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4대강 살리기 사업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업 참여를 결정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여당 쪽에서도 "투자금 회수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정희수(경북 영천) 한나라당 의원은 8일 수공 국정감사에서 "4대강 투자사업비를 4대강 주변지역 개발로 회수한다는 수공의 투자비 회수방안은 근시안적인 방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개발사업을 또 다른 개발사업으로 투자비를 회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해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며 "물 관련 녹색에너지 개발사업을 포함시켜 사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공은 현재 투자비 회수방안으로 ▲ 관광·복합단지 조성 ▲ 수변레저시설 조성 ▲ 소형 친환경 빌리지(village) 조성 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수공은 지난 9월 28일 이사회에서 "정부도 수변지역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고, 수공도 전담팀을 구성해 회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게다가 수공이 내놓은 방안만으로 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를 회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결국 수공이 중장기 전략과제로 설정해 놓은 '재무건정성 확보'는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하천 주변지역 개발사업으로 주변지역 땅값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수도 있다. "공기업이 투기를 조장하고 땅장사를 하겠다는 것"(김성곤 민주당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공 부채비율 5배까지 증가... 여야 "재무구조 악화" 한목소리
이와 관련, 수공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할 경우 재무건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여야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김성곤(전남 여수갑) 민주당 의원은 "매출원가의 지속적 증가로 수공의 매출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4대강 사업에 참여할 경우 2009년 부채비율 28%에서 2014년 135%로 약 5배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공 내부사정에 의한 것이든 정부의 재정압박에 의한 것이든 의도치 않은 악재가 발생할 경우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수공의 '8조원 차입시 수공 재무전망'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할 경우 2010년 76%, 2011년 126%, 2012년 138%, 2013년 139%, 2014년 135%로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도 "채권발행에 따른 금융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더라도 8조원 차입시 수공의 재무전망 건전성은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경과 |
▲ 2009년 6월 8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 수립
▲ 6월 12일 (국토해양부→수공) 4대강 살리기 사업 내용 통보(2.8조원): 보 건설 등 11개 사업
▲ 6월 22일 수공, 이사회에 보고
▲ 7월 9일 개획재정부,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요구현황' 발표: 국토부, 내년도 4대강 살리기 예산 6.7조원 요구
▲ 8월 27일 (수공→국토해양부) "4대강 사업은 수공사업으로 부적절" 통보
▲ 9월 15일 비상경제대책회의: 수공 자체투자 확정
▲ 9월 15일 (국토부→수공) 낙동강 살리기 사업 관리기관 조정 알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 잠정 결정
▲ 9월 25일 (국토부→수공) 국가정책조정회의(4대강 살리기 수공 참여방안) 결과 알림: 수공 사업비 부담 8조(수공 자체사업 2.81조, 지방청 위탁시행 5.19조)
▲ 9월 28일 수공, 이사회 개최: 사업시행계획 의결
*이용섭 민주당 의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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