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방짜유기 제조기법 공개행사 가져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이봉주

등록 2009.11.10 09:17수정 2009.11.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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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짜유기 제조기법 공개행사 현수막 - ⓒ 이만유


지난 11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보유자 이봉주 84세)의 전통 방짜유기 제조기법 공개행사가 경향각지 방송언론인 및 학계, 기관단체장, 관련부분 종사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갈전리에 위치한 유기공방에서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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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공방 표지석과 축하화환 - ⓒ 이만유


'무형문화재의 올바른 전승과 원형 보존을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는 단독 또는 합동으로 매년 1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해당 종목의 지정당시 원형을 공개해야 한다'라고 문화재보호법(제36조의2, 시행령 제26조의3)으로 규정된 데 따른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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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금하기 및 용해과정 - ⓒ 이만유


유기는 우리 선대들이 가정에서 생활용품으로서 양은냄비와 스텐용기가 나오기 전 도자기와 함께 늘 생활 속에 함께했다. 특히 연탄이 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1960년대부터는 변색이 심하다는 이유로 생산뿐만이 아니라 유통까지 중단되어 20여년간 유기는 우리 곁을 떠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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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1 - ⓒ 이만유


이후 유기의 전통성과 기법 등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문화재청에서 문화재로 지정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다시 유기제품으로 되돌아 왔다. 유기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생활용품 외에 악기, 장신구 등 다양한 쓰임새로 인해 요즈음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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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2 - ⓒ 이만유


이번에 개최된 공개행사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분야인 방짜유기를 과거 전통적으로 제조해오던 기법 그대로 재현하였는데 유기장 이봉주선생님 외에 아들인 조교 이형근씨, 과정을 수료한 이수생, 전수장학생 등 모두가 참여하여 방짜유기의 전 제작과정을 공개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끈 유익한 행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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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3 - ⓒ 이만유


▶ 이봉주의 삶과 방짜유기제작과정

이봉주는 1926년 납청에서 8㎞ 떨어진 평북 정주군 덕언면에서 모친이 놋성기 장사로 생계를 이었던 집안에 태어났다.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3세 때부터 납청의 점주 김용도의 집에 취직을 하여 유기제작 일을 접하게 되었지만 기술은 배우지 못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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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4 - ⓒ 이만유


이봉주는 납청 출신이지만 고향에선 방자유기 제작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었고, 해방 후에 22세 때인 1948년에 월남하여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납청 방자유기 공장을 크게 하던 탁창여(卓昌汝)의 양대공장(良大工場)에 입사하여 기능을 익히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모두 납청출신의 유기장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김의선을 대장으로 한 점주 밑에서 일을 했으며, 김용도로부터 기능을 익혀 2년 만에 점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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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5 - ⓒ 이만유


18개월 후에 6․25가 나자, 군에 입대하였다가 제대 후 다시 탁창여가 경영하는 공장에 들어가서, 29세 때 점주로서 옛 선배대장이었던 김용도와 김의선 등과 함께 일을 하였다. 이후 1957년에는 구로동에 자신이 직접 '평부양대유기공장'을 설립하여 대장겸 점주 그리고 경영까지 하여 생산 기술자로서 판매자까지 겸하게 되었다.

그런데, 50년대 말부터 생활문화가 변화하면서 연탄을 쓰자, 연탄가스에 쉽게 변질되는 유기는 심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이봉주의 회고에 의하면, 당시 남한에는 납청 유기공장이 서울에 5개, 대전에 1개, 김천에 1개가 있었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폐업되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공장은 오직 이봉주의 유기공장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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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핌질(넓힘질) 및 우김질 과정(도듬질) 6 - ⓒ 이만유


1978년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으로 이주하여 진유공사를 세워 공장시설을 개량하고 계속 양대유기를 제작하였으며, 1983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94년에는 안산 시화공단으로 확장 이전하여 각종 방자유기를 생산했다. 그러나 안산지역에 많은 공단이 들어서면서, 공해로 인해 유기생산이 어려워지자 2002년 청정지역 경북 문경시 가은읍으로 공장을 옮기게 되어 현재까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문경에는 작업장과 전시장, 전통작업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으며, 전국최고의 방자유기 생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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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의 형태를 만드는 모습 - ⓒ 이만유


▶ 방자유기 제작 구성원
- 원대장 : 전체 방자일을 총지휘하는 책임자로서 최고 기능의 보유자이다
- 앞망치 대장 : 원대장의 맞은편에 앉아 화덕에서 가열한 바둑을 재빠르게 모루 위에
     올려 놓는 역할을 담당한다.
- 네핌대장 : 네핌질할 때 달구어진 바둑을 모루위에 올려놓아 겟 망치와 센망치가
     메질 할 수 있도록 하며, 겟 가질이나 닥침질도 한다.
- 가질대장 : 수동식 선반작업대인 가질대에 앉아 기물을 마무리하는 것이 주된 일이고 닥침질도 한다.
- 겟 대장 : 좋은 구리와 주석을 선별하여 정확히 합금해서 용해하는 역할
- 곁망치 : 앞망치의 왼쪽에 앉아 센망치와 달구어진 바둑을 교대로 쳐서 늘이는 작업
- 센망치 : 가열된 바둑을 세게 내리쳐 늘이는 작업
- 밖풍구 : 겟 대장의 조수로 용해작업을 할 때 풀무질을 하거나 도가니를 소탕에
      넣고 용탕을 들어내는 등 용해를 돕는다.
- 안풍구 : 원대장의 조수로 화덕에 불을 피우고, 화력을 유지시키는 풀무꾼이다.
- 제질풍구 : 제질간의 풀무꾼으로, 원대장이 제질 할 때 조수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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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의 형태가 갖추어져가는 모습 1 - ⓒ 이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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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의 형태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가는 모습 - ⓒ 이만유


▶ 방자유기 제작과정
(1) 바둑만들기
① 합금하기 : 순동 16냥(1근)에 주석 4냥 5돈
② 용해(鎔湯) 만들기 : 주석을 먼저 도가니에 넣은 후 주석이 녹아가면 구리를 넣는다.
③ 용탕붓기
(2) 네핌질(넓힘질) 과정
① 바둑가열하기
② 늘이기와 겹치기
③ 협도질 하기
(3) 우김질 과정(도듬질)
  - 네핌질이 끝나 넓혀진 바둑을 가열과 메질을 반복해서 한꺼번에 여러 개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 
(4) 냄질 과정(이가리질)
  - 우김질된 바둑은 U자형의 그릇 모양으로 겹쳐지게 되는데, 이것을 하나씩 떼어내는 작업을 냄질이라고 한다 
(5) 닥침질 과정(싸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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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짜유기의 특성을 보여 주는 문양 - ⓒ 이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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