꽃양귀비 뿐 아니라 순백의 안개꽃, 주홍색 금영화, 보라색 수레국화, 노란색 영채 등도 섞여 형형색색으로 피어 환상적인 아름다움 뽐낸다.

꽃양귀비축제는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꽃마차와 꽃달구지 타기, 승마무예, 승마체험, 말 먹이주기, 국궁체험 그리고 서바이벌, 오리보트, 사륜오토바이, 열기구 타기 등 색다른 체험꺼리가 푸짐하다. 아이들의 놀이공간도 따로 만들어져 있다. 영상테마파크에선 스릴 넘치는 몽골리안 마상쇼도 볼 수 있다. 다야뜰 입구에서 영산나루까지 운항하는 황포돛배를 타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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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따라 흐르는 황포돛배. 전라남도가 관광선으로 만든 황포돛배는 꽃양귀비가 활짝 핀 다야뜰 입구에서 영산나루까지 왕복 운항한다. ⓒ 이돈삼


나주엔 이밖에 가볼만한 곳도 많다. 백제의 영산강 유역 진출 이전에 자리 잡고 있던 토착 마한세력자의 무덤인 반남고분군이 반남면에 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 사이의 로맨스가 배어 있는 완사천은 나주시청 앞에 있다.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돌로 쌓은 성인 '남고문'과 나주목의 객사건물인 '금성관', 조선시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인 '나주목사 내아' 등은 나주시내에 있다. 특히 목사내아는 최근 관광객들의 숙박시설로 개방됐다.

다시면 회진리에 가면 천연염색문화관이 있다. 여기서 쪽과 치자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 체험해볼 수 있다. 산포면에 있는 전남산림환경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아름답다. 다도면에 고찰 불회사도 좋다. 산사다움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와 수백 년 된 비자나무 숲이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돼 있다.

먹을거리도 푸짐하다. 영산포에 가면 홍어거리가 있다. 여기에선 홍어무침, 홍어전, 홍어튀김, 홍어삼합, 보리애국으로 이뤄진 홍어 코스 요리도 맛볼 수 있다. 금성관 앞 곰탕거리에 가면 국물 맛이 담백하고 진한 곰탕 맛을 볼 수 있다. 역사 속 인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는 나주영상테마파크와 꽃양귀비가 활짝 핀 다야뜰, 황포돛배 떠다니는 영산강.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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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햇살을 받은 꽃양귀비가 영산강 실바람에 군무를 한다. 아찔한 유혹의 몸짓이다. 꽃양귀비 사이에 피어난 것은 순백의 안개꽃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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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끼고 있는 다야뜰에 붉은 색의 꽃양귀가 활짝 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내려다 본 다야뜰 풍경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나주영상테마파크(다야뜰)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광산 나들목-나주-영산포-공산-나주영상테마파크
○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함평사거리-다시-나주영상테마파크
○ 문의 - 나주영상테마파크(☎ 061-335-7008)


덧붙이는 글 ☞ 나주영상테마파크(다야뜰)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광산 나들목-나주-영산포-공산-나주영상테마파크
○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함평사거리-다시-나주영상테마파크
○ 문의 - 나주영상테마파크(☎ 061-335-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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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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