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몰입교육 해결 못하는 2009 개정교육과정

2009 개정교육과정 2차 시안 공청회 열려

등록 2009.11.17 10:24수정 2009.11.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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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를 만든다는 2009 개정교육과정 2차 시안 공청회가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열렸습니다. 교과부는 이 안을 토대로 12월 중에 고시를 해 모든 초·중·고에서 2011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합니다.

2009 개정(미래형)교육과정 중단 1만인 선언

공청회 시작에 앞서 1시에는 미래형교육과정저지공동대책회의(이하 공대위)가 "학생들의 미래가 없는 MB형 교육과정"에 반대하는 교사, 교수, 학부모, 학생 1만 5천명의 선언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안에는 그간 사회적 발언을 자제하던 교수들이 천 여명이나 포함되고, 명단공개는 5천명에 이르러 미래형교육과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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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교육과정저지공대위에서는 2009개정교육과정 중단을 요구하라며 교사, 교수, 학부모 1만인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 유영민


공대위는 미래형교육과정이 제대로 된 연구와 검토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학교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하였습니다. 글로벌 창의인재가 홍익인간 이념에 위배되고, 고시도 안한 교육과정으로 학교자율화라며 내년부터 당장 시행해서 벌써 국영수교육으로 가고 있는 문제를 제기하여 현장에서 불량교육과정 불복종 운동을 할 것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아래 보도자료 전문 참고)

2009 개정교육과정은 곧 2007 개정교육과정?

개정시안 발표는 1차에 이어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2009 개정교육과정연구위원회장)이 했습니다. 1차 시안에서는 학교급별 운영 방안과 초등 1·2학년 교과개편, 시도교육청에서 지원할 사항이 주로 나왔는데, 2차 시안에서는 1차에 빠졌던 글로벌 창의인재, 학교급별 목표,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나왔습니다. 초등 1·2학년 교과개편이나 시수확대는 유보되어 2007 개정교육과정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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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개정교육과정 2차 공청회 자료집입니다. 이번에는 참석자가 조금 적어 자료집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 신은희


6, 9학년 일제고사 여부와 체음미실 평가방안, 수능 검토 방안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발표가 없고, 가장 큰 특징이라 선전한 창의적 체험활동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이란 말이 붙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학교에서 결정하고 평가하라는 내용만 나왔습니다.


소수 인재 육성에만 신경쓰고 국적 없는 교육목표라 비난받은 글로벌 창의인재는 몇 가지로 다듬어져 나왔는데 전인교육이 사라지고, 세계시민교육이 들어갔습니다. 결국 학교교육과정 운영방안이 중심이라 교육과정이 아니라는 비판이 여전하고, 그토록 강조하던 사교육비 경감은 한 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2007 개정교육과정과 똑같은데 대체 바뀌는 게 뭐냐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정토론자조차 기대감과 비관론이 엇갈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8명의 교원, 입학사정관, 교수, 학부모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1·2 학년 통합교과 개편이 유보된 것 환영하였고, 초중고 교원의 의견은 기대감과 비관론이 엇갈렸습니다. 윤성한(인천 석남서초) 교장은 학년군제나 교과군제가 비효율적이고 창의적 체험활동에 여전히 정보화교육, 보건이 들어가고 한자까지 추가되어 지금의 재량활동과 차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이병호(서인천고)교사는 학교가 얼마나 변할 수 있을까 회의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영섭(신남중) 교감은 학교 교육과정의 경직성 탈피를 위해 교육과정 대강화에 공감하지만 시도교육청과의 관계 설정 때문에 학교가 자율성을 발휘하기 어렵고 학교교육과정 다양화에 필수적인 교사 채용 비용을 학교에 미루지 말고 국가가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하였습니다.

류병구(충남기계공고) 교사는 2009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다양성이 전문계고의 성격과 맞지만 '~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학교에서는 강제규정으로 되고 학교 현실과 충돌하는 면이 있으므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더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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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개정교육과정 2차 공청회 지정토론 시간입니다. 8명이 지정토론을 하는데 여전히 반대측은 1명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 신은희


나병현(숙명여대 입학사정관) 교수는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을 해보니 학교교육과정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더 다양한 교육과정이 되도록 추진해보자고 하였고, 김승보(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소장은 지금도 단위학교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가교육과정이 더욱 자율성을 주도록 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주문하였습니다. 

학부모인 최미숙(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이하 학사모) 상임대표는 미래형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내용이 잘 반영되어 있고, 전체적인 방향에 찬성한다고 하였습니다. 전에 오마이뉴스의 인터뷰에서 학사모의 다른 대표가 사교육비 증가 우려나 공교육의 성격을 고려해 입학사정관제나 고등학교 자율화에 반대한다고 한 것과는 다른 의견입니다. (관련기사:
학사모대표 "이대통령, 수험생 혼란만 더 부추겨")

마지막으로 박상철(서울교대) 교수는 총론에 제시된 교육적 인간상이나 교육목표가 좋은 말만 늘어놓았을 뿐 서로 연관이 없거나 충돌하는 점, 범교과학습주제와 창의적 체험활동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질문하였습니다.

국영수 몰입 교육 극복 방안 전혀 제시 못해

이어서 자유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유토론에서 나온 내용은 먼저 학교장 자율로 수업시수 20% 감축과 집중이수제를 제시한 학교자율화 방안의 불법성 지적과 국영수 몰입교육을 제어할 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최주연 교사는 발표자나 지정토론자나 학교자율화가 무조건 좋다고 하는데 국영수 몰입교육이 이미 일어나고 있고, 고교선택제와 일제고사 점수가 시도교육청, 학교평가에 반영되는 상황에서 공청회에서는 이를 보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였습니다. 학교에는 내년부터 집중이수제와 수업시수 20% 감축을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는데 공청회는 왜 하느냐는 비판도 하였습니다.

기술교육학회장은 1차 공청회에서 내용이 반영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은 것만 물어본 설문조사가 아니었는지 묻고 집중이수제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유아교육학회장은 유치원도 공교육이고 2007 개정교육과정이 올해 시행되는데 왜 전혀 연구에 포함되지 않느냐고 항변하였습니다. 저도 겨우 발언권을 얻어 2011년부터 주5일제를 시행할지 여부와 학교자율화방안은 불법이므로 교과부가 당장 중단해야 하며, 파행으로 치닫는 일제고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교과 시수나 편제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초등 1·2학년 통합교과 개편 유보에 대해 저학년에 체육 독립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예술교과에 대한 논란도 있었는데, 다른 교과는 사회/도덕 교과군인데 굳이 음악과 미술만 예술교과로 이름을 붙여 다른 영역들과 섞여 제대로 교육을 못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무용과 교수라는 분이 오히려 예술교과가 개정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이니 살려서 우리 아이들도 무용을 배우게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교과교육과정 개편의 원칙이 모호하다보니 결국 이런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박만용 교사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내용이 없고 집중이수제가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교육과정이 될 수 있는지 사례를 들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박 교사는 1차 때 시범학교에서 체육, 음악, 미술 집중이수제를 했지만 학교장이 쓰레기 교육과정이라며 원래대로 돌려버렸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진영효 교사는 학교자율화의 문제점을 다시 이야기하였습니다. 김금자 교사는 전문계고에 있는데 지정토론자의 인식이 현실을 모르고 있다며, 작년부터 일제고사 때문에 국영수교육만 증가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독어 교사라는 분은 7차교육과정에서 제2외국어의 상황과 같이 이 교육과정이 겉으로는  학생선택으로 다양해질 거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과목편중이 심해지고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울 수 없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입시학원 만드는 학교자율화는 학부모도 반대해

15명 정도의 자유토론이 있었는데, 학부모들의 우려도 이어졌습니다. 학교운영위원을 오래 했다는 학부모는 학교운영위원회는 법적 기구이고 학교교육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왜 굳이 자문기구인 학교교육과정위원회에 학부모가 들어가야 하고,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과연 어떤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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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시간에 고등학교 학부모가 학교자율화로 자녀 학교가 입시교과만 편성하는 것을 보았다며 이를 막을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인교육이 와해되는 것은 학부모들에게도 걱정입니다. ⓒ 신은희


고등학교 학생의 학부모이자 5학년 담임이라는 오정희 교사는 지난 주 자녀 학교에서 학교자율화로 서울대, 연대, 고대에 학생들을 잘 보내기 위해 입시에 맞게 수업시수를 늘린다고 하자 모인 학부모들이 박수로 환영했다고 하였습니다. 충남에서는 초등학교에서조차 예체능이 줄고 주지교과가 늘어나고 있는데 왜 현실문제를 외면하고 안 그럴 거라는 빈말만 하느냐고 비판하였습니다. 일제고사 문제도 심각한데 어떤 학년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연구로는 학교에 혼란만 커져

이상을 보면 2차 공청회에서는 수업시수 20% 중감이나 집중이수제가 이미 국영수교육으로 가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쟁점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이렇게 논의중이고 합의도 안 된 내용을 학교자율화에 끼워넣어 시행하는 문제도 많이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만 이야기하여 빈축을 샀습니다.

현장에서는 실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고, 연구진이라면 앞으로 일어날 상황만이 아니라 현재 이루어지는 사례까지 포괄하여 대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미래형교육과정 연구 초기부터 국영수교육 총량제라든지 국영수를 뺀 다른 교과만 증감하자는 대안이 제시되는데도 전혀 수용한다거나 극복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자는 이야기는 현실을 은폐하자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이고 "아니면 말고" 식의 연구로 학교에 혼란만 준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부실연구, 땜질연구의 끝은?

교과부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도 있습니다. 중학교 교육과정 편성방안을 보면 학교자율화에 제시된 지침을 그대로 수용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간 교과부는 학교자율화는 교육과정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자기들 멋대로 확정한 지침을 버젓이 2009개정교육과정에 집어넣었습니다. 고시도 안된 내용을 지침으로 강제하느냐고 비판했더니 이제는 지침이 교육과정보다 상위개념이 되어버렸습니다.

주5일제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교과부에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분명히 초기부터 주5일제 대비 교육과정이라고 하였고, 시수편제표를 보니 주5일제인데 무슨 이유인지 이건 숨기고 있습니다.(관련기사:2011년부터 주5일제수업 전면시행하나?)

이걸 보면서 문득 대구지하철 참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다음 역에서 불이 나서 당연히 가지 말아야 하는데도, 총체적 상황 인식을 할 수 없는 폐쇄적 시스템에 출발하라는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출발해야만 했던 기관사. 결국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교육과정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교과운영방안 뿐 아니라 여러 복합적 상황, 현실 제약을 고려하여 최선의 방안을 찾아도 어려움이 많은데, 일부만 연구해서 시행하면 학교는 큰 혼란에 빠지고 아이들의 피해만 커질 뿐입니다.

물론 연구진의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자문회의에서 만든 안에 토씨 하나 바꾸기 힘들고, 교과부나 교육과정평가원을 교과이기주의자라 매도하는 분위기에서 적극적인 연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교육과정연구의 전문기관이라면 현실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와 현장의 우려를 불식할 대안이나 시스템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설문조사 결과로만 방향을 잡는다면 앞으로 교육과정 개정은 여론조사 기관에 맡길 건가요?  이런 수준의 연구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라면 정말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공청회인가? 설명회장인가?

공청회란 국가 정책을 결정할 때 전문가나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인 공청회에는 정책 설명과 찬성, 반대 의견이 제시되어 정책을 추진하는 측 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날 공청회 토론자석에는 대부분 찬성하는 사람들만 모아 공청회인지, 정책 선전하는 자리인지 어려웠습니다.

하긴 이게 처음은 아닙니다. 2009 개정교육과정 추진하는 쪽은 그 동안 미래형교육과정 토론회 4회, 시안 공청회 2회를 하는 동안 연구과정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교육과정과 평가 학자들 외에 다른 교육학 분야와 교과교육 전문가,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것조차 거부해왔습니다.

공청회의 거의 모든 시간은 이렇게 진행하고, 반대측이나 의견을 말할 사람들에 대해서는 종이에 써서 내라 하고 발표는 교과별로 나누어 듣겠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발표하려는 사람들은 왜 교육과 교육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교과별로 나누어서 듣는가, 일부러 교과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이 아닌가 반발했습니다. 연구과정에서는 교과입장을 배제한다면서 자유토론시간에만 배려(?)하는 듯한 모습이 참 이상하게 보입니다.

조금 있으면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객석에서 국가의 중요한 교육에 대한 것인데 밤을 새워서라도 이야기하자고 하면 한 30분 정도 늘려서 하고 더 좋은 의견은 2009 개정 교육과정 게시판에 올려달라고 합니다. 몇 번 이런 상황을 겪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무시를 당하는 느낌이 들고, 어떤 사람은 구걸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합니다. 자료집도 항상 부족해서 멀리서 와서 자세한 내용도 못보고 이렇게 가니 더 이상 오고 싶지 않다고도 합니다.

피켓 뺏고 3분 지나면 마이크도 꺼

이번엔 통제가 더 심했습니다. 공대위 회원들이 기자회견이 끝나고 공청회장에 들어가려 하자 들고있던 피켓을 다 빼앗았다고 합니다. 피켓을 빼앗는다고 반대의견이 사라지는 것일까요?

게다가 이번엔 발표할 때마다 3분을 지키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과정이나 지정토론에서는 안 부르면서 발표는 3분에 다 하라고 합니다. 3분이 지나니 마이크도 꺼버립니다. 그러면 문제점을 3분 이상 말 안해도 되게 교육과정을 잘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토론시간도 더 늘리지 않고 5시 20분쯤 끝내버렸습니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12년동안 배울 내용을 단 3시간 30분만에 해치우는 것입니다. 학교로 온 공문에는 5시 30분까지라고 하더니 지난 공청회에서 시간이 길어서 원성을 많이 들었다고 빨리 끝내버렸습니다. 시간이 급한 사람은 알아서 가면 되는데 상부의 압력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너무 부실한 4줄짜리 공청회 홍보

공청회 준비과정도 너무 부실하고 홍보도 일방적입니다. 보통 공청회가 있으면 며칠 전 보도자료가 나오고 내용에 대해 미리 알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공청회는 12일에야 교과부에 단 4줄짜리 공지사항이 올라오고 16일 오후에야 짧은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공청회 가면 자료집 보랴 발표 들으랴 제대로 이해가 안됩니다. 며칠 전 교과부차관 주최로 자문위원단을 열었다는데도 이런 내용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교과부 공지사항
2차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
0 일시 : 2009.11.16(월) 14:00
0 장소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
0 형식 : 주제발표 후, 지정토론 및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
                                                        (11월 12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2009개정교육과정 게시판은 여전히 연결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관련기사:2009개정교육과정사이트는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 그러면서 학교에는 홍보자료를 내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 2차 시안 공청회는 왜 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런 자리는 다 요식행위일 뿐 그 동안 귀 막고 연구해오다가 학교에 상명하달하려고 하나 봅니다. 교육과정은 단순한 행정사항이 아니라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면서 상을 그려나가야 현장에 제대로 뿌리박고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미래형교육과정, 제대로 연구하자

공대위에서는 그래서 교과부의 이런 일방통행에 기대지 말고 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과 토론과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과부의 선전에 속지 말고 미래형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2009개정(미래형)교육과정 우문현답" 선전문도 만들었습니다.(아래 첨부파일)

공대위의 요구처럼 이렇게 연구도 부실하고 졸속으로 진행되는 불량교육과정개정을 하루빨리 중단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민주적으로 연구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2009개정(미래형)교육과정 중단을 요구하는 교육주체(교수, 교사, 학부모, 학생) 1만인 선언
2009개정(미래형) 교육과정 즉각 중단하라!
지금 우리 교육은 이른바 '2009 개정교육과정'이라는 반교육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불량교육시책 때문에 중대한 시련을 맞고 있다. 시행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2007개정교육과정'을 만든 핵심적인 인물들이 현 정권의 교육정책 홍보용으로 졸속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있다. 이른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관련 교육주체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정책시행의 기본 절차인 '확정고시'도 안 된 상태임에도 교육현장에서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합작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가며 막무가내로 추진 중인 이른바 '2009 개정교육과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첫째, '2009 개정교육과정'은 극소수 엘리트들을 위하고 대다수의 학생을 배제한 교육목표 즉,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교육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우리 교육법에 명시된 교육목표인 '홍익인간'이념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만일 이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시행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극소수 학생만을 위한 다수학생 희생교육'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둘째, '2009 개정교육과정'은 '학교 자율권 증대'를 구실로 '교과목수 축소와 통합', '±20% 범위 내에서 학교장에게 수업운영 자율권 부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일선학교 현장에선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 지원을 받는 시범학교의 경우 거의 강제적으로 특정과목의 수업시수를 줄이거나 아예 특정 과목을 없애고 대신 영어, 수학 등 대입수능 출제과목 위주로 수업시간을 늘려서 교육계획을 편성하는 추세이다. 이 때문에 수업시수가 축소되거나 교과목 자체가 폐지되는 해당교과 교사들과 기간제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은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해하고 있다. 아직 '2009 개정교육과정'이 확정고시도 안 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현실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는가?         
셋째, '2009 개정교육과정'은 '학생 수업부담 경감'과 '학기당 이수과목 축소'를 위해 '집중이수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집중이수제는 우리 교육현실과 교과목의 특성을 무시한 채 우리 초․중․고교 학교운영시스템을 마치 대학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한 무책임한 발상에서 나온 시책이다. 특히 음악과 미술, 가정, 실과, 도덕과 같은 지속적인 예술적 감수성과 체득된 습관 및  다양한 기술교육을 요하는 과목들을 한 학기로 몰아서 교육한다는 발상은 실로 경솔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교수, 교사, 예비교사, 학부모들은 이 나라 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해  '2009 개정교육과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공개적인 토론의 과정을 거친 새로운 교육과정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교육부가 밀어붙이고 교육청이 명령만 하면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독선적인 태도에 우리 교육주체들은 정당한 분노와 불복종으로 강력히 맞설 것이다! 아울러 만약 이 상태로 현 정부가 이른바 '2009개정교육과정'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범국민적인 저지투쟁을 벌여 나갈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국민여론 수렴절차를 무시한 반민주적 반교육적 교육과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둘, 확정고시도 안된 '2009 개정교육과정'을 학교현장에서 실시하도록 강요하는 교육부, 시․도교육청은 불법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셋, 불량교육상품인 '2009 개정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강제로 시범판매하려는 교육부․교육청 시범학교나 지정학교는 속히 지시이행을 재검토하고 불량교육상품 추방 및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라!!!  

넷, 인성교육, 예술교육, 기본 생활교육 무시하고 아이들을 국․영․수 몰입교육으로 내모는 2009 개정교육과정 저지를 위해 모든 교수, 교사, 예비교사들은 힘을 모아 싸워라!!!  

다섯, 과중한 수업부담으로 전인교육을 가로막는 국․영․수 몰입교육과 수능대비 입시교육을 전면 재검토하고 홍익인간을 기르는 올바른 교육환경을 적극 조성하라!!!

                                                 2009.11.16

                     '2009개정(미래형)교육과정' 시행 중단을 촉구하는
                    교수, 교사, 학생, 학부모 서명자 총 15,000여명 일동

첨부파일
거꾸로 가는 미래형교육과정.PDF
덧붙이는 글 우리 교육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공청회다 보니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기 위해 기사가 길어졌습니다. 긴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과정이 학교에 가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첨부된 자료에 자세히 정리되어 있으니 그것도 꼭 읽어보십시오.
#2009개정교육과정 #미래형교육과정 #학교자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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