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은근한 미소, 보물 삼태리마애불

우리문화 답사기(37)

등록 2009.11.02 14:22수정 2009.11.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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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 삼대리 산 27번지, 태학산의 해선암 뒷산 기슭 큰 바위에 높이 7.1m나 되는 거대한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다. 이 마애불을 해질녘 찾아가면 백제의 미소라는 서산 마애삼존불과는 또 다른, 고려의 은근한 미소를 만나볼 수 있다. 바위를 깎아 돋을새김으로 처리한 삼태리마애불은 고려 거대마애불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불상의 전체적인 형태나 얼굴 모습, 옷주름의 표현 등에서 고려시대의 불상 양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마애불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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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리마애불 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 삼대리 산 27번지, 태학산의 해선암 뒷산 기슭에 소재한다. 보물 제407호로 지정되었다. ⓒ 하주성

▲ 삼태리마애불 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 삼대리 산 27번지, 태학산의 해선암 뒷산 기슭에 소재한다. 보물 제407호로 지정되었다. ⓒ 하주성

보물 제407호로 지정된 삼태리마애불의 얼굴 부분은 바위의 주변을 깎아내 돋을새김으로 조각하고, 몸의 부분은 선각처리를 하였다. 이는 고려 후기 마애불의 일반적인 양식으로, 이 마애불이 만들어진 시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즉 거대한 마애불이라는 점, 그리고 일부를 돋을새김 하여 부분 강조를 한 점 등, 고려 마애불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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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 해질녘 찾아가면 은근한 미소를 볼 수 있다 ⓒ 하주성

▲ 마애불 해질녘 찾아가면 은근한 미소를 볼 수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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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빛에 아름다운 마애불 석양빛에 보면 그 미소를 볼 수 있다. 측면에서 바라본 마애불 ⓒ 하주성

▲ 석양빛에 아름다운 마애불 석양빛에 보면 그 미소를 볼 수 있다. 측면에서 바라본 마애불 ⓒ 하주성

민머리 위에는 둥근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큼직하게 솟아 있다. 삼태리마애불의 특징은 바로 이 머리상투 부분이다. 큰 바위에 솟아나게 만든 이 상투부분이 거대한 바위 위로 솟아나 있어, 흡사 큰 바위에 조각을 한 마애불을 갖다 붙인 듯한 느낌이 들게 조성하였다. 살이 오른 넓적한 얼굴과 길게 치켜 올라간 눈, 커다란 코와 작은 입으로 인해 이 마애불은 전체적으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그 근엄한 표정 중에서 알듯 모를 듯한 미소가 보인다. 해질녘에 찾아가면 그 신비의 미소가 더욱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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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리마애불 얼굴 부분은 바위의 주변을 깎아내 돋을새김으로 조각하고, 몸의 부분은 선각처리를 하였다. ⓒ 하주성

▲ 삼태리마애불 얼굴 부분은 바위의 주변을 깎아내 돋을새김으로 조각하고, 몸의 부분은 선각처리를 하였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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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미소 은근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삼태리마애불. 묘한 여운을 남긴다. ⓒ 하주성

▲ 고려의 미소 은근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삼태리마애불. 묘한 여운을 남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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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주름 하체에는 U자형의 옷주름을 새겼는데 옷주름은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 하주성

▲ 옷주름 하체에는 U자형의 옷주름을 새겼는데 옷주름은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 하주성

목이 짧아서 목에 있어야 할 3줄의 삼도가 가슴까지 내려와 있는 것도 특이하다. 법의는 양 어깨를 감싸고 있으며 묵직하게 처리하였다. 상체와 양쪽 옷자락은 세로선의 옷주름을 표현하였고, 하체에는 U자형의 옷주름을 새겼는데 옷주름은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두 손은 가슴까지 들어,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했으며 오른손은 왼손 위에 손등이 보이도록 하였다. 이런 수인은 고려시대의 미륵불에서 나타나는 수인과 같은 것이어서 이 마애불이 미륵불임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은 경기도 안성, 충주, 천안 등에서 흔히 나타나는 미륵신앙이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삼태리마애불 역시 지역 특성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애불의 윗부분 바위에는 건물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 미륵불을 보호하기 위한 전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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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리마애불 바위를 깎아 돋을새김으로 처리한 삼태리마애불은 고려 거대마애불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하주성

▲ 삼태리마애불 바위를 깎아 돋을새김으로 처리한 삼태리마애불은 고려 거대마애불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하주성

고려시대에 조성된 거대한 마애불을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세상 시름을 다 잊게 된다. 그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겼으면서도,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를 지켜내고 있는 삼태리마애불. 해질녘 삼태리마애불을 찾아가 고려의 은근한 미소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삼태리마애불 #고려 #태화산 #천안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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