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달러 달성보다 더 중요한 것

등록 2009.10.08 18:02수정 2009.10.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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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7·4·7'(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 달성)공약으로 유권자들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공약은 이명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이 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7·4·7 목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정부도 7·4·7 공약이 이 대통령 임기 중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희망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런데 7·4·7 공약이 다시 돌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경제소득(1인당 국민소득)만 2만 불이 넘었고 곧 3만 불이 된다"면서 "아마 머지않아 3만불이 되고 더 빠른 시간 내에 4만 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자세히 읽어 보면 3만달러와 4만달러가 언제 가능한지에 대한 '시점'이 전혀 없다. 그저 "머지않아"와 "더 빠른 시간 내"에라는 두루뭉실한 말뿐이다. 이런 말은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니 5만달러도, 10만달러도 가능하다.  사람들에게 대통령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희망과 바람도 실현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소득 2만, 3만, 4만달러가 주는 착각현상이다. 경제소득이란 우리나라 사람 전체가 일해서 번 소득을 나눈 것이다. 경제소득이 4만달러가 되어도 많은 사람들은 4만달러를 벌지 못한다. 1년에 강연료와 원고료로 1억원을 버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시간에 4000원을 버는 최저임금노동자도 있다.

 

최저임금노동자가 365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면 1년에 1300만원 정도 번다. 그런데 이것을 국민소득으로 따지면  최저임금노동자도 4만달러 국민소득 나라에 사는 선진국 시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소득이 4만달러가 시민들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4만달러가 되면 잘 먹고 잘 사니 우리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국민소득 기준으로만 환경, 노동, 인권, 문화, 보건 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지표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명박 정부들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는 갈수록 힘들어진다. 4대강은 환경을 훼손하는 지름길이고, 노동연구원장은 노동 3권을 헌법에서 빼야 한다는 것이 자기 소신이라고 했다고 여당으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받을 정도로 노동자들 삶은 고통받고 있다. 인권은 어떤가? 인권을 모르는 사람이 인권위원장이 되고, 세계가 부러웠했던 인권위 조직을 줄였다. 말하는 자유와 집회하는 자유가 제한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말처럼 빠른 시일 안에 경제소득 4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4만달러 안에 숨어 있는 1억원 소득자와 1천 만원 소득자라는 양극화가 있다는 것과 잘 먹고 잘 살면 무조건 좋다면서 민주국가 인민이 누려야 할 환경, 노동, 인권, 문화, 보건 따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4만달러는 허구일 뿐이다.

2009.10.08 18:02 ⓒ 2009 OhmyNews
#4만달러 #이명박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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