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병창 주말 공연, 그거 상품성 있네

[09-008] 매주말마다 객사에서 펼쳐지는 의미 있는 우리가락 우리소리

등록 2009.08.01 17:55수정 2009.08.01 17:5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낙안읍성 가야금병창 공연 모습 2년 전부터 매주말 마다 낙안읍성 객사에서 (사)낙안읍성가야금병창보존회 이영애 가야금병창 예술단이 공연을 펼쳐오고 있는데 관람객들의 호응도 높고 이 고장 출신 오태석 명인을 기리는 의미도 커 가장 괜찮은 프로그램으로 첫손을 꼽는다 ⓒ 서정일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25년사(민속마을 조성이후 부터의 기간)에 가장 괜찮은 주말 프로그램 하나를 꼽으라면 지난 2007년부터 매주말 마다 객사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야금병창 공연'을 들 수 있다.


사람들이 가야금병창을 가장 괜찮은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지난 1895년 낙안군 낙안읍성에서 태어나 국내외적으로 가야금병창의 명인으로 이름을 날린 오태석(吳太石, 1895~1953) 명인을 세상에 널리 알린 업적 때문이다.

1일, 가야금병창 주말공연이 열리는 낙안읍성 객사. 여느 날처럼 공연을 준비하는 출연진들과 한 발짝이라도 앞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한 관람객들로 시끌벅적하다. 새롭게 국악으로 편곡한 낙안읍성 찬가를 시작으로 주말공연의 막이 열리고, 이어 흥겨운 가야금병창으로 이어지면서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뒤따른다.

공연 중간에 (사)낙안읍성가야금병창 보존회 장시영 실장은 관람객들에게 "이곳이 오태석 명인이 태어난 낙안읍성이며, 그는 가야금병창(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창(唱)을 부르는 연주형태)의 중시조로 죽장망혜와 심봉사 방아타령으로 유명하다"고 설명을 곁들인다.

공연이 막을 내릴 때 관람객들의 박수소리는 우렁차다. 공연 후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가야금을 연주해보고 출연진들과 함께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갖는데, 방학을 맞아 가족단위로 낙안읍성을 찾은 관람객들은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흥겹고 재미난 공연이었다"는 말을 남기고 공연장을 떠난다.

지난 2년여 간 주말 공연을 이끌어 왔던 이영애 이사장은 "관람객들의 호응이 좋아 힘든 줄 모르고 공연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2년여 간의 공연으로 가야금병창을 널리 알릴 수 있어 기쁘지만, 그 보다도 오태석 명인이 이곳 낙안읍성 태생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 더욱 보람된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은 가야금병창 주말공연이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자리를 잡았지만, 여기까지 오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남모른 고생이 숨어있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오태석 명인에 관해 틈날 때마다 주변에 알리며 기록을 남긴 송갑득씨, 오태석 명인의 발자취를 추적해 간 순천시 안효상 과장, 오태석 명인의 직계 제자로 맥을 잇기 위해 낙안읍성에 둥지를 튼 이영애 명창 등이 바로 그들이다.

오태석 명인이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알려질 정도로 국악계의 걸출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민속마을이 조성된 후 25년여 동안 등한시했음을 상기할 때, 세 사람의 기여는 적지 않다. 오태석 명인의 업적을 발굴해 바로 세우고, 매주말마다 공연을 펼쳐 알리는 것은 물론 '전국 가야금병창 경연대회'까지 신설해 2회 대회까지 성공리에 마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인물 평가를 바르게 하고 그의 업적을 기려 후대에 전하는 작업이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분명 가치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낙안읍성 출신이면서도 25년여 간 잠자고 있던 오태석이라는 인물을 발굴하고 계승하여 가야금병창을 이어가는 모습은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낙안읍성이 우리 소리, 우리 가락의 본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낙안읍성이 동편제 판소리의 대가 국창 송만갑 선생과 가야금병창의 중시조 오태석 명인이 나고 자란 곳임을 아십니까? 라는 질문이 우문이 될 때까지 '낙안읍성 가야금병창 주말공연'이 이어지길 지역민들은 바라고 있다.

play

낙안읍성 가야금병창 주말공연 모습 낙안읍성 가야금병창 주말공연 모습 동영상 ⓒ 서정일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 [09-009] 김빈길은 여기 사람 아닌가요?

남도TV에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예고: [09-009] 김빈길은 여기 사람 아닌가요?

남도TV에 실렸습니다
#낙안군 #남도TV #스쿠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3. 3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4. 4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5. 5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