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진압 중단" - 한승수 "노조원 설득하라"

민주당 총리실 항의방문, 의료진 출입보장 등 약속 못받아

등록 2009.08.05 18:37수정 2009.08.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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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쌍용자동차 노조의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제 진압을 멈추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방문을 받은 한승수 국무총리는 공권력 투입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되레 야당이 농성자들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이미경 사무총장, 정장선·김상희·김희철·백재현·최영희·홍영표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국무총리실을 방문, 한 총리와 50여분간 면담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장 2공장에는 500여명의 노조원과 20만톤 이상의 시너가 있기 때문에 자칫 무리하게 진압하면 용산참사보다 심각한 대형참사가 우려된다"며 농성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경기 평택을이 지역구인 정장선 의원은 "지금의 상황이 된 것은 정부의 조정·중재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노사간 대화의 문이 열려 있으니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정부도 대형참사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입장이고, 물밑에서 중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부상자 문제와 대형참사가 없도록 하는 문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기본적인 문제는 일부 노조원의 불법 점거"라고 강조하면서 노조가 농성을 조속히 풀고 나오도록 민주당도 정부와 함께 설득해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한 총리는 "민주당도 제1 야당으로서 영향력이 있는 만큼 정부에 대해 요구할 것을 요구하되, 불법 점거한 노조원이 농성장을 빠져나오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국무총리가 '잘못은 농성자들에 있으니 야당이 나서서 노조원들을 설득하라'고 나오자 면담은 공방전으로 번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에 정부가 자동차 관련 노조를 확실히 제거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정부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지 정확히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대처를 꼬집은 것.

 

이에 대해 한 총리도 "민주당도 정권을 가져봤기 때문에 잘 알 것"이라며 "불법적인 일에 대해 정부는 법을 지키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하겠다는 딴생각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한 총리는 이어 "공장이 제대로 되지 않고 파산 직전인데도 불법적인 점거를 내버려두는 것은 여당도, 야당도 책임이 크다"면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야당들도 정부의 편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총리에게 ▲농성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 중단 ▲의료진의 농성장 출입 허용 ▲사측 용역의 폭력행위 중단 ▲노사협상 진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등을 촉구했지만, 한 총리로부터 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2009.08.05 18:37 ⓒ 2009 OhmyNews
#쌍용자동차 #경찰진압 #한승수 #이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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