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을 불사한 그들의 투쟁 이야기

등록 2009.11.05 16:37수정 2009.11.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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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투쟁활동 (윗줄:촛불문화제, 가운뎃줄 왼쪽:거리피켓팅, 가운뎃줄 오른쪽:학사거부를 위해 강의실에서 뺀 책걸상, 아랫줄:전주역 거리 피켓팅) ⓒ 국래훈

▲ 학생들의 투쟁활동 (윗줄:촛불문화제, 가운뎃줄 왼쪽:거리피켓팅, 가운뎃줄 오른쪽:학사거부를 위해 강의실에서 뺀 책걸상, 아랫줄:전주역 거리 피켓팅) ⓒ 국래훈

학사 거부 4주차에 접어들다!

 

전북 전주시 동서학동에 위치한 전주교육대학교의 학생들은 10월 12일부터 11월 5일까지 4주째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근본적인 학사거부의 원인은 교육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에 있다. 가뜩이나 부자감세로 줄어든 국가 재정을 4대강 사업으로 상당량을 지출하면서 상대적으로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 그로인해 자연히 교육의 질이 하락될 것이라 우려된다.

 

교육예산이 줄어들면 가장 염려되는 것이 바로 교원 수의 감소이다. 왜냐하면 무료 급식이나 학교 운영에 직결된 예산이 감소되는 것도 예상되나 여론을 적으로 돌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들과 직접적으로 살을 대지 않는 교원 수의 감축이 편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육재정 감소로 인한 교원 수의 감소는 직접적으로 교육의 질을 하락시킬 것이라 예상된다.

 

교원 수와 교육의 질이 관련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OECD 평균 초등교원 1인당 학생수가 16명인 것을 들 수 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교사가 신경쓰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아이'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교육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교대협에서는 아래와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전국 교대생 동맹휴업 투쟁 요구안

 

하나. OECD평균 초등교원 1인당 학생수인 16명으로 교육 여건을 개선하라!

둘. 지방교육청 신규 교원 충원 요구인 6000명을 확보하라!

셋. 2009년 교육예산 삭감을 중단하고 2012년까지 GDP 6% 교육재정 확보로 교육여건 개선하라!

넷.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분 교부율을 교육재정 GDP 6%를 확보할 때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라!

다섯. 인턴교사식의 비정규직 교원 양성 정책 중단하라!

여섯. 교육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무분별한 교대 구조조정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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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정부 청사에서의 교육집회 ⓒ 국래훈

과천 정부 청사에서의 교육집회 ⓒ 국래훈
과천 정부청사에 모인 1만여 명의 교대생
 

전국 교육대학의 예비 교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는데 앞장 섰다.

지난 달 22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인 전국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를 비판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교대와 부득이한 사정으로 오지 못한 교대를 합쳐 10개의 교대가 동맹휴업 투표를 가결시키고수업거부를 진행 중이다.

 

이날 전보라 전주교대 총학생회장의 사회 아래 각지의 교대들은 현 교육 상황을 비판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했다. 상경투쟁 전날 동맹휴업 투표가 가결된 광주교대의 경우는 카드섹션을 준비하였고 투쟁을 일찍이 시작한 전주교대는 문선과 꽁트를 준비하여 선보였다. 다른 교대들도 문선과 학생발언을 통하여 그 의지를 드러냈다.

 

학생들이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교과부와 교대협의 면담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교과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의 TF팀을 만들기로 결정되었고 초등교육발전위원회를 발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이것이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Q&A 교대생에게 묻는다!!!!

 

4주 동안 학사거부를 지속하고 있는 전주교육대학교 영어교육과 2학년 학생에게 물어보았습니다.

 

1. 지금 학교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다시 학사 거부를 지속할지 여부에 대한 재투표가 가결이 난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의 다른 학교들이 학사 복귀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어 있습니다.

 

2. 지금 학사거부가 벌써 4주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학생의 심경은 어떠신가요?

솔직한 심정은 굉장히 피곤하고 지칩니다. 유급에 대한 걱정도 있구요. 하지만, 유급도 불사하고 시작한 투쟁이므로 유급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아무것도 잃지 않고 얻으려고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고 시작한 투쟁이므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투쟁하고 싶습니다.

 

3. 다른 교대들은 거의 수업에 복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전주교대의 투쟁 방향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나요?

우리 학교는 계속해서 학사 거부를 유지하기 위한 재투표가 가결되어 다시 한 번 투쟁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교들의 예상치 못한 잇따른 학사 복귀로 모든 교대가 함께 투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도 유급을 불사하며 투쟁을 지속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재투표가 이번주 금요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4.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의 투쟁 목표 중의 하나가 바로 초등교원의 일정한 수급을 보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저희가 일반인이 보기에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희 교육대학교는 초등교원이 되기 위한 특수목적 대학교이기 때문에 초등교사가 되지 못하고 졸업 후 사회에 나간다면 고졸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게 됩니다. 교대가 존재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교대가 있음에도 교원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 인턴교사를 배치하는 상황에서 저희는 학사거부라는 마지막 카드를 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국래훈 기자는 전주교대 학생입니다.

2009.11.05 16:37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래훈 기자는 전주교대 학생입니다.
#교육 #투쟁 #교육대학교 #예비교사 #교육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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