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민주주의는 이제 저희들이..."

서울광장 시민분향소 쪽지판에서 만난 시민들의 마음

등록 2009.08.21 16:36수정 2009.08.21 16:3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쪽지 1, 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주의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 이승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평생을 받쳐 투쟁하고 지켜내신 민주주의, 비록 지금은 어두운 먹구름 속에 갇혀있으나 대통령님의 정신을 잊지 않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이도경)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이 어두운 세상을 아름답게 밝혀나갈 나라의 등대가 되겠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홍익대학교 한보람)

"하늘나라에서 저희를 지켜주시고 하늘에서도 이 나라를 보살펴 주세요. 그리고 저희도 대통령님을 따라 나라에 헌신할께요."(윤대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일 째인 20일 찾은 서울광장 시민분향소는 조문객들이 꼬불꼬불 긴 줄을 잇고 있었다. 찌는 듯한 무더운 날씨에 검정양복 정장차림으로 조문객들을 맞는 몇몇 정치인들이 상주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선 지도자를 잃은 아쉬움과 애도하는 마음이 끈끈하게 묻어나고 있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자 탁자 앞에 줄을 서서 방명록에 서명하는 곳이 있었다. 함께 간 우리일행들도 방명록에 서명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바로 옆에 또 다른 기록을 하는 곳이 눈에 띈다. 그곳에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둘러서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다가가 살펴보니 바로 앞에 쪽지 판이 세워져 있었다.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을 애도하는 글을 쪽지에 적어 붙이는 곳이었다. 쪽지 판에는 수많은 노란 쪽지들이 붙어 있었다. 하나하나 읽어보노라니 내용도 다양하다.


a

노란 쪽지에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쪽지판에 붙이는 시민들 ⓒ 이승철


a

쪽지2. 행동하는 양심으로 나라의 등대가 되겠습니다 ⓒ 이승철


그러나 한결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하고 헌신하다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존경과 사랑을 담은 글들이었다.

"김대중 대통령님, 나라를 위해 항상 헌신하시고 노력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늘에선 모든 걱정근심 잊으시고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대통령님, 이제 하늘에서 편히 쉬십시오, 대통령님은 영원히 제 마음 속에 자리매김 되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께서 만들어주신 민주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같은 지도자가 또 한 번 대한민국에 나타나길, 그리고 남과 북 친구가 되는 그날이 빨리 오길, 지금의 이 정권이 개혁하길."(광명 이지연)

a

쪽지3, 하늘나라에서 이 나라를 보살펴 주세요 ⓒ 이승철


a

다양한 내용의 글이 적힌 쪽지들 ⓒ 이승철


"김대중 대통령님 대통령님이 있으시기에 저희 대한민국이 평화롭고 행복했습니다.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어려운 곳에서 힘들게 고생만 하시고 떠나시는군요, 가시는 그곳은 평안하고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후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한 평생 평화와 민주주의 통일을 향한 마음으로 사셨습니다. 이제 모든 짐 내려놓으시고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소서."

"우리의 대통령님, 영원히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하늘나라에서도 꼭 우리나라를 보살펴 주시길"(윤하영)

"항상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애써주신 것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천국 가서 편안하게 쉬세요."(박시은)

a

상주가 되어 조문시민들을 맞는 정치인들 ⓒ 이승철


가까운 곳에 붙어 있는 쪽지들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읽은 내용들이다. 비록 작은 쪽지에 적은 글들이지만 쪽지의 내용은 하나 같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었다. 뜨거운 폭염을 아랑곳하지 않고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글을 쪽지에 적어 붙인 시민들의 마음이 8월의 태양빛만큼이나 뜨거움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쪽지 판 #사랑 #존경 #김대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 100白, BACK, #100에 담긴 의미

AD

AD

AD

인기기사

  1. 1 종영 '수사반장 1958'... 청년층이 호평한 이유
  2. 2 '동원된' 아이들 데리고 5.18기념식 참가... 인솔 교사의 분노
  3. 3 '초보 노인'이 실버아파트에서 경험한 신세계
  4. 4 "개발도상국 대통령 기념사인가"... 윤 대통령 5·18기념사, 쏟아지는 혹평
  5. 5 "4월부터 압록강을 타고 흐르는 것... 장관이에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