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유학생' 아들, 20억 주식대금 어디서 났나

호재성 공시 앞두고 OCI 주식 대량 매입... 민주당 "철저 조사" 요구

등록 2009.07.20 21:16수정 2009.07.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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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자료사진) ⓒ 남소연

한승수 국무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대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겨레21>에 따르면,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7년 12월 12일 OCI(옛 동양제철화학) 주식 3500주(주당 28만4514원, 9억9570만9000원)와 3490주(주당 28만4703원, 9억9361만3470원)를 각각 취득했다. 부부가 합쳐 20억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OCI는 이날 이사회에서 폴리실리콘을 미래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며 7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조설비 투자를 결의하고, 장 마감 뒤 이를 공시했다. 호재성 공시가 나오기 직전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한 총리의 며느리(30)는 이수영 OCI 회장의 조카다. 따라서 얼마든지 기업 내부정보를 얻을 만한 '특별관계자' 위치에 있다.

'유학생-무직' 아들 부부, 20억원 어디서 났나

<한겨레21>은 한 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샀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총리 아들 부부의 주식매입 대금 출처가 어디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는데, 한 총리 아들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 재학중이고 며느리는 무직이다. 두 사람 모두 2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동원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난 2008년 2월 인사청문회에서 한 총리는 아들이 서울 용산구 원효로 주변 12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돈을 빌려서 집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5년 12월 대출 받아서 12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던 아들 부부가 어떻게 20억원의 주식 매입대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 당시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4년 10월 혼인 이후 분가해 독립된 생계를 유지해 왔다는 이유로 재산신고를 거부했다.

회계사 출신인 조승수(진보신당) 의원실 이종석 보좌관은 <한겨레21>과 한 인터뷰에서 "주식 매입대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재산취득자금 등의 증여추정' 대상에 해당된다"며 "과세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금 출처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 총리 아들 부부가 주식 매입대금 20억원 출처를 밝히지 못한다면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한 총리 아들 부부가 재산을 상속받은 것이라면, '증여세 포탈'에 해당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당국 철저히 조사하라"-한 총리 사돈 "저축은행 대출 받은 돈"

한 총리 아들 부부의 미공개 정보 활용 주식 매입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개브리핑에서 "당시 유학생이던 아들 부부가 돈이 어디 있어서 2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었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라며 "(인사청문회 당시 한 총리가) 아들의 재산신고를 거부한 이유가 막대한 재산을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관계 당국은 한 총리 아들 부부의 주식거래에 불법은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한 총리도 명확하게 해명하는 것이 최고위공직자로서의 당연한 의무"라고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한 총리의 사돈(한 총리 아들의 장인)인 이화영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주)유니드가 해명에 나섰다.

이 회사는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주식거래 자금은 이 회장이 보유하던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사위와 딸 명의로 대출받은 것"이라며 "자금 출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당시 미국 유학중이던 사위(한 총리 아들)는 주식거래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졌고, 이 회장이 매입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OCI 회장의 동생인 이 회장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 회장도 미공개 중요 정보를 활용한 적 없고, 이후 검찰 수사에서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주가가 당시 매입가보다 낮아 이득을 본 사실이 전혀 없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21>은 한 총리 아들 부부 외에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이수영 회장의 장남 이우현(OCI 총괄사업본부장)씨 등도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승수 #아들 #OCI #주식매입 대금 #주식불공정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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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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