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것들은 조상도 안 챙기고 자유롭게 살아"

여수 교동시장 풍물거리

등록 2009.10.01 10:15수정 2009.10.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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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교동시장 노점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는 장사가 예년만 못하다고 말합니다. ⓒ 조찬현

여수 교동시장 노점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는 장사가 예년만 못하다고 말합니다. ⓒ 조찬현

 

"죽을 써요, 안된다니까, 아무것도 안 팔려"

 

할머니의 푸념입니다. 여수 교동시장 노점에서 생선을 파는 할머니는 장사가 예년만 못하다고 말합니다. 30일 오후에 찾아간 곳은 여수 교동시장 풍물거리입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곳에서 오전만 장사를 하고 오후에는 서시장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하루 내내 이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생선가격을 알아봤습니다. 잘 손질한 서대3마리에 1만원, 문어 큰 거 1마리가 1만원. 고등어는 1천원에 1마리, 전어는 한 양푼에 5천원입니다. 꽃게는 7마리에 1만5천원입니다.

 

"꽃게는 산 게 아니라서 좀 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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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교동시장 풍물거리 ⓒ 조찬현

여수 교동시장 풍물거리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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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한 양푼에 5천원입니다. ⓒ 조찬현

전어 한 양푼에 5천원입니다. ⓒ 조찬현

 

어디 생선장사 30년째인 윤금자(60)씨의 이야기도 좀 들어볼까요.

 

"통 안 팔려. 작년 같으면 오늘 백만원은 넘을건디 50만원도 못했어."

 

윤씨는 문어 1마리 1만원, 낙지 6마리 1만원에 팝니다. 흥정을 하다 낙지를 구입한 손님이 한 마리만 더 달라고 보채자 덤으로 한 마리를 덥석 집어줍니다. 횟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싱싱한 삼치 1마리(2.5kg)가 2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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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1마리 1만원 ⓒ 조찬현

문어 1마리 1만원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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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치와 방어 ⓒ 조찬현

준치와 방어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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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싱싱한 삼치 1마리(2.5kg)가 2만원입니다. ⓒ 조찬현

횟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싱싱한 삼치 1마리(2.5kg)가 2만원입니다. ⓒ 조찬현

 

바로 옆의 노점입니다. 이곳은 준치 5마리에 2만원, 방어 4마리를 1만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손님이 준치를 보며 하는 말 "썩어도 준치죠, 회는 준치가 최고여!"라며 엄지를 치켜 올리며 갑니다. 

 

요즘 생선은 삼치와 조기 전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개불이 물을 찍찍 뿌려대고 있습니다. 개불은 20마리에 1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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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이 물을 찍찍 뿌려대고 있습니다. 개불은 20마리에 1만원입니다. ⓒ 조찬현

개불이 물을 찍찍 뿌려대고 있습니다. 개불은 20마리에 1만원입니다. ⓒ 조찬현

 

홍어가게, 서대회와 전감을 파는 가게입니다. 이곳 역시 해가 다르게 장사가 안 된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조상들 안 모시고, 손님이 집에 오면 식당을 이용하니 어디 장사가 되겠느냐며 오히려 반문합니다.

 

"시아버지가 찾아와도 뽀르라니 식당에 가고, 시어머니가 찾아가도 뽀르라니 식당에 가니 어디 장사가 되겠어요."

"요즘 젊은것들은 조상도 안 챙기고 자기들끼리 자유롭게 살잖아요."

 

홍어는 1kg에 칠레산이 2만원, 국내산은 5만원입니다.

 

건어물가게 할머니는 손님이 원하는 대로 물건을 판다고 합니다. 서대는 1만원에 10마리, 조기는 11마리를 준다고 합니다.

 

"손님이 주란대로 주지, 그거 누가 정해났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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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가게, 서대회와 전감을 파는 가게입니다. ⓒ 조찬현

홍어가게, 서대회와 전감을 파는 가게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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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대에는 송편이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 조찬현

진열대에는 송편이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 조찬현

 

비교적 한산한 생선가게와는 달리 떡방아간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진열대에는 송편이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방앗간 내부에서는 다들 송편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주인장은 다른 가게와는 달리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당일치기로 만들어서 바쁘다고 합니다.

 

아직 추석준비를 하지 않으셨다면 재래시장을 한번 찾아가보세요. 정이 있고 덤이 있는 곳입니다.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장보기도 하고 추억여행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도 한산하기만 한 재래시장에서 문득 시끌벅적하고 웃음꽃 피는 재래시장 본래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01 10:15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동시장 #재래시장 #송편 #제사 #떡방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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