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 공모제 무력화 위기

등록 2009.11.05 17:14수정 2009.11.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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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입증된 내부형 공모제, 6차 시범운영에서 사실상 폐지하려고 해

근래 들어 교장공모제 학교, 특히 내부형 공모제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내부형 공모제는 20년 이상 평교사들도 학교와 교육청 심사를 거쳐서 교장으로 4년간 임용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이 제도는 기존 승진 제도의 기득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교총 등이 극렬하게 반대를 하지만, 학교를 개혁하는데 매우 필요하며 유용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중점연구소인 지방교육연구센터 보고서(2008)에 의하면, 공모교장과 일반학교 교장의 직무수행을 비교한 결과, 공모교장(84.1)이 일반학교 교장(74.6)에 비해서 10점 정도 높은 구성원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모 유형별로는 내부형(85.1), 개방형(83.5), 초빙형(81.7) 순서로 평가 점수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내부형 교장이 학교를 혁신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열망을 담는 의미 있는 제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경기도 양평의 조현초등학교, 충청남도 홍성의 홍동중학교 등은 농촌 지역에 있지만 내부형 공모제 실시 이후 많은 변화를 일으켜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내부형 공모제 학교인 고양 덕양중학교의 경우, 올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제 시행 전과 후에 찾아온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확인하기 위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3학년 학생들은 승진제 교장이 운영하던 학교와 현재의 내부형 공모제 교장이 운영하는 학교를 모두 다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학교여서 3학년 학생수는 43명에 불과합니다. 설문 조사 결과. "매우 많이 좋아졌다"에 26명(56.16%), "약간 좋아졌다"에 12명(27.90%)이 응답하였습니다. 84.06%의 학생들이 "학교가 좋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그저 그렇다"는 4명(9.4%), "안좋아졌다"는 1명(2.1%)에 불과했습니다.

내부형 공모제는 지원자가 학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학교에 적합한 학교운영계획서를 내고, 학교와 교육청의 다단계 심사를 거쳐서 교육감의 최종 결정을 통해서 임명받는 방식입니다. 이 제도는 교장자격증을 가진 분이나 교감선생님, 장학사 및 장학관, 평교사 모두가 자신의 교육철학과 4년 학교운영계획서를 구성원들에게 검증받고, 경쟁을 통해서 임명을 받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 교과부는 젊고 유능한 교사들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터놓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제도는 기득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많은 저항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주로 교장 교감선생님들이 많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교총이 이 제도를 가장 많이 싫어합니다. 미래의 교장․교감이 될 장학사 및 장학관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교육청 입장에서도 이 제도가 반가울리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제도는 5차에 걸친 시범 운영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만 해도 서울시교육청이나 강원도교육청에서는 내부형 공모제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시행을 했다고 해도, 사실상 최소한 교감이나 교장, 장학사(연구사)들이 내부형 교장 제도를 독식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좋은교사운동, 참교육학부모회 및 인간교육실현연대 등에서는 내부형 공모제가 최소한 퇴직 교장 결원의 10% 이상이라도 실시될 수 있는 길을 터놓아줄 것을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6차 시범운영계획안을 보면 오히려 개악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율학교라는 족쇄 ▲공모제는 교장 결원 15%만 가능하다는 족쇄 ▲공모제에서도 내부형 공모제는 15% 이내로 제한한 족쇄 ▲3-4중의 규제 장치를 통해 사실상 내부형 공모제 폐지

우선 교과부는 이번에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다음 항목을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자율학교 중에서 교육감이 교장을 공모하는 학교의 경우 교육감은 사전에 학교의 신청을 받아 같은 호 각 목 외의 규정에 따른 자격을 갖춘 자 중 해당 학교의 공모제에 참여할 수 있는 자의 범위를 학교별로 정하여 공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교육감은 교육과정 등 학교 현황을 고려하여 제1항 제2호 각 목 외의 규정에 따른 자격을 갖춘 자 중 교장자격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자가 응모할 수 있는 학교의 비율을 교육감이 교장을 공모할 당시 공모를 시행하는 학교 수의 100분의 15를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조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이 조항은 우선 공모제를 할 수 있는 학교를 자율학교로 한정했습니다. 시범 5차 과정까지는 교장이 퇴직을 하거나 인사이동을 해야 하는 학교에서 학교장이 교사 및 학부모 등 구성원들의 공모제 실시 여부 및 유형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청에 보고하면, 교육청이 최종 판단을 하고, 이후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하여, 학교에서 평교사가 교장이 된 경우에는 자율학교로 지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우선 자율학교로 지정된 학교에서만 공모제를 할 수 있도록 한정했습니다. 따라서 일반학교에서는 교장 자격증이 있는 초빙교장형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교장 결원 예상학교에서 학부모 및 교사들이 혁신을 위한 바램으로 내부형 교장제를 희망하여 교육청에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 것입니다.  자율학교는 결국 교육청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형 교장 채택 여부는 결과적으로 교육청의 몫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교과부는 자율학교가 아닌 학교에서는 내부형 공모제를 원천적으로 시행할 수 없도록 제도를 통해서 막아 놓은 것입니다.

교과부는 이 제도를 시행한 이유를 정부 방침이 자율학교를 늘리는 것이었고, 내부형 공모제가 넘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율학교라고 해서 모든 학교가 공모제를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율학교에서도 교장 결원이 있는 경우에만 공모제가 가능합니다. 교과부 6차 시범 안에 의하면, 교장공모제는 결원 교장의 15% 이내로 지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교육시민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15% 내외 정도로 규정을 바꿀 것입니다.

8개 이상 시도교육청 내부형 공모제 시행 불가
결원학교의 2.25%만 내부형 공모제 할 수 있게 만들어

시행령에 따르면, 공모제의 15% 이상은 내부형 공모제를 할 수 없는 조항이 있습니다. 교과부 안대로 한다면, 서울의 경우, 2010년도 결원교장이 86명입니다. 이 중에서 공모제가 가능한 학교는 결원의 15%인 12명 내지는 13명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내부형으로 공모제가 가능한 경우는 15%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1명 정도가 가능할 것입니다. 광주의 경우, 결원 교장이 23명인데, 이 중에서 공모제 가능학교가 15%일 때, 3개 학교에 불과합니다. 이 중에서 내부형 공모제는 15%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내부형 공모제 학교를 단 한 개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16개 시도 중에서 8개 지역에서는 내부형 공모제를 시행조차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시행령에서 내부형을 15%로 제한했는데, 교과부 지침에서 다시 교장 결원의 15%만 공모제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결국 교장 결원 학교 중 2.25%만이 내부형이 가능하다는 산술적 계산이 가능해집니다. 결국 내부형 자체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김상곤 경기교육감 취임 이후 혁신학교를 통해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결국 새로운 교장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최적임 교장을 발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교감, 교장은 물론 장학사 및 장학관 등을 포함한 전문직, 그리고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진 유능한 평교사를 혁신학교 교장의 범위로 넓혀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서 발굴하겠다는 정신이 실현될 때 더욱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번 교과부 안에 따르면, 신설학교 등을 자율학교로 지정한다고 해도,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는 학교는 4개를 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교과부에서는 교육청이 자율학교를 많이 지정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지만, 지금까지 내부형에 대해서 대단히 배척하는 자세를 취해왔던 교육청이 자율학교를 확대할 리 만무합니다.

해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결원 교장의 10% 이상 공모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도 대부분 지역에서 내부형 공모제를 거의 실시하지 않는 것을 우려하는 가운데, 교과부는 내부형 공모제가 너무 많아질 것을 우려해서 이런 시행령을 만들었다고 항변합니다. 교과부는 각 교육청이 공모제를 적극 시행하도록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15% 정도는 공모제를 하라는 취지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간단합니다. 시행령을 "결원 교장 학교 수의 10% 이상을 내부형 공모제로 지정할 수 있다"로 고치면 됩니다. 그러면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의지가 없는 교육청도 시범학교의 의미를 살려서 최소한 1-2개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시행할 것입니다. 경기교육청같이 의지가 있는 교육청이라면 10개 이상도 할 수 있겠지요.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제발 지금의 시행령 취지만이라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시행령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모할 당시 시행하는 학교 수의 100분의 15를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조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제 조항만 적용해도 교육청 당 최소 한두 개는 내부형 공모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지가 있는 교육청이라면 100개 정도 학교에서 공모제를 하면 15개 정도 내부형 공모제를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교과부는 별도의 지침을 통해서 "공모제 수는 결원 교장의 15% 내외"라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삭제하거나 "결원교장 15% 이상" 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나아가, 그전에 했던 것처럼 일반학교에서도 구성원 수요조사를 통해서 내부형 공모제를 선택한 학교의 경우, 그 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됩니다.

2. 교장 공모제 법제화해야

보다 근본적으로는 교장공모제에 관한 법제화가 필요해보입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이주호 차관, 민주당 백원우 의원, 민노당 최순영 의원 등이 몇 년 전에 교장 공모제법을 발의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18대 국회에서 교장 공모제에 관한 법안이 만들어져서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학교를 바꾸어야 한다는 열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교육, 질 높은 교육과정,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교장 임용 제도를 개혁해야만 합니다. 교과부에서도 적지 않은 전문직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미래의 교장 교감 후보로서 내부형 공모제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교장 공모제를 맡겨 둔 결과,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합니다. 국회에서 교장 공모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교장 공모제 관련 입법에 성공해야 합니다.  

3. 공모제는 내부형 공모제로 일원화해야

공모제 취지는 유능한 교장을 발굴하자는 것입니다. 초빙형 교장제도는 기존 교장들만 공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승진제 교장제도와 큰 차이가 없고, 교장 정년 8년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내부형 공모제의 경우, 기존 교장 교감, 장학사, 장학관도 공모할 수 있으며, 일정 경력을 가진 평교사도 지원 자격을 갖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가장 적합한 교장 후보를 어떻게 발굴할 것인가이지 자격증이 있느냐 없느냐는 핵심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초빙형 교장제는 폐지하고, 내부형 공모제로 일원화해야 합니다.  
            
늘 경쟁과 다양화를 외치던 교과부가 교장 제도의 경쟁에 대해서는 침묵해

교과부는 학교 다양화를 늘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경쟁을 중시하죠. 그런데, 내부형 공모제와 관련해서는 그 논리를 유독 적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교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라면 승진제 교장과 내부형 교장간 과감한 경쟁을 붙여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어떤 교장 제도가 학교를 다양화시키는데 또는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 제도간 경쟁을 통해서 그 결과 값을 비교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교과부는 내부형 교장 제도에 대해서는 갑자기 다른 교원단체의 입장도 고려해야한다면서 특정 단체에 대해서 유독 배려하고, 친절해지고 있습니다.

기억해주십시오. 교과부와 청와대가 아무리 다양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도, 교장의 의식과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교장임용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학교 다양화 정책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교과부가 교장임용제도 개혁을 시도하면서 두려워해야 할 것은 특정인 혹은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가 아닌 학교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이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교과부는 이러한 지침을 이번 주에 확정지어 다음 주에는 각 지역교육청에 지침으로 내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교과부의 시행령과 지침에 반대하여 좋은교사운동, 인간교육실현연대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11월 5일에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덧붙이는 글 교과부는 이러한 지침을 이번 주에 확정지어 다음 주에는 각 지역교육청에 지침으로 내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교과부의 시행령과 지침에 반대하여 좋은교사운동, 인간교육실현연대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11월 5일에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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