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 재단 "북한, 내성결핵 치료 관심 폭증"

방북 기자간담회..."의심자 수백명이 대기하기도"

등록 2009.12.11 20:34수정 2009.12.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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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벨 재단 인세반 회장이 11일 서울 서교동 재단회의실에서 방북결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황방열

유진벨 재단 인세반 회장이 11일 서울 서교동 재단회의실에서 방북결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황방열

북한에서 결핵퇴치사업을 벌여온 인세반(미국명 스테판 린턴) 유진벨 재단 회장이 11일, 북한에서 일반결핵약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결핵'(MDR-TB) 환자들에 대한 치료약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제내성결핵은 처방 가능한 거의 모든 항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상태로, 보통 결핵 치료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소니아지드(INAH)와 리팜피신(REP)을 투여해도 결핵균이 죽지 않으며 전염도도 높다.

 

지난 달 28일부터 재단관계자들과 북한 평안남·북도의 결핵요양소 10여곳을 방문하고 돌아온 인 회장은 이날 오전에 서울 서교동 재단사무실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재단이 지원하는 평양 사동 요양소를 방문했을 때 날씨가 굉장히 추운 날이었는데도 다제내성결핵 의심환자 수백 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도 북한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면서 "방북하면서 가래를 받을 수 있는 통 350개를 가져갔는데, 첫날 이것을 다 썼고 급히 조달해 방북 기간에 600명 것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북한 결핵환자 치료사업을 벌여온 유진벨 재단은 일반결핵에 대한 지원단체들이 늘어나면서 2007년부터는 내성결핵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1년에 봄과 가을 두 차례씩 방북해, 환자들의 가래를 채취해 남측으로 가져와 다제내성결핵여부를 판단한 뒤, 이들에게 6개월치의 치료약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결핵약은 6개월분에 3만8천 원 수준인 데 비해, 다제내성결핵약은 50~60만 원의 고가로, 2~3년간 복용해야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유진벨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평안북도 곽산결핵전문병원에 내성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이 유진벨의 지원을 받기 위해 모여있다. 유진벨이 이번 방북(11월24~12월8일)에서 방문하지 못하는 지역의 환자들이, 유진벨 대표단의 방문 일자에 맞춰 곽산결핵전문병원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 유진벨재단

유진벨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평안북도 곽산결핵전문병원에 내성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이 유진벨의 지원을 받기 위해 모여있다. 유진벨이 이번 방북(11월24~12월8일)에서 방문하지 못하는 지역의 환자들이, 유진벨 대표단의 방문 일자에 맞춰 곽산결핵전문병원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 유진벨재단

인 회장은 "우리에게 의심환자들이 몰려든 것이, 북한에서 갑자기 내성환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불치병으로 소문났던 것이 우리가 치료약을 공급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북한은 내성결핵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의사를 찾아다니는 상황이고, 당국도  전문센터를 여러 곳에 만들겠다고 하기 때문에 지금이 북한의 다제내성결핵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적기"라면서 "지금 남쪽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통일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제내성 결핵은 투약이 중간에 끊기면 최악의 슈퍼내성 결핵(XDR-TB)이 된다"고 덧붙였다.

 

인세반 회장은 미국에서 한국에 파송돼 정착한 유진벨(한국명 배유지)선교사의  4대손으로, 그가 한국과 미국에 설립한 유진벨 재단은 1997년 북한 보건성으로부터 결핵퇴치 지원을 공식요청 받은 이후 현재까지 25만여 명분의 결핵약과 의료물품을 지원해왔다.

 

유진벨 재단이 연결한 후원자와 1:1 결연을 맺고 내성결핵약을 지원받고 있는 북한의 환자들. 약 박스에 결연 후원자의 이름이 적혀있다. ⓒ 유진벨재단

유진벨 재단이 연결한 후원자와 1:1 결연을 맺고 내성결핵약을 지원받고 있는 북한의 환자들. 약 박스에 결연 후원자의 이름이 적혀있다. ⓒ 유진벨재단
2009.12.11 20:34 ⓒ 2009 OhmyNews
#유진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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