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견제 받는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 출범

현대차노조위원장 때 정치파업·산별전환 강성 이미지...험로 예고

등록 2009.10.06 13:48수정 2009.10.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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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8~30일 진행된 금속노조 임원선거 결선 찬반투표에서 64.11%의 찬성율로 제6기 금속노조 위원장에 당선한 박유기 위원장 등 집행부가 6일 울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의 교섭권과 체결권 등 산별노조 강화 의지를 밝혔다. 

 

박유기 위원장은 이에 앞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으나 과반수를 얻지 못해(49.39%)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 14만7616명 가운데 9만4374명이 투표(투표율 63.93%), 6만506명(64.11%)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 

 

박유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앞으로 산하 사업장의 전체 사용자가 참여하는 사용자단체와 산별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사용자를 상대로 다양한 형태의 협의와 토론, 교섭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노조 신임 지부장이 자체 교섭권을 표방하고 있고 박 위원장이 보수언론 등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고 있어 금속노조를 이끄는데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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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6기 집행부에 당선된 박유기 위원장, 구자오 수석부위원장, 김영재 사무처장(좌로부터) ⓒ 금속노조

금속노조 6기 집행부에 당선된 박유기 위원장, 구자오 수석부위원장, 김영재 사무처장(좌로부터) ⓒ 금속노조

보수진영 박유기 비토 왜?

  

현재 현대자동차 조합원이기도 한 박유기 위원장은 보수진영으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강성이라고 지칭되기도 한다.

 

그는 산별노조 전환 전인 지난 2006년 초 현대차노조 12대 위원장에 당선한 후 이른바 정치파업을 수차례 이끌었다.

 

당시 '한미FTA' '비정규직법' '노동법 개정' 등 사안들에 대해 민주노총 최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핵심사업장으로 참여한 것.

 

특히 2006년 6월 30일 치러진 산별전환 조합원 총투표에서 현대차노조 투표조합원 중 71.54%의 찬성율로 현대차노조가 산별노조 가입을 찬성한 것에 대해 그를 산별노조 전환 핵심인물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해 말 보수언론의 집요한 보도 등으로 불거진 현대차노조 창립기념일 선물 사기사건에 집행부 총무국장이 연류돼 위기를 맞았고, 2007년 1월 열린 현대차 시무식에서 회사 경영진에 소화기를 터뜨렸다는 이유 등으로 다음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집행부와 함께 중도사퇴한 바 있다.

 

보수언론 등은 현재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과 실리파를 표방하며 당선한 현대차 지부장과의 갈등을 줄기차게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6일 기자회견에서 "현대차노조 집행부와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이경훈 지부장과는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 권익향상과 금속노조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어 조율해 맞춰 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험로를 눈앞에 두고 앞으로 2년간 금속노조를 이끌어 갈 박유기 위원장이 어떤 행보를 할지 노동계는 물론 지역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06 13:48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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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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