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국민들 눈높이 고려해야"
진보신당 "지난 진보정당 운동 돌아봐야 할 때"

진보정당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3차 토론회

등록 2009.08.22 13:29수정 2009.08.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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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 토론회 대방동 여성플라자 회의실 ⓒ 박종주

▲ 통추위 3차 토론회 대방동 여성플라자 회의실 ⓒ 박종주


8월 21일 오후1시, 대방동 여성플라자 회의실에서 '진보정당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제3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민주노총 통추위와 진보4당(민노당,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사회당,진보신당)을 비롯, 여러 단체와 사람들이 모여 열띈 토론을 벌였다.

민노당, "국민들 눈높이 고려해야"


첫번째 발제자로 나온 최규엽 민노당 새세상연구소 소장은 민주노동당 제1차 정책당대회 결의문을 낭독한 뒤, 민주노동당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담은 사노준의 발제문에 대해 '미리' 섭섭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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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토론회 민노당 새세상연구소 최규엽 소장 ⓒ 박종주

▲ 통추위 3차토론회 민노당 새세상연구소 최규엽 소장 ⓒ 박종주



"국민승리21을 만들었을 당시 그게 국민들의 요구였고 모든 진보세력들이 모였습니다. 장혜경 동지가 진보진영에는 민족주의세력과 사민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이 있다고 구분했는데, 민주노동당에는 민족주의자도 있고 사회주의자도 있습니다. 다함께가 사회주의잖아요? 나도 사회주의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대중정당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사람이 다 있습니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강령이 우리보다 더 애매합니다. 대중정당이라면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국민들의 눈높이입니다."

최규엽 소장은 진보정당이 이념을 고집하면 집권은커녕 살아남을 수도 없다며,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노준, "진보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포기해선 안돼"

이어서 발제자로 나선 사노련의 장혜경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명박 정권을 '신자유주의 파시즘 정권'으로 규정하며, 반자본주의 투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에 대한 대중적 향수가 나타났습니다. 대중은 그럴 수 있지만, 진보진영은 이러한 정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민생파탄에서부터 제국주의 전쟁, 안전하지 못한 먹을거리 등 자본주의의 문제로부터 파생된 것들을 모른 체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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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 토론회 사노준 장혜경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 박종주

▲ 통추위 3차 토론회 사노준 장혜경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 박종주


장혜경 직무대행은 '진보개혁세력'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진보와 자유주의 개혁간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넓은 연대, 반MB연대 등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안별로 언제든 연대할 것은 해야합니다. 하지만 진보진영이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또 최규엽 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민노당의 지도부 구성과 민노당이 가진 정책적 성격을 고려할 때 민족주의로 구분할 수 밖에 없다며, 민족해방을 우선시하는 방법론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민족주의, 사민주의, 사회주의라는 서로 다른 입장이 있는 상황에서 정당의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대동단결하자는 것은 본질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사회당, "중기적 정치프로그램 구성해야"


장혜경 직무대행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사회당의 안효상 정치학교 교장은 "어제 여러 당들의 발제문을 받아 읽어보고, 통합은 힘들겠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운을 띄웠다.

"분단 이후의 53년 체제, 형식상의 민주주의가 만들어진 87년 체제, 신자유주의를 불러온 97년 체제, 이 세가지 시점이 맞물려 오늘날의 현실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책임있는 진보세력이라면 이 시점을 이전으로 회복하거나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틀을 만들어내고 이것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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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 토론회 사회당 안효상 정치학교 교장 ⓒ 김성일

▲ 통추위 3차 토론회 사회당 안효상 정치학교 교장 ⓒ 김성일


안효상 교장은 진보정당 운동의 직접적 목표가 권력의 획득이라면 이를 위한 전망이 단결과 통합의 준거점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 정치 세력이 가진 궁극적인 목표와는 별도로 중기적인 정치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정치 세력이 구성하고 대중에게 제출해야 하는 중기적인 정치 프로그램은 이른바 경제 강령 혹은 대안적인 경제 체제를 바탕에 놓아야 합니다. 이는 진보 정치가 가진 전통적인 저항의 능력에 더해 국가와 사회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 2010년 지방 선거에서 공동 행동을 하기 위한 진보 정치의 논의 기구를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라는 입장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진보정당 통합 추진하려면 객관성 필요"


사회당에 이어 진보신당의 이용길 부대표가 마지막 발제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30대에는 민주노총으로 살았습니다. 총파업때의 감동으로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40대에는 민주노동당으로 살았습니다. 국회의원 두번 나가고 도지사까지 나갔는데 한번도 당선된 적은 없지만 굉장히 즐겁게 살았습니다. 민주노총이 이런 제안을 먼저 해준 것은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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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 토론회 진보신당 이용길 부대표 ⓒ 김성일

▲ 통추위 3차 토론회 진보신당 이용길 부대표 ⓒ 김성일


이용길 부대표는 현재 단결이라는 명제의 당위성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반MB전선 같은 것이 무조건적으로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얼마전 진보신당에서 토론회를 했는데, 반MB전선도 유효하지만 반MB대안전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이용길 부대표는 민주노총이 진정성을 가지고 진보정당에 대한 통합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객관성이 담보되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의 진보정당 운동에 대해 성과와 한계, 오류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되었습니다. 분당의 과정에 대해서도 원인과 이유를 규명하고 그를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대중에게 해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통합, 그게 지금 중요한가?"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윤태곤 프레시안 기자는 '통합'이라는 의제가 정말 급박한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내보였다.

"노회찬 대표가 예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던 시절에, '열린우리당과 우리 사이엔 강이 있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개천이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진보진영 안에서도 그런 점들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윤태곤 기자는 가장 왼쪽의 정파가 잘하면 덜 왼쪽인 세력이 압박을 받을 것이고,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전사회적인 기준점이 왼쪽으로 옮겨오는 것이 중요하지 통합에 꼭 목맬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진보정치세력이 분열했기 때문에 잘 안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잘 안되었기 때문에 분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손혁재 경기대 교수 역시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 부정하면서도, 연대자체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금 사회당이 기본소득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을 국민들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사회당의 힘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손혁재 교수는 각자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세력을 확산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범민주연대 같은 방법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정당들에 맡겨놓으면 백년 가도 안된다며, 민주노총이 전면적으로 나서서 주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정당의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딴소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대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신속하게 진행해나가서 배타적 지지를 해버리고 해야 합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진보정당에 대한 통합의 논의를 지금 하는 것은 각자를 분열주의자로 낙인 찍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며 통합이라는 의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진 청중 질의에서 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사실상 사회당과 사노준은 이 문제에서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후, 조합원들이 양당의 합당을 매우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는 '나 역시 민주노총 조합원이다'라며, 민주노총의 위기가 진보신당의 분당으로 인한 것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사회당원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를 향해 '배타적 지지의 본질은 민주노총의 성원을 이루는 대중에게 마음대로 투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상층에 의해 강제적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대중에게 마음대로 정당 운동 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런 전략을 주장하는 것까지는 있을 수 있지만 여기에 대중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석운 대표는 '상층에서 강제적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고, 대중의 뜻으로 배타적 지지를 하고 대중이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2009.08.22 13:29 ⓒ 2009 OhmyNews
#통추위 #사노준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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