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사고, 책임질 사람 있다면 책임져야"

[인사청문회]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 "군축 문제, 남북 신뢰 쌓은 후 논의할 부분"

등록 2009.09.18 11:19수정 2009.09.1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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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2신 보강 : 18일 오후 4시 40분]

김태영 후보자 "정확하게 '수공' 판단할 증거 없다" 재차 확인

18일 오후 2시에 속개된 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비교적 평이하게 진행됐다.

여야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향해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와 국방개혁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불거져 나온 위장전입이나 세금탈루 등의 개인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임진강 참사를 야기한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해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알기 위해 정보수단을 총동원했다"며 "정확하게 '수공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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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에게 합동군사작전 지휘체계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이에 대해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청와대에서는 '만수위가 아니었다'고 말하는데, 대북정보에 대해 기관마다 왜 판단이 다 다른 것인가"하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군이 볼 수 있는 다양한 항공사진을 확인했는데, 수공이냐 아니냐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는 없었다"며 "다만 수위가 계속 올라갔던 것은 확인했지만 어느 높이인지는 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일관되게 '명확하게 수공으로 단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자 경기도 포천·연천이 지역구인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은 "다른 부처는 설사 수공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우리 군은 수공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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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과 차관 사이에 마찰 일어날까 우려" ⓒ 김윤상


"불온도서 파문 군법무관 문제, 취임하면 다시 신중하게 검토"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 목록과 관련하여 파면된 군법무관 문제와 군축문제에 대한 김 후보자의 견해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문희상 민주당 의원이 "헌재에 헌법소송을 제기했던 군 법무관들이 파면되었는데,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할 용의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취임하면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재래식 무기 감축'에 대한 견해를 묻는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에 질문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방개혁은 군의 능력을 키워 투자하는 것이며 남북한 군축은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군 규모를 줄이는 사안이다"이라며 "두 가지가 동시에 추진되는 것은 아니며 군축 문제는 남북 신뢰를 쌓은 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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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이 "국방개혁 2020을 보면 병력감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선 전력화 후 부대개편'을 추진해 병력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지 않고 있는데 대해 이에 어떻게 생각 하는가"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병력수 축소에 대해 주위에 아무런 위협이 없다면 가능하지만 남북이 대치되는 상황, 북한의 병력규모가 120만이나 되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답변했다. 또 김 후보자는 "장교나 장군의 숫자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자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장소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을 가질만한 장소를 확인했느냐"라는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한 김 후보자는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 타격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미연합 전력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문제와 관련해서 김 후보자는 "병 복무기간의 적정한 기간 등에 대해 검토를 하겠다"면서 "그러나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인사청문회는 4시 30분경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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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방후보 "기무사 민간인 사찰, 적법한 수사활동"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는 18일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밝혀진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그 자체가 비합법적인 일은 아니라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 김윤상


[기사보강: 18일 낮 12시 50분]

"임진강 사고, 책임질 사람 있으면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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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이 한나라당 의원이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남소연

18일 오전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 문제, 군 복무기간 단축, 국방개혁 2020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국방위원들은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한 군의 대비태세, 9월 6일 사고 당시 '만수위'에 따른 황강댐 방류였는지에 대한 논란, 민·관·군 협조체제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던 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여군단장 출신의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우리 군은 1980년대 중반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 장면이 포착되면서 수공 위협에 대한 작전 매뉴얼을 준비했으나 훈련을 한 번도 실시한 적 없는 허술한 훈련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군의 대비태세 부족을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사고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홍준표 의원도 "임진강 참사와 관련해서 국방부에서 또는 예하 사단, 군단에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 지워야 한다"며 "이에 대한 국방부 입장도 없고 현지 지휘관의 책임도 없다고 하니 군의 기강이 안 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대통령 묘소 훼손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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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문을 김학송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돌아서고 있다. ⓒ 남소연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오마이뉴스가 단독보도한 고 김대중 대통령 묘소 훼손 시도와 관련해 "현충원의 최고관리 책임자인 국방부 장관으로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그런 보고를 받고 안타깝게 생각했다. 군에서 현충원 관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문 의원은 "국방부장관은 군심을 잡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잡아야 하는 것"이라며 "장·차관 서한 문제에서 국방장관의 입장은 이해하나 후보자와 현 차관 사이에 또 마찰이 일어날까 우려되는데 소통의 방안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태영 후보자는 "이상희 장관은 바른 의지로 서한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못했다. 소통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참여정부 때 폐지됐던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가 부활하고, 시민단체와 야당을 사찰한 의혹까지 겹치면서 기무사의 비대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대정신에 맞는 기무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문회가 진행되는 국방위원회 회의실 밖에서는 민주노동당원들이 '기무사 정치사찰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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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희 민주노동당 민생희망본부 기획실장 등 '기무사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들이 18일 오전 김태영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국방위 회의실 앞에서 사찰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며 사찰장면이 담긴 피켓과 공개질의서를 들자 경위들이 제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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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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