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예방, 공중화장실 '나 몰라라'

천안시 공중화장실, 비누·손세정제 제대로 비치하지 않아

등록 2009.09.21 14:30수정 2009.09.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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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거치대만 있고 비누가 없는 천호지 생활체육공원내 공중화장실의 실내 모습. ⓒ 윤평호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 예방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손 씻기가 권장되고 있지만 정작 공중화장실에는 비누나 손 세정제가 비치되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천안시는 '2009 웰빙식품엑스포' 행사장에 손 소독기와 손 씻기 체험코너를 무려 170여 개나 설치했지만 공중화장실에서는 비누 및 손 세정제를 찾아볼 수 없어 빈축을 사고 있다.

천안시가 총 사업비 97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말 개장한 천호지 생활체육공원. 천호지를 둘러싸고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이 설치돼 하루 수백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에도 공원내 족구장에서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물론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족구장 근처에 있는 천호지 생활체육공원 공중화장실을 확인한 결과 세면대에는 비누 거치대만 있을 뿐 비누는 없었다. 비누나 손 세정제가 없기는 다른 공원의 공중화장실도 마찬가지. 인근 태조산공원의 공중화장실도 세면 시설은 갖춰져 있었지만 비누나 손 세정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심 외곽의 관광지에 설치된 광덕산 주차장의 공중화장실은 손 세정제 케이스만 있을 뿐 내용물은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관광지나 유원지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에만 비누 및 손세정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도심의 남산 중앙시장 주차장내 위치한 사직동 공중화장실에도 세면시설만 있을 뿐 비누나 손 세정제는 구비돼 있지 않았다.

과일을 사기 위해 시장에 들렀다가 화장실을 이용한 한 시민은 "물로만 손을 씻어서는 신종플루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들었다"며 "말로만 신종플루 예방과 손 씻기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공중화장실에 비누 하나라도 갖다 놓아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2008년 10월말 기준 천안시 공중화장실은 176개소. 천안시 공중화장실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따르면 각 공중화장실에는 화장지와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및 소독약품 등이 비치돼야 한다.


하지만 실제는 비치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에 달해 시민들 불편을 낳고 있다. 세정제 비치 등의 조항이 잘 지켜지지 않는 데에는 공중화장실 관리주체가 제각각인 탓도 있다.

176개소의 공중화장실 관리 업무는 천안시 구청과 본청, 사업소, 혹은 공중화장실이 위치한 상가나 건물 등으로 각각 분산돼 있다. 관리자가 공중화장실마다 제각각이다보니 편의시설 비치 등의 점검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WHO 건강도시 가입을 자축한 천안시가 공중화장실 위생 관리는 뒤처져 있는 셈.

김영수 천안시의회 의원은 "행정의 첫 번째 목표는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맞춰져야 한다"며 "공중화장실이 신종플루 예방의 취약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천안시가 서둘러 비누나 손 세정제를 구비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 공중화장실 수급계획을 총괄하는 김재구 시 수질팀장은 "비누를 구비해 놓아도 시민들이 가져가 분실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관리부서에 비누나 손 세정제 비치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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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주차장의 공중화장실에는 손 세정제 케이스는 있었지만 내용물이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 윤평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43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43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천안시 #공중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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