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마지막 여름, 이미대 계곡을 잡아라

[09-034] 조용하게 계곡에 앉아 신선놀음하는 곳

등록 2009.08.28 19:38수정 2009.08.2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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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낙안면 이미대 계곡은 숨겨진 피서지다 ⓒ 서정일


낼 모레면 9월, 이미 피서철도 지나가고 여름도 기우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한낮이면 뙤약볕이 뜨거워 시원한 물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숨겨진 보물 같은 계곡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순천시 낙안면 신전마을에 가면 '이미대' 라는 계곡이 있다. 겉에서 보기엔 특별함이 없어 보이지만 계곡으로 내려가 보면 신선놀음터다. 맑은 물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려오다가 군데군데 웅덩이를 만들어놨는데 발 담그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면서 놀 곳이 없냐면 그것도 아니다. 바위를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보가 막아져 있는데 이곳이 아이들의 물놀이터다. 수심은 어른 허벅지 정도로 위험하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미대 계곡은 마을 앞에 있는 높고 고귀한 선비 바위라는 '고사암(高士巖)'에서 부터 숲이 시작돼 약 300여 미터 정도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있다. 하나는 계곡 중앙에 있으며 하나는 계곡 건너편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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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철이 지난 순천시 낙안면 이미대 계곡, 한가함이 있다 ⓒ 서정일


이미대라는 뜻이 '두 개의 아름다운 (바위) 전망대'라는 뜻이기에 이곳에 오면 반드시 두 바위 위에 올라가 앉아 볼 것을 권한다. 

먼저, 계곡 중앙에 있는 바위는 상류와 하류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물 흐르는 소리도 우렁차게 들려 가부좌 틀고 앉으면 도인이 된 듯하다. 계곡을 따라 부는 바람은 일시에 땀방울을 날려버릴 정도다.


입구 건너편 모퉁이에 있는 또 다른 바위는 앉기 편하게 평편하게 만들어 놨다. 돗자리를 깔고 계곡을 내려다보면 물이 바위를 타고 구비치는 모습과 함께 바람이 휘돌아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정겨운 자연 속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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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대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 서정일


현대에 와서 입소문을 타고 피서철에 이미대를 찾는 이들이 많아져 10여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과 이동식 화장실을 마련해 놨지만 예전에는 선비들이 호연지기를 키우던 장소며 농사꾼들이 힘들면 잠시 쉬는 마을 주민만이 누리던 장소였다.

때문에 여느 그럴싸한 피서지처럼 음료대나 샤워장 시설을 꿈꾼다면 무리다. 더구나 매점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깊은 산간오지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올해 여름이 아쉽다면 8월의 마지막 주말을 계곡에서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또한,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 여름에 좀 시끄러운 피서지를 다녀왔다면 조용하고 오붓한 피서지인 이미대에서 저물어가는 올 여름을 마무리하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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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낙안면 이미대 계곡은 숨겨진 피서지다 ⓒ 서정일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하지만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 [09-035] 수석으로 유명한 제석산에 오르다
남도TV


덧붙이는 글 예고: [09-035] 수석으로 유명한 제석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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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군 #남도TV #낙안 #이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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