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 필리핀 "신이 보살피기만을 바랄 뿐"

산사태와 지속되는 침수에 고통... 언론 "한국, 7억여 원 구호자금 건네"

등록 2009.10.12 15:49수정 2009.10.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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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침수중인 리잘-따이따이 지역. ⓒ 고두환


태풍, 지진, 산사태 등으로 이어지는 자연재해가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역시 피해상황조차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태풍 켓사나(Ketsana)와 파르마(Parma)가 지나간 자리에 연이어 산사태와 침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루손 북부의 벵켓(Bengut) 주, 마운틴 프로빈스(Mounatin Province) 주, 그리고 북부 수도로 불리는 바기오(Bagio) 시 등지에는 이어지는 산사태로 적어도 2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국가재난비상국(NDCC)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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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사태 피해의 중심지 중 하나인 코딜레라 산맥을 관통하는 도로를 한달 전에 촬영한 사진. 평소에도 이렇게 잦은 산사태로 신음하는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 고두환


특히 이 지역은 연이어 몰아친 태풍과 산사태 등으로 주요 도로가 끊기는 바람에 외부로부터 생필품 및 석유 공급이 원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여러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전기 및 수도공급이 중단됐다.

특히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빈번히 산사태가 일어나는 도로 수십개는 말 그대로 길이 끊어져버려 필리핀 당국이 특별히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가재난비상국 의장인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부 장관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사태와 침수로 막힌 도로가 열리는 일이다. 중앙 도로를 제외한 다른 도로를 찾으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지난 12일(월) 필리핀 일간지 마닐라 불레틴(Manila Bulletin)은 보도했다.

한편, 필리핀 전역에 채소를 공급하는 바기오 일대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필리핀 물가는 요동치고 있다. 12일 오전 현재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 퀘존시티(Quezon City)에 위치한 재래시장에서는 한 달 전에 비해 양파·배추는 세 배, 당근은 일곱 배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연이어 이어지는 재해에 시민들은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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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손 중부 리잘-따이따이 지역에 위치한 수재민센터. 인근 초등학교에 꾸려진 이 곳은 최소 이번 연말까지는 이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 고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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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을 기다리는 행렬. 대부분 수해지역에서 이런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 고두환


침수 지역 역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태풍 파르마의 영향으로 지금도 제한적으로 물과 전기를 받고 있는 루손 중부 지역은, 지역을 관통하는 아그노(Agno) 강의 수위가 위험하다는 NDCC의 재난경보 발생 이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필리핀 공무원 및 미군 그리고 구호단체 등이 투입되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 지역이 넓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어 그 작업이 만만치 않다.

NGO 굿네이버스가 텐트 600여 동을 긴급구호한 리잘-따이따이(Rizal-Taytay) 지역의 경우 주거지의 90%가 최대 3M의 수위로 침수 상태에 있다. 이 지역 주민인 젤리아씨는 "수재민센터로 이용되고 있는 학교의 경우 내년 초까지 잠정 폐쇄조치가 내려진 상태고, 대부분 집들은 잠겨있는 상태"라며 "신이 보살피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까지 필리핀은 태풍 켓사나의 피해로 350여 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실종됐으며, 태풍 파르마와 이어지는 산사태의 피해로 200여 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실종된 상태이다. 필리핀 국가재난비상국은 이번 태풍의 재산피해를 150억 페소, 우리 돈으로 4500여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필리핀 일간지 데일리 인콰이어러(Daily Inquirer)는 지난 10일(토) 보도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필리핀 정부에 건네진 구호자금은 총 6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억여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및 다음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 및 다음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산사태 #필리핀 태풍피해 #긴급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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